제   목 소나타 형식을 알면 음악이 보인다   08-06-28
글쓴이 이유리   3,699 hit
 
소나타 (Sonata)


1. 소나타에 들어가며

우리는 클래식음악을 감상하거나 또는 음반을 살 때 혹은 클래식방송을 듣다 보면 제일 많이 듣는 음악악식구조로 또는 용어로 소나타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서양음악은 소나타가 대부분의 악곡의 형식을 차지할 만큼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고전음악을 감상할때 바하, 베토벤, 모짜르트, 슈베르트와 같은 대작곡가를 가장 먼저 접하게 되듯, 이 소나타 형식은 악곡형식중에 제일 먼저 접하게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소나타형식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듯 싶다.
"소나타 형식을 모르면 서양음악을 들을 수 없다"라는 말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물론 이 말은 전적으로 사실은 아니다. 서양음악이 모두 소나타 형식으로만 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고전에서 낭만기를 거쳐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시기의 서양음악, 그 중에서 순음악 작품들(교향곡, 협주곡, 소나타, 삼중주, 세레나데,...)에 있어서는 불행이도 이 말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들을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물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거나 들으면 위험하다라는 뜻은 아니다. 그저 '그 악곡에 대한 이해의 폭이 훨씬 좁아진다' 또는 '열심히 들어도 반쪽만 들었을 뿐이다'라는 뜻이다.
그만큼 소나타 형식은 서양음악에 논리를 제공하는 작곡가와 청중간의 약속이 었다. 즉 작곡가는 미리 약속된 형식 안에서 주어진 요소 - 멜로디, 화성, 조성의 규칙 - 로 자기의 작곡기량을 발휘하고, 청중은 그 형식의 범위 안에서 들으며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었다.
청중들은 이 장치로 인해 날마다 바뀌는 새로운 형식에 대한 적응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럼 이제 고전음악의 중요한 뼈대인 소나타 형식을 알아 보자.




2. 소나타형식의 아버지는 푸가



소나타 형식이 그 원형을 빌어온 것은 바로크 시대에 완성된 푸가였다. 물론 푸가는 대위법에 바탕을 둔 복잡한 폴리포니 음악이다. 흔히 주제 라고 하는 음악의 요소가 대조와 화합의 모습으로 융합되어 있는 거대한 구조물이 바로 푸가로서, 여기서는 주된 주제들이 각기 다른 성부에서 동시에 울려나오기 때문에 치밀한 구조로 쌓아올려지게 되고, 이는 청중 들에게 듣는 부담을 주기에 충분했다.
호모포니 시대로 넘어오면서 작곡가들은 좀더 청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악곡의 형식을 시도하게 되었다. 이에 푸가를 평면적으로 해체해 재구성한 것이 소나타 형식이라는 특허품이다. 즉 소나타에서는 주제들이 동시에 얽 히며 울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 차례로 제시된다. 그에 따라 희박해 지는 음악의 긴밀감의 해결을 위해 주제의 위상차와 성격차라는 간차를 마련 하게 되었다.
즉 제1주제와 제2주제의 조성차 - 토닉과 도미넌트, 이는 역시 푸가에서 따온 것이다- 와 뚜렷이 구분되는 두 주제의 성격의 대조가 그것이다. 그리고 재현부에서 제1주제와 제2주제가 같은 조성으로 울리며 조성적 위상차가 사라진다. 조금은 유치하지만 그에 따라 갈등의 해결과 화합이라는 메시지의 전달이 가능해졌다.




3. 조성적 해결의 설득력



당시의 청중들에게는 물론 토닉-도미넌트라는 조성차가 '토닉-토닉'으로 해결된다는 구조가 상당히 설득력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음악대중들 은 바그너와 다조주의, 무조주의 등의 조성적 태동기를 거치며 혹사당한 귀로 복잡한 조성적 구조의 음악을 듣고 있기 때문에 그 당시 청중들만큼 소나타 형식 내의 '조성적 해결'이라는 장치에 민감하고 순수하게 반응하지 못하게 되었다. 즉 오늘날의 청중들은 재현부에서 두 주제가 같은 조로 돌아온다 해도 갈등의 해소와 화합의 괘감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4. 작곡가들의 실험의 장으로서의 소나타 형식



조성의 해결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구성은 제공한 것은 제1주제와 제2주제의 뚜렷한 성격차이였다. 이 성격의 차이는 두 가지의 대립되는 추상적인 개념들을 담아내기에 아주 적합했다.
폭력과 평화, 죽음과 빛, 슬픔과 환희 등의 예를 들어 보자. 이 단어들의 추상성은 음악의 추상성에 적합하게 적응했고, 이 둘을 주제별 로 대립적으로 등장시켜(제시부), 둘의 극한 투쟁을 거쳐(발전부), 해결의 국면으로 들어서는(재현부) 모습은 소나타 형식에 음악적으로 충분히 밀착되어 나타나게 되었 다. (멘델스존의 교향곡 5번 '종교개혁'에서 신교와 구교의 갈등과 그 해소가 나타난 것도 그 한 예이다).
한편 이러한 순음악으로서의 넓은 표현의 폭과 함께 소나타 형식 을 풍성하게 한 것은 작곡가 자신들의 노력이었다. 그에 따라 소나타 형식에서 파생된 수많은 형식들이 실험대에 올랐고 변형과 그에 따른 무수한 시도들.... 발전부는 더욱 확장되었고 치열한 모습을 담게 된다.
특히 소나타 형식을 탄생시킨 푸가는 발전부의 치열한 투쟁 국면을 그려내는 데 가장 적합 한 구조로 단골로 등장하며, 그 안에서 자리잡게 되었다.




