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Maurice Raval(1875-1937)/Piano Concerto for the Left Hand in D major //모리스 라벨 /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09-03-20
글쓴이 정병구   5,339 hit
 


모리스 라벨 /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Maurice Raval(1875-1937)/Piano Concerto for the Left Hand in D major



Thomas Gainsborough
(Lady Ligonier)





파울 비트겐슈타인(Paul Wittgenstein)을 위해 작곡한
모리스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오른 손에 골절상을 입고 깁스를 한 후 1개월 여
참으로 불편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때
왼손만 가지고 훌륭한 연주 활동을 계속한
비트겐슈타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샤워를 하고 식사를 하는 일이나 옷을 입고 활동을 하는 일이나
타자를 칠 수도, 글씨를 쓸 수도 없는
하루의 일상이 참으로 어렵고 불편한 생활이었다.
이제 겨우 깁스를 풀고 물리치료를 하며
운동을 겸하여 타자를 겨우 치기 시작했다.

오른 손등 뼈 하나 골절로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데
비트겐슈타인은 오른 팔을 잃고도
피아니스트로 연주 활동을 계속했다.

베토벤은 청각 장애자이었음에도 수많은 대곡들을 작곡 했고
로드리고는 3세 때 실명 했음에도 <아랑 훼즈 협주곡>등
불후의 명곡들을 후대에 전하고 있다.

왼 손 밖에 쓸 수 없었던 불편 했던 시간에
잊혀진 기억들을 되 살려 왼 손 밖에 없었던 비트겐슈타인과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감상하며
다시 그들의 천재성과 초능력을 경외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모리스 라벨은 음악다방에서
<스페인 랩소디>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로 소개된 바가 있다.

라벨은 1875년 프랑스의 시부르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스위스 국적의 아버지와
스페인 계통의 어머니로 부터 태어나 파리로 이주 정착 하였다.

7세 때부터 피아노를, 12세 때 화성법을 배우며
14세 때에 파리 국립 음악원에 입학,
베리오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22세 때 포레에게 작곡을,
제달즈에게서 대위법과 관현악법을 배웠다.

로마 대상을 목표했으나 이루지 못했으며
드뷔시 이후 가장 대표적인 프랑스 음악가로 평가 되는 작곡가이며
관현악 곡인 “볼레로”로 많이 알려져 있고, 낭만주의 후기와
현대 음악의 가교에서 프랑스 고전주의 정신을
근대적 감각으로 살린 드뷔시와 같이 인상주의 작곡가이다.

드뷔시와는 새로운 화성어법과 음역의 확대,
새로운 음색 법으로는 공통점이 있으나
윤곽이 명료한 선율선, 규칙적인 프레이즈 구조와
고전적인 형식을 활용하는 면에서는 각각 다르다.

라벨은 재즈, 폭스트롯트, 찰스톤 등 대중음악에도
폭 넓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국적인 정취와 상상력이 풍부하여
그의 작품들은 독창적인 매력이 있었다.

라벨은 모던한 것들과 고전적인 멋,
지적인 것과 감각적인 것, 자연스런 것과 물리적인 것들을
잘 조화를 시켜 형식과 구성에서 명확하고 균형이 잡혀 있으며
멜로디는 부드러우며 분명한 선을 가진다.

고전적인 형식을 활용하는 것과
새로운 피아니즘의 개척이라는 두 가지 요인은
그가 일생 동안 지녀온 이상으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물의 유희>에서 잘 나타난다.





그는 문학에도 조예가 깊어
프랑스 시인 말라르메와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우의 문학을 사랑하여
그의 작품은 시어에서 느끼는 함축된 이미지가 있고,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그의 음악은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듯
가슴에 회화적인 충격으로 다가온다.

또한 그의 음악은 단정하고 우아한,
순수한 완성도의 선율선, 차분하고 정숙한 분위기,
풍부한 상상력으로 낭만과 고전주의 이전의 음악기법을 적용하여
클래식 애호가를 매료시킨다.

