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늙젊이 사이좋게 먹기   17-11-15
글쓴이 이덕은   1,254 hit
 


"또 거기니?"

종로 '빠고다' 골목에서 만나자 했더니 나오는 말입니다.

하긴 어떤 사람은 '빠고다' 공원부터 종묘까지 꼭 걸어야 한다면 

북쪽 인도를 걷지 않고 남쪽 인도로 걷는다더군요.

왜 그럴까요? 이순(耳順)과 종심(從心所慾 不踰矩)를 지 멋대로 해석한 반발일까요?



거길 정한 이유 중 하나가 언젠가  혼자 가서 갈비 1인분도 되느냐 물으니 된답니다.

야~ 이거 정말 사람 대접 받는 기분입니다. 더군다나 온전히 갈비뼈가 붙은 갈비살이니

영감거리 든 노인네거리 든 그건 별로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등모임을 거기서 했습니다. '빠고다'골목 ㅅ옥으로요. 



서비스 된장찌개. 최소한 된장'국'이 아니네요.



한 차례 시켜 먹고 더 시키니 재워놓아 두었던 갈비가 동이 났는 지

화장빨 덜 받은 놈과 함께 나옵니다.



남의 떡이 왜 커 보이는 지 알려주는 사진입니다.



돼지갈비 250g, 삼겹살 200g, 소금구이 200g 1인분 모두 8천원.

이 송해거리는 저녁 시간 전후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데

이 놀라운 가격도 일조하는 것 같습니다.

식당은 어느 새 중고차와 새 차로 뒤섞여 버렸습니다.

'늙었다고 괄시마라'의 북쪽 인도와 남쪽 인도는 괜한 염려에 불과했군요.



큰 메뉴판 곁에 작은 메뉴판이 보입니다. 

우등식사?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나? 눈에 힘을 주고 잘 보니 우동식사입니다.

우동이 들어간 갈낙전골. 후식으로 괜찮을 듯 합니다.

요즘 무학과 보해양조에서 수도권을 공략한다고 합니다.

酒류라고 쓴 옆에 발목 양말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일단 大자 하나 시킵니다. 소갈비와 낙지 두 마리, 푸짐합니다. 



그런데 이 우동, 공장표가 아니라 직접 뽑았습니다.

 탱탱하고 쫄깃하니 은근히 땡기는 맛입니다.



전골 하나에서 우동을 더 시켜 배식해 주고



옆 테이블에서는 냉면을 시켜 나눠 먹습니다.

근처 유진식당 냉면을 닮았는데 향미는 좀 떨어집니다.



평양냉면은 면맛이 7-80%인데...



물 냉면 맛이 없다면 양념 맛으로 먹는 비빔으로 가야지요.

빠고다 신입 일곱 명이 양말 하나 씩 꿰어 차고 대접 받기보다 곱게 늙기를 희망하며 

문을 나섭니다. 각 일병 채우느라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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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다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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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은 17-11-15 10:16
 
종로 2가 파고다 공원 골목은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씨 이름을 따 송해路로 불립니다.
심지어 낙원상가 골목엔 송해사우나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나이 먹는 걸 거부하는 사람들은 이 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질 무렵이 되면 일부 젊은 세대가 밀려듭니다.
미처 남쪽으로 날아가버리지 못한 우리 같은 사람은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그들과 섞일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