5. 소나타의 맺음말 - 소나타를 위해



소나타 형식은 소나타 속의 몇 악장에만 적용되지만 악곡 전체에 통일성을 가져오는 기능을 주제적 연관성으로 제공한다.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대별되는 제1주제와 제2주제는 모든 악곡을 꿰뚫으며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양음악을 들으려면 소나타 형식을 이해해야만 한다'는 말은 결코 과대포장된 빈말이 아니다.



6.흔히 말하는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은 같지 않습니다.

예술중고등 수준의 음악이론 시험에 가끔 나오는 문제인데
소나타 형식은 악곡의 형식(악식)에서의 형식을 이야기하며
소나타(고전 소나타)는 앞서말한 소나타 형식을 제1악장에 가지는
다악장의 악곡 형태를 일컫습니다.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먼저 다악장의 악곡 형태인 소나타부터.

소나타는 크게 바로크 소나타와 고전 소나타로 나누며
오늘날 흔히 부르는 소나타는 하이든에 의해 완성된 고전 소나타를 의미합니다.
모짜르트에 이르러 소나타는 좀더 우아하고 다채롭고 세련되게 채색되었고
베토벤은 그러한 고전 소나타를 예술의 수준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고전 소나타의 제1악장은 빠른 소나타 형식, 제2악장은 느린 가요형식,
제3악장은 메뉴엣, 제4악장은 다시 소나타 형식으로 돌아오거나 론도형식입니다.

여기에서 소나타의 제3악장에 메뉴엣대신 스케르쪼를 도입한 사람은
그 위대한 베토벤입니다.

독주악기가 연주하는 소나타는 '소나타'로 불리우고
몇개의 악기가 모여 연주하는 소나타는 '실내악'으로 불립니다.
웅장한 관현타악이 모여 연주하는 규모가 큰 소나타는 심포니, '교향곡'이지요.
그렇다면 독주악기와 관현악을 위한 소나타는? '협주곡', 콘첼토겠죠?

협주곡도 바로크 협주곡과 고전 협주곡으로 분류되어 이야기될 수 있는데
바로크 시대의 협주곡은 독주악기가 관현악들과 보완, 합주하는 의미로써
합주협주곡, 콘첼토 그롯소라고 불립니다.
비발디의 사계처럼 독주(혹은 중주)와 합주가 교대로 곡을 진행시키는 형식이죠.

고전 협주곡은 보통 소나타의 제3악장을 생략한 3악장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콘첼토 그롯소와 달리 독주악기와 관현악이 보완, 합주의 의미를 넘어
대립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특히 독주악기의 기교를 발휘할 수 있는 '카덴쨔'가 제1악장이나 제3악장에서
관현악들이 으뜸화음의 제2전위화음을 길게 빼는 끝부터 시작되지요.

독주악기의 소나타나, 실내악이나, 교향곡이나, 협주곡이나,
그 뿌리는 '소나타'에서 온 것으로써 짜임새는 동일합니다. 규모의 차이죠.

그리고 소나타의 축소된 형식을 작은 소나타, '소나티네'라고 부릅니다.
작은 소나타지만 소나티네도 하다못해 브릿지까지 갖춘
완벽한 소나타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다악장(보통 4악장)의 악곡 형태인 소나타의
제1악장을 차지하는 '소나타 형식'은 무엇인가요?

소나타 형식(Sonsta Form)은 역시 고전파 시대에 완성된 악식으로써
크게 제시부, 발전부(전개부), 재현부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어떻게 보면 A-B-A'로 이루어지는 간단한 론도를 확장시킨 것과 같지요.
혹은 중간에 트리오를 가지는 겹세도막형식과도 비슷합니다.

소나타 형식의 가장 첫 머리를 장식하는 제시부는
그 소나타 형식을 진행시키는 가장 중요한 작곡재료인 '제1주제'와 '제2주제'가
등장하게 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통 고전 소나타를 볼 때 처음으로 등장하는 도돌이표 전 까지의 부분이 제시부죠.

제1주제가 장조이면 제2주제는 5도 위의 딸림장조,
제1주제가 단조이면 제2주제는 나란한 관계장조가 됩니다.

도돌이표 이후의 발전부, 혹은 전개부는 말마따나 아까 제시부에서 제시된 두 주제가
동기적으로 발전되고 전개되는, 작곡자의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되는 부분입니다.

재현부는 제시부에서 제시된 주제가 다시 나타나긴 하지만
두 주제의 조성이 제시부와는 약간 다릅니다.
재현부의 제1주제가 장조이면 제2주제는 같은 조가 되고
(아까 제시부에서 딸림조로 전개되었던 제2주제가 원조로 나타나는 거죠)
재현부의 제1주제가 단조이면 제2주제는 같은 으뜸음조가 됩니다.
그리고 재현부 끝에는 제시부와 차별되게 '코다' 혹은 '코뎃타'가 붙습니다.

소나타 형식의 규모가 좀 커질 경우에는 '서주부'가 붙기도 합니다.
서주부에서는 전혀 이질적인 요소가 나오는 것 보다는
뒤이어 나올 주제를 암시하고 분위기를 미리 조성하게 됩니다.

결론, 다양한 규모의 악기들을 위한 다악장의 악곡은? 소나타입니다.
그 소나타의 1악장이나 4악장에 배치되는 악곡 형식은? 소나타 형식입니다.

소나타는 1악장에 소나타 형식, 2악장에 가요형식, 3악장에 메뉴엣 혹은 스케르쪼,
4악장에 론도나 소나타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소나타 형식은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의 3부형식으로 이루어진 악곡형식입니다.

이제 확실히 구분이 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