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잊혀진 섬 대부도...   13-12-12
글쓴이 고태환   2,355 hit
 
전국 어디를 찾아가거나
길이 사통팔달로 잘 뚫려서 여행 다니기가 너무 좋아졌다.

더구나 친절한 네비 아가씨가 안내까지 맡아주니
쉽게 다닐 수가 있어서 나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대부도 옆에 있는 구봉도란 작고 아름다운 섬이 있고
풍광이 좋다는 소문을 들었고 아직은 다른 진사분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라 해서 구미가 당기고 섬과 바다가 보고 싶었다.

일요일은 교통이 혼잡하지 않으니 새벽에는 구봉도를 찾아 보기로 하고...



























나라 전체가 미세먼지 자욱하여 목이 따갑던 게 
엇그젠데 용산의 서쪽 하늘이 맑게 개이고 저녁 노을이 붉어졌다.















































30 여년 전에 형제들과 대부도를 들렸을때는  
시화방조제가 없었고 해변을 빙빙 돌아 안성과
화성을 거처야 하니 엄청 먼곳이었고 그 곳에 한번
다녀 오자면 하루 종일 운전을 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하여 새벽 네시도 되기전에 집을 나서서 왔더니 너무 일찍 도착했다.

목소리도 고운 네비 아가씨의 안내를 받아 
시화방조제를 지나서 오니 강화도 보다 가까운 것 같다.

차안에서 한참을 자다 보니
너무 추워서 다시 시동을 켜고 몸을 녹이고
바닷가로 나가니 모래대신 굴껍질이 가득 깔렸고
해변가는 모두 정적에 쌓여 있고 멀리 육지쪽 길가의 가로등이 아름답다.
















































어디를 가나 산책로도 너무 잘 만들어 놓았고
이른 새벽인데도 산책 나오신 노인분들이 가끔 보인다.

이렇게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은 게
꼭 잘한 것 같은 생각은 들지 않지만 다니기가 편하다.

하지만 사람의 발에는 독이 있어서 오염이 심각해지니...

예전 이맘때쯤 형제들이 
대부도 옆에 있는 작은 섬인 제부도에 온적이 있었다. 

다리가 놓여 있지 않았으니
물때를 맞추어 들어와야 하고
나갈때도 물때를 맞추지 못하면 섬에 갇히고 말았었다.

물때를 맞추지 못해서 섬에 갇혀서
하루 민박을 한 경험도 있었고 그때 섬을 샅샅히 돌아 보았었다.

산골에서 맑은물만 보고 자랐던 촌눔이
흐린 뻘물 가운데 자라는 굴을 생으로 먹는 게
이상했고 바위마다 작은 굴이 잔뜩 붙어서 있는 게
신기해서 작은 돌을 줏어서 굴을 깨면 싱싱하고 찰진 
굴알맹이가 나왔고 그 맛을 보니 향이 너무 짙어서 입속이
아린 것 같았지만 입안에 오랫동안 감도는 향이 너무 좋았었다.

멀리 있는 가게로 가서 소주를 잔뜩 사와서
각자 외투주머니에 넣고 차에 실린 드리이브를 가져와 
굴을 까서 소주 한모금 마시고 굴 한점씩을 먹으며 희희낙낙하고
서로 먹여주고 누가 깨끗이 잘 까나 내기를 하며 곡차에 취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내가하는 놀이에는 
언제나 불안하고 안스러워하시며
"아이구... 자 좀 봐라... 저렇게 더풀대며
저런 걸 마구 먹다 배탈나면 어떻게 할려고..."
하시며 혀를 차곤 하셨는데 돌아가시기 전까지 나를 제일 염려하셨다.

당시에는 좋은 방한복이 없어서
살을 에이는 바닷 바람때문에 빨리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민박집에서 빈 쌀자루를 얻어다가
작은 굴을 통째 잔뜩 떼어 와서 밤에 심심풀이 까서 먹는데
워낙 서투르다 보니 손가락 성한 곳이 없었고 상처 투성이가 되었었다.

