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그 다방에 가고싶다...   04-02-12
글쓴이 운영자   4,094 hit
 
내가 다방을 첨 들어가본 게 고등학교 졸업 하기 전
대학 합격자 발표 때(그 시절은 학교 비루박에 종이 위 이름을 확인해야 했던 시절)
2시 발표가 5시로 미뤄지고 기다리다 갈 곳이 없어 겁을 잔뜩 집어먹고
들어가 쓴 커피 마셨던 기억...
(도라지위스키 팔던 다방은 아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식 마치고
친구들이랑 얼른 집에 가서 교복 집어 던지고
언니 옷 몰래 빌려입고 남포동 다방에 친구들과 입성!
졸업했으니 교외지도반 걱정 없겠다, 전국에선 변두리지만
부산에서는 좋다는 대학도 들어갔지
세상 부러울 게 없었던 그 시절...

1학년 때 150원하던 커피가 졸업할 때 800원까지 올랐으니
부지런히 그 놈의 '다방'에 돈 갖다 바쳤다.

음악다방에서 촛불다방(다행히 졸업할 땐까지는 불이 안났다^^)
학촌이라는 아카데믹한 다방, 야시끼리한 비디오 틀어주는 다방까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에지간히 쏘다닌 셈이다.

어느 새 다방은 커피숍이 되고
요즘은 카페라기도 하고 듣도보도 못한 단어들이 다 알고보면 그 '다방'이다.

아직도 시골 읍내가면 '다방'이 남아있다.
그 다방은 본연의 다방 역할은 일찌기 상실한 지 오래지만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작년에 의령 읍내 갈 일이 있어, 점심 먹고 동네다방에 들어서니
할아버지 두 세분이 앉아 다방 여종업원들과 손 한번 잡고
텔레비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쓸쓸하기도 하고, 그닥 경쾌한 것은 아니였지만
나쁘다거나 미워보이지 않았다.

'다방'에 가고 싶다...
'다방'에서 같이 수다 떨었던 그 친구들이 그립다.
구석자리에서 뻐꿈담배 피면서, 한껏 똥폼 잡아 본 그 친구들이 보고싶고...

아...
세월은 가고 옛날만 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