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로 녀석들을 여러번 관찰해 볼수록
이들의 행동 모습과 그 행위에 대한 나의 상상력이
사람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짐작할 수가 있다.

"짜잔... 어이... 찍사양반
당신도 참말로 징허게 참을성이 좋쏘이.
시방 우리가 당신네들 욕을 겁나 했고만
화도 안냄시롱 열심히 경청해 주어 고맙쏘잉.
이제 당신이 생각허는
우리들의 단점도 얘기해 보시시요.
내 기꺼이 몇시간이고 들어보고 우리들의
잘못된 점도 고처 보도록 노력해 보겠소."
"허허... 당신의 그 새하얀 날개가
참으로 청초하게 보이고 멋지고 부럽소.
그라고 당신의 그 날씬함에 첫눈에 반했소.
당신은 도대체 여성이요? 남성이요? 혹시 여성이라면
내 구애를 하고 연애라도 해보고 싶어서 물어보는 것이요."

"우리를 이뻐해서 하는 말씀은 고맙게 생각하오만
멋진 깃털도 없는 징그러운 이의 구애는 정중하게 거절하겠소잉."
"언젠가 왕숙천에 갔을때
하늘은 맑고 기분이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을 산책하던
할머니 한분이 기절할만큼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어찌할바를 모르고 서 계셨는데
왜 그러시는가 하며 가까이 가보니 머리와 얼굴과 옷에
하얗고 검은 분변을 뒤접어 쓰고 있었는데 그 향이 참으로 고약했지요.
내 그 냄새를 잘 알고 있었는지라
냄새를 맡는 순간 하늘을 처다보니
하늘 높이 백로 한 녀석이 유유히 날아가고 있었지요.
아마 그 눔이 지나가며
공중에서 변을 본 것이 틀림이 없지요.
하늘을 가리키며 저눔의 짓이라 알려주니
그저서야 알고서 안심을 하며 빨리 집에가서
씻어야 겠다며 총총히 발걸을 옯기는 걸 보았습니다.
그 할머니는 하늘에서 떵이 떨어지면
세상이 뒤집히고 큰 변고가 생길까 겁을 먹고 있었던 게지요.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변이
할머니의 머리위에 떨어질 걸 계산하고
그러지는 않았겠지만 하늘에서 마구 변을
보는 것은 창피한 것도 모르는 잘못된 버릇같습니다."

"허허... 우선 그 할머니께 사죄 드립니다.
그건 참으로 잘못된 습관이긴 하오만
우리 몸의 구조는 그런 용무를 사람들같이
참을 수 없게 맹글어졌고 언제든지 소화가 되었다하면
금방 배출을 하게끔 만들어졌으며 항상 뱃속이 비어 있습니다.
속이 비어 있음으로 해서 장수를 할 수가 있지요.
하여 우린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아가며 평균 수명이 백살이 넘지요.
이런 사항은 어찌 고처볼 방도가 없습니다.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고
잠이 오면 자야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니까요.
이건 순전히 조물주 영감을 탓해야 할 사항입니다.
사람들은 먹고 또 먹고
배가 불러도 탐욕을 부리며 또 먹고
포만감이 들어도 또 먹으니 건강을 해치며
결국은 비만으로 이어지고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갖은 고생을 하다 장수를 누리지 못하고 저승으로 가지요.
우린 사람들같이 먹거리가 있을때
조금 먹고 말지 몇백년 먹고도 남을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자라 야비하게 남을 것을
뺏았아 차곡차곡 숨겨 두는 파렴치한은 없으니까요."

