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미사리의 아침.   13-10-24
글쓴이 고태환   2,140 hit
 
새벽 강변에서의 시간은 이렇게 지났고 
강의 건너편인 미사리 조정경기장이 있고
그 옆의 강 둔치에는 억새가 곱게 피어 있을 것이다.

팔당대교를 건너 바로 아래쪽이 그곳이고 발출.



































































예상했던대로 수만평의 드넓은 벌판에
새하얀 억새가 만발했고 아침 햇볕을 받아 빛나고 있다.

강둑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장관이다.


















































풀에도 단풍이 들고 느티나무에도 단풍이 들었지만
버드나무에는 단풍이 들지 않고 푸르름이 더하고 있다.

버드나무는 아직 푸르름을 더하고 뭉게구름 모양새를 하고 있다.





































둔치 아래에 자장구 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노부부의 여유로운 자장구 길 동행이 아름답고
젊은 이들이 질주하며 달리는 모습도 시원스럽다. 















































이제 억새꽃밭의 속살을 볼려고 내려왔다.

억새꽃이 새하얗게 빛나건만 본대로의 모습이 잘 표현되지 않는다.







































어어!! 그런데 웬 이상한 눔이 다 있다요?

이 녀석이 가는 울음소리를 내며
내게로 서슴없이 다가 오더니 허락도 받지 않고
내 발에다 자신의 몸을 마구 비벼대며 영역 표시를 하고 있다.

행여 발위에 쉬야라도 갈길까 염려되어
너 임마 내 발에다 쉬야하면 혼내준다고 하니
알았다는 듯이 야옹을 반복하며 한참 동안이나 비볐다.

먹이를 달라는 뜻이기도 한 것 같은데 가진 게 없으니 괜히 미안하다.

사람을 겁내지 않고 다가오는 것을 보니
아마 집에서 기르다가 버려진 눔인 것 같다.

한참동안 따라오다가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갔다.

출근하며 차안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혹시 이 녀석이 이 근처에다 아기를 낳아 육아 중이기 때문에 
나를 끝까지 따라오지 않고 되돌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평선이 보이는 것 같은 풍경이 되고
둔덕이 나타나고 억새가 높아지고 해는 중천에 올랐다.

자연스럽다는 말을 이럴때 사용하는 게 아닌가한다.
사람이 간섭을 하지 않으면 자연은 제대로 자연스럽게 된다.

이곳은 가끔씩 큰 수해가 지면
파란 풀밭이 온통 황톳물에 휩쓸릴 때가 있다.

언젠가 이곳 주변에는 온갖 나무둥치와 비닐과
페유가 담간 무거운 드럼통까지 버려져 있었고 억새풀도 모두 누워 있었다.

올해는 아주 큰 장맛비가 없어서 그런지 아주 깨끗하다.
















































이런 나뿐 눔도 다 있남요.

정말로 놀라서 간이 떨어질뻔 했다.

고라니 한마리가 보여서 급히 카메라를 처들었더니
꿩 녀석들이 갑자기 큰소리를 지르며 날아 오르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이눔들아 다음에는 미리 예고를 하고
이뿌게 날아 올라야 더 이뿌게 찍어주지.

내년쯤에는 이 풀밭을 뒤져서 꿩이 알을 품고
앙증맞은 꺼병이가 종종걸음으로 다니는 모습을 찍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출근도 하지 말고 이런 길을 한 없이 걸었으면 좋겠다.

서울 근교에 이런 멋진 억새밭이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며 고맙기까지 하다.















































버드나무가 푸르름을 더해서 아름답고
머지 않아 버드나무가 나목이 되어 앙상해질 것이다.

그 나목위에 눈이 소복히 내려 앉아도 운치가 더할 것 같다.



























































개울따라 강의 안쪽에서 밖을 보면 어떨지 궁금하니....

풀숲을 헤치며 들어갈려니
유혈목이 비암한마리가 슬금슬금 내 앞을 지난다.

행여 발에 밟힐까 겁이 나기도 하지만  용기를 더해서...


















































물이 흐르며 저절로 길을 내고
웅덩이도 만들고 흐른 흔적을 남기니 이도 이뻐 보인다.

































































































































강의 안쪽에서 사방을 둘러보는 맛도 그만이다.

멀리에 덕소의 아파트단지가 멋있게 보인다.

빛은 모든 사물을 이뿌게 만들고
바람도 없으니 물빛도 좋고 가을 하늘은 높고도 맑아서 더욱 좋다.

혼자서만 보고 즐기기엔 너무 아까운 일요일 아침의 미사리 풍경이다.

기쁨은 여럿이 할때에 배가 되며
슬픔은 여럿이 나눌때 배로 줄어든다는 말이 실감난다.

윗쪽은 둘러 보지도 못했는데 출근시간이 되고 말았다.

같이 사진을 찍는 동무는
요즘 늙다리 학생이 되어 열공하고 있다.

이 친구에게 이곳 경치가 너무 좋다며
자랑을 했더니 시월말이면 시험이 끝나고
시간이 여유로워진다며 꼭 같이 가자며 아쉬워한다.

그 때는 버드나무 잎도 모두 떨어지고 또 다른 풍경이 되어 있을 것이다. 

또 비슷한 사진을 너무 많이 올렸다고 이덕은 원장님께 혼나게 생겼다.

산책을 하며 운동도 하고
좋은 공기와 멋진 풍경을 즐기며 사진을 남기고
흡족한 기분에 가심이 시원한 아침을 보내고 출근.






어제 티비에서 보았다.

이야기 할머니라는 것이 생겼다고 한다.

어린시절 겨울밤에 호롱불 켜놓고
화롯불 가에 둘러 앉으면 알밤이나 고구마가 익어가고
할머니 곁에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재미있는 옛날 호랑이가 담배먹던 시절의 이야기 보따리가 펼처진다.

지금은 모두 사라졌지만 이야기만 듣고
그 당시의 좁은 방안의 풍경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옛날 이야기의 단골 메뉴는
호랑이와 곰, 여우, 늑대, 도깨비, 구렁이, 두꺼비, 귀신이었고
수없이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았고 언제나 새로운 것 같았었다.

그 이야기를 하릴없이 들으며 스스로 상상해보고
다시 각색을 해서 어린 동생들에게 들려 주기도 했었다.

이젠 전설로만 남았는데 아이들을 모아놓고
할머니분들이 옛날 전설을 얘기하는 전통을 되살린다고 한다.

여기에 자격증도 부여해주고 있으며
전국에 900분의 할머니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하며
경쟁도 심하다고 하니 오랫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유치원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할머니를 빙 둘러 앉아 경청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게임중독에만 빠져서 날로 흉포해지는
아이들에게 좋은 상상력 키우는데 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젠 이런 좋은 뉴스만 내보내고
정치인들 쌈박질 뉴스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