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Gustav Mahler (1860∼1911)/Symphony No.5 in C# Minor//구스타프 말러/교향곡 제 5번 C#단조
09-05-10
글쓴이
정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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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말러/교향곡 제 5번 C#단조
Gustav Mahler (1860∼1911)/Symphony No.5 in C# Minor
Peter Paul Rubens(The straw hat. 1625) Oil on wood 79x55cm. National Gallery, London
우리에게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으로 고전음악으로의 가교가 열려있고 그 시대에 미래를 지향하는 새로운 가교는 베베른과 쇤베르크이며 그 중간쯤에 말러가 자리한다.
거대한 그리고 무모해 보일 정도로 부풀려진 말러의 음악 구조는 웅장한 파르테논 신전의 폐허 위에 서있는 굵은 대리석 기둥들을 연상시킨다.
말러가 “곧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예언한지 10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이 시대에 말러 음악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의 분위기는 음악적 유행이 아닌 하나의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대세는 거대하고 웅장한 구조에의 집착과 말러가 추구했던 이상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며 말러의 음악에서 찾을 수 있는 신화와 전설의 세계와 우리가 동경하는 이상향의 세계와의 괴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향곡 제 5번 중 제 4악장은 <베니스의 죽음>이라는 토마스 만의 소설로, 벤자민 브리튼의 오페라로, 루치아노 비스콘티의 영화를 통하여 형상화 되었고 유명해 졌으며 여기에서 말러의 고뇌와 죽음에 대한 연민의 자취를 느낀다.
거대하고 난해한 말러의 음악에 현대인들이 열광하고 심취하는 것은 그의 작품에 번져있는 말러의 죽음과 그 고뇌와 고통의 흔적에 동참하고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2009년은 말러 교향곡 제5번이 초연 된지 105년이 되는 해로 초연 때마다 혹평으로 괴로워했던 말러의 절규가 보상되는 듯 차이코스키나 베토벤처럼 말러의 음악은 콘서트에 자주 오르며 말러 음악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많아졌다.
Alma Mahler
말러의 일생 중 음악과 왕성한 창작의욕의 절정기에 18세 연하인 빈의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로 소문난 알마 신틀러(23세)를 사랑하여 결혼하게 되었고, 비엔나 궁정오페라의 감독으로 재직하며, 확고한 명성을 얻었고, 작곡가로, 감독으로 존경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대 성공이었던 알프레드 롤러와의 합작인 <트리스탄> 연주로 크게 고무되어 있었던 시기에 교향곡 제 5번을 작곡 했다.
이는 말러의 음악 인생과 교향곡의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Chicago Symphony Orchstra Conductor Daniel Baren boim
“제5번, 제6번 제7번 교향곡은 서로 밀접하게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는 그 이전의 4개의 교향곡들처럼 결코 윤리적이나 형이상학적이 아니다.“ - 레드리히 -
말러는 교향곡 제5번으로 순수 기악곡의 교향곡을 작곡하기 시작했고 이 시기에 말러의 교향곡에서는 기존의 형식을 벗어나 새로운 형식과 화성을 발견하여 현대 음악으로의 가교가 이루어졌다.
죽음의 위기에서 결혼의 행복으로 전환하는 말러의 인생 여정이 이 곡에 희로애락의 결정으로 담겨 있으며 작곡가로 지휘자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말러의 교향곡은 거대한 세계로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게 보이지만 교향곡 제 5번에서는 처절한 죽음과 분노를 연상하는 전반의 악장과 기쁨의 피날레의 괴리는 다소 수용하기 힘들다.
“도피적이고 과장된 몸짓,” “해피엔딩의 내용 부실”, 로 평을 하는 학자가 있을 만큼 다른 교향곡의 혹평처럼 이 곡의 성공을 부인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말러의 교향곡은 웅장한 자연을 노래하며 질풍노도로 이어지는 교향곡 제1번 <거인> 죽음과 부활의 고통스런 변증법인 교향곡 제2번 <부활> 시간과 공간이 주는 고통과 공포, 인간과 자연 그리고 절대자와의 가교를 설정하는 교향곡 제3번 어린아이가 보는 천국의 행복을 묘사한 교향곡 제4번<천상의 생활> 등 환희와 극한의 고뇌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갈등하는 그리고 방황하는 말러의 모습들이었다.
교향곡 제5번에서는 말러의 방황하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정제되고 절제된 형태의 정서와 이 곡에서 묘사하는 고뇌와 환희는 성숙한 말러의 음악으로 묘사되고 표출된다. 또한 순수한 기악곡으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은 4개의 교향곡에서 묘사된 방황과 고뇌와 환희 사이에 갈등하는 말러의 결산이다. 또한 인간 삶의 적나라한 모습을 묘사한다.
“이 교향곡은 열정적이고 거칠고 비극적이고 엄숙하며 인간이 모든 감정으로 가득하지만 단지 음악일 뿐이다. 여기에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질문의 자취도 남아있지 않다. “ 라고 말러는 이야기 했다.
교향곡 제5번은 바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론도 피날레의 마지막 악장은 자주 등장하는 푸가 패시지와 복잡한 대위 성부들이 두드러진다.
“바흐의 음악이 모든 음악의 씨앗이며 그보다 더 위대한 다성 음악은 없다. “라고 말할 정도로 말러는 이시기에 바흐의 다성 음악 연구에 몰두 해 있었기 때문이다. 말러는“바흐로 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 모른다.”라고 친구들에게도 고백한 바가 있다.