라벨은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적인 많은 명작들 속에서 특별하게
스페인 화가인 벨라스케스(1599~1660)의 그림을 좋아 했고,
그의 작품인 왕녀 마가레타의 초상 시리즈에서
벨라스케스의 뛰어난 솜씨로 묘사되는 신비스런 채색과
아름답고 우아하며, 자애로운 미소를 느끼며
음악적인 요소를 발견, 그 영감으로
24세 때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작곡 되었다고 한다.

이는 그의 작품 가운데 “볼레로”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며 라벨답게 새로운 감정을
고전 형식에 접목시킨 초기 성공작 이다.






철학자 플라톤은 자기보다 200여 년 전에 태어난
BC 6세기의 그리스 서정시인 사포를 짝사랑하여
일생을 독신으로 살며 옛 시인과 플라토닉 러브를 즐겼다.

라벨도 지난 세대 벨라스케스의
그림 속의 왕녀 마가레타의 품위있는 자태와
그 아름다움을 사랑하며 그 사랑을 음악으로 그리며
홀 어머니를 모시고 일생을 독신으로 살았고,

라벨은 자기의 작품이나
성악가의 반주에만 피아니스트로 활동했고
자신의 음악을 위해 유럽과 미국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했으며,
옥스퍼드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고
1932년 10월 자동차 사고로 인한 뇌 질환 투병 중
뇌 수술 실패로 62세에 타계 했다.


***


파울 비트겐슈타인(Paul Wittgenstein)은
1887년 오스트리아 태생의 피아니스트로
1차 대전 중 러시아와 폴란드의 백병전에서
부상을 입어 오른 팔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많은 작곡가들에게 왼 손을 위한 피아노곡의
작곡을 위촉하게 되었고,
벤자민 브리튼, 리하르트 슈트라우트,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파울 힌데미트,
프로코피에프와 함께 모리스 라벨도
파울 비트겐슈타인을 위해
왼 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 했다.

<왼 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은
2년 후 1933년 11월 27일 빈에서 빈 필과 협연,
비트겐슈타인의 피아노 연주로 라벨의 곡을 초연하였다.

연주회장의 청중들은 감동과 감격으로 환호했고
이후 많은 피아노 연주자들이 이 곡을 연주하여
또 하나 라벨의 걸작이 탄생하였다.

파울 비트겐슈타인은 그 후 왼 손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1946년부터 미국 시민으로 살다가
1961년 74세로 뉴욕에서 타계했다.












Lento Andante; Allegro; Tempo 1
Alicia de Larrocha, Piano
Leonard Slatkin, Cond /
St. Louis Symphony Orchestra





<왼 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은 우울한 중압감과 함께
왼손으로 연주되는 낮은 음역이 어두운 정감으로 흐른다.

풍부한 서정성과 재즈의 영향을 받아
정력적인 행진곡 리듬을 섞어서 펼치는 이 곡의 성격은
신비하고 고뇌에 찬 도입부와 행진곡 리듬 속에서도
금관과 타악기 연주를 통한 역동감이 느껴지며
야성적인 선율에서도 우울한 어두움이 자리 한다.

바순 두 대가 더블 베이스의 반주로
악상을 제시하며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그윽하다.

호른의 연주로 두 번째 주제가 제시되며
피아노의 연주로 절정에 이르고
두 번째 변형된 주제를 계속하여 피아노가 연주된다.

다시 오케스트라가 처음 악상을 연주하고
새로운 선율로 피아노가 연주된다.

도입 주제가 다시 나타나고
악마의 춤으로 첫 번째 주제가 이어진다.
피아노와 트럼펫 연주로
화음들이 재즈의 영향을 받아 격렬하게 표출된다.

웅장한 두 번째 주제가 다시 연주되고
복잡한 구성속에서도 단순함이 돋보이며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피아노의 카덴차로 이어지며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