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Schenberg Arnold (1874~1951)/Verklarte Nacht (transfigured night) (string sextet) , Op.4//아놀드 쇤베르크/ 정화된 밤(현악6중주)   09-06-28
글쓴이 정병구   4,916 hit
 



아놀드 쇤베르크/ 정화된 밤(현악6중주)

Schenberg Arnold (1874~1951)/Verklarte Nacht
(transfigured night)(string sextet)



Pierre Auguste Renoir
(The promenade)




강물이 모여 큰 강을 이루고,
이들이 바다로 흐름 같이 예술은 면면히 흐르며 발전하고,
역사를 풍요롭고 비옥(肥沃)하게 한다.

우리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훌륭한 음악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무상으로 상속 받은 고전 음악들과,
장르를 초월하여 만들어지는
많은 현대음악들을 감상하며 즐기며,
그들과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음악은 “어느 때는 슬픔과 비통함으로
기쁨과 희열과 황홀함으로,
또한 실의와 좌절과 시련 속에서 방황 할 때
피할 길을 예비하신 하나님의 섭리(攝理)와
경륜(經綸)과 사랑이 되어 소망과 용기로 우리에게 다가 온다.“

“또한 음악은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느끼며
찾을 수 있도록 심미안(審美眼)을 길러 주고,
일상에서 빚어진 고통과 곤고함과 슬픔을
위안과 위로와 희열로 바꾸어 주며,
하루의 복잡한 일상에 찌든 우리의 영혼에
정화(淨化)와 성화(聖化)의 의미를 부여한다.“
(마태수난곡 단상. 2007. 6. 9.)

쇤베르크는 1874년 오스트리아 빈
유대인 상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8세 때에 바이올린을 익히고,
9세 때부터 작곡을 시작 하였다.

은행원이 되어 직장생활을 했고
오케스트라 첼로 연주자로 음악활동을 하며
지휘자 체믈린스키로 부터 대위법을 공부했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독학으로 음악의 기초를 닦았고
브람스, 바그너 등의 영향을 받아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쇤베르크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음악의 주류를 이루는 장,단조의 구분이 없는
무조(無調) 음악으로 표현주의 음악을 창시하여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곡가로 손꼽히며
또한 베르크, 베베른 등 뛰어난 제자를 길러
그들과 함께 제2차 빈 악파로 지칭된다.

그는 회화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어
그가 그린 구스타프 말러의 초상화와
베르크의 초상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쇤베르크는 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그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잘 연주되지도 않았고,
영향력만이 중요시 되는 불행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음악 애호가 사이에 전문적인
12음 기법이라는 어려움이 있었고,
또한 그의 음악은 감성보다
이성의 음악이었기 때문이라고 혹자는 말한다.

쇤베르크의 작품인 현악 6중주곡
<정화된 밤 Verklrte Nacht. 작품4, 1899>,
교향시<펠레아스와 멜리장드 Pelleas und Melisande. 작품5, 1903>,
<구레의 노래 Gurrelieder. 1900~1911>등에서
말러와 바그너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초기 작품 이후
<3개의 피아노 소품. 작품 11. 1912>으로 조성과 결별하였고,
무조 시절이라 부르는 시기에 <관현악의 5개 소품. 작품 16. 1909>와
<달의 피에로 Pierrot lunaire. 작품 21. 1912> 등의 걸작을 작곡했다.

베를린에 기거하며 <관현악을 위한 변주곡. 작품 31. 1928>
미완성 오페라 <모세와 아론Moses und Aron>을 작곡 하였고,
만년에 히틀러에게 향한 분노로
<나폴레옹에로의 오드. 작품 41. 1942>
유대인의 대량 학살을 소재로 한
<바르샤바의 생존자. 작품 46. 1947> 등이 있고,

저서에는 <화성악> <작곡 초보자를 위한 범례>
논문집 <스타일과 아이디어> <화성의 구조적인 기능>등이 있다.