그 몇년 뒤에 그때가 그리워 다시한번 찾았더니
바다가 오염되어 굴은 대부분이 죽어서 빈껍질만 바위에
가득 붙어 있어서 큰 실망을 했고 내 뇌리에서 잊혀진 섬이 되었다. 

이제는 그런 낭만도 즐길 수가 없고
사람은 많아졌지만 왠지 황페해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도 바닷가에 굴껍질은 가득한데
바위에는 굴이 전혀 붙어 있지 않아 아쉽다.





































바위를 깍아 해변에 길을 냈으니
섬위의 나목의 실루엣이 좋고 깨진 바위틈에
해국이 자라 꽃이 모두 졌고 새라는 풀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작은 섬을 목재 다리로 이어 놓았고
판자 사이에 자란 나무를 베지 않은 게 고맙고
섬의 등성이 길을 바다를 내려다 보며 걷는 맛도 일품이다.







































나뭇잎이 떨어져 쌓이고 썩어서 거름이 되고
섬의 토양이 점점 기름져가며 나무가 굵어질 게고
숲도 울창해지고 바다에도 많은 생물이 살아갈 게다.
















































바다향해 가지를 뻗은 나목의 곡선도 이뻐 보이고
해송의 푸르름과 우람함과 껍질의 질감도 멋져 보인다.
















































구봉도 끝자락에는 군초소가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게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남북이 합쳐지면 이런 거추장스러운 것도 없어질텐데...


















































구봉도는 연흥도의 연흥대교
건너편에 있으며 바닷속에다 이런 교각을 세워 놓으니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가 있는 재미있는 곳이다.

시간이 많으면 좋은 친구불러다
이곳에서 일출을 찍고 한낮에는 느긋하게 곡차한잔
기울이고 하루 해가 저물때쯤엔 일몰을 보고 오면 좋겠다.
















































해송은 파도 소리들으며 졸고 있고
어느덧 해는 중천이 되어 자신의 모습을 바닷속에 드리웠고
지나온 구봉도가 그림처럼 누워있고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왔다.

선재도 영흥도에는 교량이 놓아져 있으니
육지가 되었고 멀지 않은 곳엔 궁평항도 있으니
자주 방문해 보아도 좋은 볼거리가 널려 있을 것 같다.






 


bach 13-12-17 17:48
 
오랜만에 들어와서 이곳저곳 구경 잘 했습니다.

요즘 기분이 약간 저조하신 것 같습니다.
뭐,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것 아닐까요?
시간이 좀 지나면 또 언제 그랬느냐며 활달해지시겠지요.

저도 자주 울적한 느낌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음악으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제가 이 공간에 들어와 있는 것도 그 덕분이겠지요.

가족이나 친구도 어떤 때는 내 마음 같지가 않고,
혼자 있는 것이 더 낫겠다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때 음악이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저는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는데,
프랑스모음곡 같은 걸 쳄발로로 들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럴 때면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하..
     
고태환 13-12-18 14:01
 
제 마음이 변덕이 심하여
하루에 열번도 넘게 뒤집어집니다.

때로는 음악이 세상에서 젤로 좋은 친구였다가
어떤때는 아주 작은 소리도 없는 정적이 감도는 곳에 있고 싶어집니다.

음악이 그리도 좋다니 다행입니다.
이레 13-12-17 23:48
 
우리동네 오셨다 가셨군요.^^ 사진을 정말 잘찍으십니다.ㅎ 저는 얼마전 용산에 들렀다 처음 방문한 곳이 금강전자였습니다.사장님께서 여러음악을 틀어주시고 설명도 해주시고, 오디오 초보가 눈,귀 호강을 했습니다.오디오를 조심스레 알아가고 있습니다. 또 사장님 뵈러 들리겠습니다.
     
고태환 13-12-18 14:05
 
햐!! 정말로 좋은 동네에 사시네요. 부럽습니다.

다음에 좋은 곳 안내도 부탁드립니다. 자주 놀러 오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