“나는 고향이 없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보헤미안으로, 독일인 중에서는 오스트리아인으로 세계 안에서는 유태인으로 어디에서도 이방인이었고 환영 받지 못했다. “ 라고 이야기 했으며
그는 그의 교향곡에 대하여 “나의 교향곡은 내 삶의 모든 것을 표현한다. 나의 교향곡에는 나의 경험, 나의 고통, 나의 존재, 나의 모든 인생관이 들어있다. 나의 불안, 나의 공포까지도........“ 이렇게 말러는 평생을 통하여 불안감과 소외감을 가지고 살아 왔고 그의 음악에는 죽음에 대한 그림자가 항상 드리워져 있었다.
교향곡 제5번은 다른 교향곡과는 달리 5악장으로 이루어 졌는데 죽음과 불안의 느낌이 강한 1,2 악장은 다른 교향곡에서 1악장과 같이 쓰이고 3악장은 스케르초 4악장은 유명한 아다지에토인데 현악기파트와 하프만 연주하며 참으로 순수한 음악이다. 이어서 쉬지 않고 이어지는 5악장 피날레에서 힘찬 승리와 극복을 들려주지만 1,2 악장의 어두운 느낌의 여운을 남기고 끝난다.
제 1 부 제 1 악장 죽음의 행진 Trauermarsch
말러의 전형적인 군대 나팔소리의 추억에서 기억되는 트럼펫의 팡파르로 시작되며 처절하기까지 한 죽음의 행진, 장송곡의 리듬과 절망과 슬픔의 격렬한 연주가 교차되며 이어 트리오가 연주되면 이런 감정들이 격렬하게 휘몰아친다.
풀륫이 변형된 행진곡의 멜로디를 연주하는 마지막 부분은 음산한 분위기를 묘사한다. 느리고 빠른 변주곡과 푸가 패시지와 장송 행진곡을 연주한다. “구스타프는 어떤 형태로든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지낸 날이 하루도 없었다. “라고 그의 부인 알마가 회상한 기록이 있다.
제 1 부 제 2 악장 SturmIsch bewegt
제1악장과 같이 변형된 소나타 형식으로 고뇌가 더욱 격렬하게 묘사된다. 갈등이 심화되다가 극적인 반전이 이어져 새로운 음악적인 지평이 열린다.
분노의 테마에서 평화의 테마로 반전이 일어나는 부분은 이 곡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전곡의 클라이맥스는 제2악장의 마지막 부분에 펼쳐지는 코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늘을 뚫고 한 순간 비추는 눈부신 햇살 같다가 다시 유령 같은 분위기에 휩싸인다. 격렬한 지옥 주제에서 천국의 주제로 전개된다.
파울 베커는 이 곡을 “열정의 분출하는 힘과 내용의 강렬함이 담긴 것으로 교향적 예술에 있어 가장 위대한 성과로 기억되어야 한다. “ 라고 말한다.
제 2 부 제 3 악장 Scherzo. Kraftig, nicht zu schnelll
말러는 “삶의 한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죽음 속에 존재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삶의 환희 속에서도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잊지 못하는 말러의 이중성이 묘사된다.
전형적인 스케르초 구조와 달라서 소나타 형식으로 주제는 발전되고 재현된다. 주부 - 트리오1 -주부의 재현 - 트리오2 - 발전부 - 재현부 - 코다 로 할 수있다.
호른 독주가 곡 전체에 연주되며 말러의 교향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렌틀러도 등장한다. 이 곡에서는 패러디나 아이러니 등의 심성이 없다.
제 3 부 제 4 악장 Adagietto. Sehr langsam
“이 Adagietto는 알마에 대한 말러의 사랑의 고백이었다. 한 통의 편지 대신 그는 자필 본 안에 이와 같이 글을 담아 그녀에게 보내었다. 그 외에는 다른 말을 남기지 않은 채 그녀는 이 뜻을 이해했고 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썼다. 그가 그녀를 방문하기 원한다. “ - 빌렘 멩엘베르크(Willem Mengelberg) -
루키노 비소콘티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으로 유명해진 곡으로 말러의 알마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곡이다.
폭풍이 지난 후 찾아오는 환상과 같은 평화처럼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들이 정숙하게 쉬며 현악기와 하프만 연주하는 아름답고 고요한 악장이다. J F K의 장례식에서 연주된 유명한 Adagietto 악장이다.
말러의 교향곡 중에 이렇게 고요하고 평화스러우며 아름다운 음악이 있었을 가 착각할 정도로 새벽안개 피어오르는 잔잔한 호수 가에서 명상에 잠기며 그 고요함에 동화되는 분위기를 느낀다.
제 3 부 제 5 악장 Rondo-Finale
이 곡은 많은 푸가와 패시지가 포함된 서주와 함께 소나타 형식이며 제1악장의 장송 행진곡과 대조를 이룬다.
제5악장은 제1악장의 장송 행진곡에서 묘사된 기쁨과 슬픔은 기쁨과 함성으로 변화되며 제2악장에서 연주되었던 코랄은 진정한 합창으로 연주되며 말러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악장이다.
파울 베커는 “삶의 의지,” “힘을 향한 의지,” “지상의 삶에 대한 찬가.” 등으로 찬사를 보냈으나 최근의 학자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말러의 생을 통틀어 가장 안정적이며 행복한 순간에 쓰여 진 이곡, 특히 마지막 D장조의 코랄은 죽음과 고뇌의 갈등과, 곤고한 생활을 탈피하여 긍정적인 생활 속에서도 말러의 삶이 존재한다는 의미와 밝고 찬란한 빛가운데 행복해 하는 말러 스스로의 삶의 찬가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