이 현악 6중주곡은 1899년 당시 시인이었던
리하르트 데멜(Richard Demehl, 1863-1920)의 연작 시집인
<여인과 세계 Weib und Welt, 1896>에서
<정화된 밤>을 읽고 쇤베르크가 25세 때 작곡하여
그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자리한다.

낭만적이면서도 표현적인 정신이 살아 있는
데멜의 시 <정화된 밤>을 소개한다.



두 사람은 낙엽진 싸늘한 숲 속을 거닐고 있네.
달은 그들을 따라 걷고, 그들은 달을 쳐다보네.
달은 드높은 떡갈나무 위를 달리고
하늘에는 달빛을 가릴 구름 한 점 없네.
달빛 속으로 긴 그림자가 비치네.
여자가 말하기를

나는 홀몸이 아니어요.
이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랍니다.
나는 죄를 짓고 당신 곁에 있습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엄청난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나는 이미 행복을 바라지 않아요.
그러나 나는 풍요로운 생활과
어머니로서의 행복과 의무에 대한
강한 소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감히 두려움에 떨며,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내 몸을 맡기고,
그것을 축복마저 했답니다.
이제 인생은 내게 복수를 하는군요.
지금 당신을 만나게 되다니, 당신을.

그녀는 경직된 걸음으로 걷고 있네.
그녀는 달을 쳐다보았고 달은 그녀와 함께 걷고 있었네.
그녀의 어두운 눈빛은 달빛 속을 헤엄치네.
남자가 말하기를

그 아기는
당신 영혼에 짐이 되지 않을 겁니다.
보시오. 세상이 얼마나 밝게 빛나고 있는가를
만물에는 빛이 흐르고 있소.
우리는 차디찬 호숫가를 거닐지만
우리의 따사로움이 당신에게서 나에게로,
나에게서 당신에게로 불타고 있소.
그것은 태어날 아기를 깨끗하게 씻어주고
당신은 나를 위해 그 아이를 낳을 것이오
당신은 나에게 빛을 주었소.
당신은 나를 아기로 만들었소.
그는 그녀의 허리를 안았네.

그들의 입김은 바람 속에서 입맞춤 하네.
그들은 밝고 깊은 밤을 걷고 있네.







이 무렵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많은 작곡가 들은
문학 작품을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시도했다.

이렇게 문학적,시적인 내용을 묘사하는 관현악들을 작곡했고
이러한 작품들을 교향시라고 했다.

쇤베르크도 <정화된 밤>에서
문학 작품을 교향시적인 기법으로 음악에 도입하고자 했다.

젊은 시절부터 실내악에 능통했던 그는
<정화된 밤>을 현악 4중주 대신 현악 6중주로 작곡하여
현의 화음을 풍부하게, 그리고 중후한 짜임새로
관현악적인 아름다운 곡을 작곡 했고
그 후 쇤베르크는 두 차례에 걸쳐
이 작품을 현악 합주용으로 편곡했다.

<정화된 밤>은 바그너와 브람스의 영향이
음악적으로 많이 들어난 작품이다.
주제를 처리함에 바그너의 주도 동기(Leitmotif)를
연상하는 특별한 선율 동기가 계속 반복되고
리듬도 계속 변형되는 동기의 발전 수법이 사용되었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영향을 받은
반음계적 화성과 비 화성음이 자주 사용된다.
끊임없는 선율과 방황하는 화성은
바그너의 반음계주의를 드러내고
동기의 발전 수법과 실내악의 양식은
브람스 음악의 세련미를 나타낸다







1. Sehr langsam




두 연인의 걸어가는 모습을 묘사하며
두 연인의 사랑을 암시하며 곡의 중간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 변화된 형태로 반복된다.


2. Breiter




빠른 리듬으로 시작,
여인의 후회와 애처로움을 연주하며
약음기를 장착한 첼로의 선율은
어머니가 되고 싶은 여인의 소망을 묘사한다.


3. Schwer betont




다시 연인의 걷는 모습을 묘사하며
처음 선율의 동기가 사용되나
빠른 템포로 연주되고
어두운 색채의 화음으로 절실한 감정을 묘사한다.


