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5일날 찍은 사진으로....
가을비가 촉촉히 내린 아침이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약간은 차갑지만
출근 길이 상쾌하기 그지없고 발걸음도 가볍다.
동네의 아파트 단지 이곳 저곳을 돌아보며 출근하면
의외로 조경이 잘 되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하는 곳도 많다.
이런날 곱게 물든 단풍을 살펴보면
빗물에 촉촉히 젖어 있고 어두운 곳에서
밝은 쪽으로 바라보면 역광이 되며 이외로 색이 진하고 곱다.



어느 분은 해가 없으면 빛이 없는 걸로 알고
사진찍기를 포기하는데 이런날 해가 없어도 의외로 빛이 좋고
대기가 깨끗해서 그런지 피사체의 색이 더욱 곱게 보일때가 많다.




빗물에 젖어 무게가 더 나가니
많은 단풍이 떨어졌고 빗물에 빛이 반사되니 곱게 보인다.
단풍잎 허드러지게 떨어진 땅의 무늬가 참 곱고도 이뿌다.
건축가 승효상선생의 건축에 대한 강연을 티비에서 본 적이 있다.
땅에도 무늬가 있으며 그것을 우리말로 터의 무늬 즉 터무늬라 한단다.
그 무늬에 맞게끔 집을 짓고 살아야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단다.
부부도 한집에서 오래 살아가면 닮아간다고 하며
사람도 자연히 집의 구조를 닮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잘못 지어진 집. 방향이 잘못 되어진 집에서
거주하게 되면 사람의 마음까지도 뒤틀어지게 되며
마을의 구조가 터무늬와 맞지 않은 동네에는 범죄율도 높다고 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어릴때 남향지고 언제나 빛이 좋은 마을에는 농사도 잘되고
범죄도 없었는 것 같고 사람들의 얼굴도 항상 밝았는 것 같다.
이런 마을을 두고 터무늬 없는 마을이라 하는 게 아닌
터의 무늬가 좋은 사람 살아가기에 적합한 마을이 아니었나 한다.
그렇지만 터무니가 없는 장소에 집을 짓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고운 사람이 살아가면 터무니가 좋아진단다.
내가 혹시 터무늬 없는 집에서 살아
마음과 몸까지 비뚤어지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ㅋㅋㅋ
터무늬가 없는 마을이 아니라 터무늬가 좋은 마을에서 살아야겠다.
그런데 마음이 삐뚤어져 있으니
어느 터무늬가 좋은지를 모르고 있으니 이도 답답한 일이네.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 나눔이 더 중요하고,
채움보다 비움이 더 중요하다.
건축가 승효상의
"빈자의 미학"을 설계하다 중
터에 새겨진 무늬(터무니)를 고려한
터무늬 있는 집.
여백이 강조된... 예술적인 공간이 있는 집.
지나가는 사람이 비를 피할 수 있고
해와 별을 볼수 있고
빗방울 소리가 가장 아름답게 들리도록 처마를 내어
세상과 조화로울 수 있는 집...
진실하고 선하며 분수에 맞고 염치가 있는 집..
이런 집이 아름답다 한 그의
대가로서의 자질이 그대로 보여 집니다..._(())_"
[퍼왔습니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단풍도
빗물에 젖어 있으니 더욱 화사하게 보인다.




나뭇가지의 끝이 아닌 굵은 둥치에
작은 가지가 돋아나 한두개 붙어 있는 단풍도 운치가 있고...


이제 요런 고운 단풍잎도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 땅을 더욱 기름지게 할 자양분으로 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