"내 당신들의 육아 모습을 지켜 본적이 있었지요.
아마 하얀 솜털이 깃털로 바뀌는 시기니
오월쯤 이었을거며 어린 것들이 하늘을 주시하며
언제나 부모가 먹이를 물어올까 학수고대하고 있었는데
아침내내 나타나지 않으니 위험한 나뭇가지를 건너 옆집으로 갔지요.
그때 그 몰염치한 옆집의 어른들이
어린 것들을 뽀족한 부리로 연약한 머리를
사정없이 쪼아대니 피해서 달아나다가 그만
땅으로 떨어졌으며 결국엔 다리가 부러지는 걸 보았었지요.
그리고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은 듯이
태연하게 자신의 아기들만 돌보는 이기적인 면을 보았지요.
늦게서야 나타난 제어미도
그 어런 것들을 모른척 하며 돌보지 않아
불쌍하게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이태석신부같은 분은 있고
언드우드가의 사람들같이 철저하게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남을 위한 박애정신으로 살아온 숭고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그런 분들을 보고서
우리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비정한지 욕을 했겠군요.
우리 백로들도 그런 훌륭한 분들을 존경하고 있지요.
부처님의 자비와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하라며 부르짓는
모습도 떠 올리셨을 걸 짐작을 하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그 이기적인 게 당신네들 보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험악한 세상을 살아내온 원동력이지요.
힘이 센 것이 강한 게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잘 적응하며 오래 살아남는 게 강한 것이지요.
배가 조금 고프다고 그걸 참아내지 못하고
이웃에게 달려가 뺏았으려 들면 질서가 무너지고 공멸하고 말지요.
우린 어린시절부터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감내할 줄 아는 인내력 교육을 시키지요."
그 왜... 머시냐..
분노 조절 장애란 정신병이 있지요.
부모가 자식을 아낀답시고
사랑이라는 어색한 명분을 내세우며
언제나 조금의 모자람이 없이 키워 놓으면
자연히 버릇이 없어지고 이기적으로 변하며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줄 아니 당연히 그런 정신병에 걸리게 됩니다.
어느 못난 어미가 성인이 되어
군에간 자식 걱정에 부대 앞에서 자취를 하며
함께 고생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게 말이나 됩니까?
그렇게 잘못 키워 놓으니
조금만 힘이 들어도 좌절하고 자살을 하든지
엉뚱하게 남의 차에 방화를 하든지 총기 난사를 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지요.
세상에서 제일 무능한 자식으로 키워지며 금방 도태되고 말겠지요.
그런 사항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며
우리들의 교육방식을 본받아야할 일이지요."

"부모라는 건.. 때로는 자식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냉혹하게 대하며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함께 길러 주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지요.
저기 저렇게 활발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당신은 항상 이기주의, 이기적이
나쁜 것이라고만 치부하는데 그게 꼭 나쁜 것만이 아닙니다.
이기적인 사람만이 자신에게 철저하게 가혹하며
그 이기적인 게 자신을 지탱하며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되지요.
우선 내가 이기적이어야 살아남아 남을 수가 있고
그 유전자가 자손에게 전해지며 대를 이어 존재할 수가 있지요.
히틀러도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영원토록 유지할려고
민족우월주의를 내세우며 국민을 선동해서
세계를 제패할려고 했으며 실제로 제패할뻔하지 않았는가요.
세상에서 젤로 큰 영토를 가졌던
징기스칸도 관용으로 부하를 다스려
넓은 영토를 가졌지만 그것도 고도의 이기주의
산물로서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는 방식이었지요.
한고조 유방도 한신의 힘을 빌려
중국 대륙을 통일하는 성공을 거두었고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려고 그렇게 믿고 의지했던
부하를 죽이는 이기를 발휘해서 살아남는 걸 증명했지요.
이기적이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가 없지요.
그게 우리가 생존해 가는 좋은 방식이니까요.
상생이란 좋은 말도 있소만
그것도 어불성설이며 서로가 잘 되고나면
그 잘된 상대가 언제 당신을 농락할지 모르는 것이요.
당신같이 패배한 무능한 사람들이
괜히 씰데없이 좋은 단어만 골라 사용하며
속으로는 남을 이기주의자라 비웃으며 혼자서 고고한척 하는 법이지요."

"개뿔도 모르면서 역지사지니 양보니
어쩌고 저쩌고 어불성설을 부르짓으며 살아가니 당연히 도태되지요.
당신도 앞으로는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가 있으며 그게 승리자가 되는 첩경인 것이요.
그런 유전자를 자손에게 이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요."

"그게 꼭 비정하게 내 이익만 쫒아서
남을 속여 뺏어서 내 것으로 만드는 뜻의
이기주의는 아니고 남도 배려하며 남들보다
노력하여 상대가 감히 내 것을 빼앗지 못하는 노하우를 가진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요. 당신은 그게 뭐요?
항상 물에 물탄듯 허리멍텅해 터진 정신을 가지고 세상살이에 임해서야...
이 세상에 존재해 있는 모든 생명들은
이기주의자가 아닌 게 없는 것이 진리니 맹심해야할 것이외다."

"이제 우리 백로들이 오래 생존해서
살아 남을 수 있있던 교육의 노하우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으니 우리가 불안하지 않게
제발 멀리 사라져 주었으면 좋겠소, 일겠소 찍사 양반...."

"저 멍청하고 뻔뻔한 양반은
아마도 쉽게 물러가지 않을 것 같네요."

"에이... 상대도 하지 말고 딴전이나 피우자."

"얘... 저치 좀 쫒아 버리고 와라. 성가시다."



"내가 떠나면 될 걸 괜히
시간만 아깝게 버리고 저치가 떠날길 바랐네."

중랑천에는 억겁의 세월을 살아남은 이기주의 백로들이 우글거린다.

하지만 이 이기주의자들이 밉지 않고 이뿌다.

올해는 우리 모두 자신에게 철저하게 충실한 이기주의자가 됩시다.
에구 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