4. Sehr breit und langsam




D장조 화음으로 시작되며
남자의 진실한 사랑을 묘사하는
아름다운 장면이 전개 되며
편안한 장조의 화음과 저음역의 풍부한 울림으로
극적인 분위기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여인의 절망적인 고통이 위로와 사랑으로 정화되고,
서정적인 사랑의 노래로 연주되며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5. Sehr ruhig




두 연인의 다정한 걸음을 조용하게 묘사된다.
약음기를 통한 현의 연주가 이어지며
두 연인은 달빛 속으로 사라져 간다.







이 곡은 쇤베르크가 후기 낭만주의에서
탈피하지 못한 시기에
데멜의 시적 감흥으로 교향시의 형태로 작곡,
악상을 표제악으로, 현악 6중주곡의 실내악으로 작곡했다.

구성은 1악장으로 작곡했지만
시에서 나타난 5개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고
소나타 형식으로 볼 수 있다.

제1, 제3, 제5 부분은
추운 달밤에 숲속을 거닐고 있는
두 남녀의 무거운 기분을 묘사했다.
제2 부분은 여자의 후회와 회한의 고백을 묘사했으며,
제 4부분은 남자의 사려 깊은 이야기와
달빛에 상징되는 맑은 애정을 피력한 것이다.

여인의 불륜의 고백을 들은
연인은 여인의 불륜을 용서하며
“우리 사이의 사랑이 아이를 정화시켜 줄 것이니
우리의 아기로 기르자“는 관용의 대답을 한다.

청년 쇤베르크는 이렇게 데멜의 멋진 시에 매혹되어
숭고한 사랑의 내용을
음악으로 표현해 보고 싶은 의욕으로
감동적인 이 곡을 작곡하게 된다.

후기 낭만주의 작품으로
음악적인 평가보다 사랑의 시를
표제음악으로 승화시킨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이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여인의 허물을 감싸주는 따사로운 사랑과
아름다운 자연의 묘사가 감동적이다.
추상적이고 물리적인 기악을
여러 가지의 모티브로 변환시키는 음악과
해설조의 멜로디로 시적인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불륜의 여인의 절망감을
환희와 소망으로 바꾸어 주며
두 사람의 사랑은 아기를 정화시켜
두 사람의 아기로 다시 태어난다.
둘은 포옹하고 달빛아래 깊은 밤을 거닌다.





<주홍 글씨>의 여인 헤스터 프린도
불륜으로 수모와 괴로움을 감수하며
죄악의 “A"자를 달고 치욕과 멸시를 견디며
아이를 낳아 기른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모성과 사랑의 결실이다.

<정화된 밤>은
추상적인 사랑을 탈피한 용서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랑으로
후기 낭만주의의 최고봉이라는 찬사가 있다.

Nathaniel Hawthorne의 <주홍 글씨>에 비해
데멜의 시 <정화된 밤>은 참으로 관용을 보이는
승화된 사랑이다.

음색적인 효과가 두드러진
현악기의 독특한 주법과 6성부의 대위법적 진행으로
바그너와 브람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낭만적인 작품으로
조성과 화성 진행의 엄격한 계획성과
조성의 모호성은 더욱 쇤베르크의 개성이 표출되며
이 작품은 쇤베르크 후기의
12음 기법의 엄격한 규칙성을 예고하며
이곡에 나타난 조성적 모호성은 앞으로 나타날
무조음악의 시대를 미리 예고 한다.


쇤베르크는 1912년 어느 강연회에서
베토벤이나 슈베르트, 말러와 같이
9번의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타계하는 선배 음악인들의 안타까움에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9번이란 숫자는 하나의 한계로 보인다.
그 한계를 넘어가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그 숫자를 통과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알 필요가 없는 무엇이 10번 속에 잠재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것처럼 보인다.
제9번을 작곡한 사람은
이미 내세에 너무 가까이 서있기 때문이다.“
스승인 말러를 의식한 연설의 일부분이다.





20세기 초 인상주의를 제창한
드뷔시와 라벨은 바그너로 절정에 달했던
후기 낭만주의의 강렬한 감정묘사 대신
신비적인 인상을 묘사하려 했으나,
인상주의에 대한 반발은
고야, 고흐 등의 미술에서 시작되어
음악에도 표현주의(expressionism)의 새 조류가 탄생한다.

이는 내면적인 감정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후기 낭만주의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후기 낭만주의와 다른 점은
감정의 주관적인 표현보다
사실적이고 극단적으로 강조되며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이 표현주의의 좋은 예다.

이렇게 쇤베르크는 표현주의를 창시했고,
표현 양식으로서의 무조주의와 12음 기법이
그를 음악사의 새로운 장을 만든 위대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한다

반음계를 지나치게 적용하는
표현주의 음악은 조성의 안정감이 없었기 때문에
쇤베르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연구 발전시켜
무조음악(Atonal musics)과 12음 기법을 창시했고
고전파 이래의 조성음악 체제를
12음 기법에 의해서 완전히 파괴했으며
새로운 음악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은
무조음악의 작곡 기법으로
조성음악의 으뜸음을 인정하지 않고
1옥타브 안의 12개 음에 동등한 자격을 부여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배열 진행시킨 음악이다.

조성의 개념은 으뜸음과
장, 단조의 7음 음계에서 성립되며
주요 3화음의 기능 화성이 중심역할을 하지만
무조음악에서는 음과 음 사이 기능적 질서 체계가 해체된다.

12음 기법의 음악은
12음을 음렬로서 수평적인 선율을 만들며
이를 수직으로 쌓아서 화성적인 요소도 결정하게 된다.

48종류의 가능한 음렬을
다양하게 이용하며 음렬 중의 각 음은
1옥타브 밖으로 뛰어넘어도 무방하고
같은 음의 연속반복도 허용된다.

또한 음렬의 순서만 지킨다면
각 음에 어떤 리듬을 부쳐도 무방하다.
이로써 작곡가는 새로운 틀 안에서
그의 직관들을 펼쳐나갈 수 있게 됐고,
감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12음 기법을 사용하지 않은
무조 음악들 보다 좀 더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드뷔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작품들과
바그너의 <트리스탄 이졸데> 등에서
전통적 음계, 조성 이를 근거로 한 화성법을 기피하는
작곡 기법이 시도되고 점점 무조 주의로 진화한다.


카를 뵈르너는
“12음 기법은 음악 표현을 위한 구성수단으로
또는 작곡 기법으로 중요하며 20세기 현재에서
신음악의 본질과 개념을 새롭게 나타낸 것이다.”
라고 자기의 저서인 음악사에 기술하고 있다.

그의 창작활동은 4 개의 시기로
1. 후기낭만파의 시기
2. 무조음악의 시기
3. 12음 기법 창안의 시기
4. 12음 기법 전개의 시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쇤베르크는 많은 연구 활동을 통하여
음악 이론서들을 집필하여 많은 제자들을 길러 내었고,
그 체계적인 음악의 이론들은 슈토크 하우젠, 블레즈, 등
전후 작곡가들의 작곡과 작풍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이 시대의 비평가들은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이
“예술적인 직관과 감성을 무시한 지적 이론의 산물“이라
비난 했지만 오늘 날 현대 음악을 이야기 할 때
12음 기법을 제외 할 수 없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Pierre Auguste Renoir(Madame Chocquet Reading)





 


정수진 09-07-18 15:20
뎃글 삭제  
깊은 달밤에 들어 더욱 심취 할 곡을 이 새벽부터 틀어놓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래도  너무 좋습니다.감사 ~!!감사!!!!!!!
정병구 09-07-20 17:53
뎃글 삭제  
묵향이 그윽한 흑과 백 사이
수묵의 오묘한 조화와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의 아름다운 선율 속에
천상의 삶을 누리시는 정 수 진 님이 부럽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과 그 사랑이
감사하고 어찌 그렇게 아름다운지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