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매서운 날씨일수록 색다른 풍경을 볼 수가 있어서 좋다.이런 날은 다른 진사분들이 나오지 않으니흔하지 않은 사진을 담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하여 연신 얼어터진 손을 비비가며 발이 시려워 동동 굴려가며 다니도 보람은 있다.이젠 태양을 마주하며 다른 모습을 찍어야 하니 재빨리 다리를 건너 강의 맞은편으로 와서 장화를 갈아 신었다.날씨는 살을 에이는 것 같이 매섭게 춥지만 갈대의 꽃에 비춰진 햇살에 따뜻한 듯이 보인다.가까이서 갈꽃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성애가 잔뜩 붙어있고 한겨울 추위가 느껴진다.갈대만 보면 기온이 따뜻해 보이지만 갑자기 찾아온 한파니 강의 가장자리만 얼었지여러날 지속되었다면 강전체가 두껍게 얼었을 것이다.마치 다큐채널에서 본 남미의 티티카카호 주변의 겨울같은 추운 날씨가 떠오르고 왜 그런 곳에서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지 의문이 생긴다.이 티티카카호 주변에서 살아가는 부족의 생활상을 경이롭게 본 적이 있어 적어 보고자 한다.이 호수는 페루와 볼리비아 사이에 걸처 있으며 해발고도 3,810미터의 높이에 면적이 8,300제곱키로미터에 달하며 최대 수심이 276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로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부적합하며 척박한 곳이다.높은 고도에 호수가 있으니 바람도 거세게 불고 황량하기만 벌판에겨울이 되면 오늘 이곳에서 느낀 추위가 계속된다.하지만 이런 척박한 곳에도 오랜 역사를 지낸 치파야란 부족이 기원전 몇천년부터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는 것이다.이들은 마을의 한 가운데다 죽은 조상을 뱃속의 태아적 쪼그리고 앉아있는 모습의 미라로 만들어 모시고 조상 신이 자신들을 굳게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오래 남아 있는 문화재는 많지 않지만 잘 모셔진 미라를 분석해서 연대 측정을 해보니 기원전 천년이나 되었다고 하며 보존 상태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너무나 척박한 오지에 있으며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 스페인이나 포루투칼이 식민지를 개척할 때도 이곳에는 범접조차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이곳 주변에도 여러 인디오 부족들이 살아가며서로 침략을 일삼으며 뺏고 빼앗기며 흥망성쇠를 거듭해 왔겠지만 이 부족들은 평화롭게 살아왔다고 한다.왜??? 이 부족들은 기후가 따뜻하며 양식이 넉넉하고 살아가기에도 좋은 낮은 곳으로 이주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이곳을 지키며 살아왔을까를 생각해 보았다.대부분이 사막에다 거센 바람탓에 자라는 풀도 적고 봄에 보리를 파종해도 곡식이 좀처럼 여물지도 않는다고 하며 아주 적은 양을 거두더라도 적게 먹으면 되고 남은 짚은 라마나 알파카의 먹이로 하고 가끔 이 호수에 날아오는 오리를 사냥하며 살아간다.오리 사냥법도 아주 독특하여 질긴 줄의 양끝에 돌을 매달아서 오리를 행해 빙빙 돌리다 던지면 그 원심력 때문에 멀리가고 재수없는 오리 녀석의 발에 걸려 떨어지는 것을 잡으니 어려운 사냥이며 좀처럼 잡기가 힘들다.사람들이 어려운 환경을 견디며 살아내야 할수록 자연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기에 경외시하고 자연이 곧 신이라는 것도 알고 있기에 순응하며 살아야한다.신에게 기대야 하고 또한 조상신의 음덕을 기대하게 되며따라서 자연스럽게 마음 씀씀이를 겸손하게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또한 생명의 위협까지 감내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일수록 남들과 능동적을 협조하며 살아가야 하니 부족이 모두 형제같이 가깝고 정도 두터웠을 것이다.우리 부모세대만 하더라도 "하늘이 무섭지 않는냐? 천벌을 받을 것이다."며 나무랐지만 이젠 무서운 게 없어졌고 되바라진 모두 사람들이 되고 말았다.치파야 부족은 마을의 한가운데다가 움막을 지어 조상을 태아 때의 자세같이 미이라로 만들어 잘 모시고 있다.조상을 소홀히 모시거나 자신이 잘못을 범하면당연히 하늘의 천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무섭게 여기니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조상의 곁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또 한가지는...우리 속담에 "못된 탐관오리는 호랭이보다 무섭다." 말이 있다.호랭이에게 물려가 죽을 지언정 탐관오리들에세 수모를 당하는 것 보단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뜻일 게다.이곳 부족들도 그런 뜻에서 선뜻 편한 곳을 찾아 나서지 못하고 굶을지언정... 가난에 찌들어 살지만 탐관오리들이 득실대는 곳보단마음편한 곳을 고수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짐작해 본다.금과 부를 찾아 남미 전체를 샅샅이 파괴한 유럽인들도 기피한 척박한 환경이 치피야 족에게는 더없이 살기좋은 천국이었는지도 모른다.가난하고 못살수록 남을 배려하며 행복하고부가 넘칠수록 비례해서 교만해지고 부족한 게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게 사람 살아가는 사회인 것 같다.문명이라는 걸 과학이라 여기고 자연법칙 몇가지를 해독하고서 과학이라는 얄팍한 신을 신봉하고 세상의 이치를 모두 아는 것처럼 여기며 금수같이 겁도 없고 교만해 터진 게 현대인이 아닌가 한다.예수님과 석가모니와 알라가 지금 세상을 내려다보며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을 것 같다.이제 신으로 추앙받는 성인들이 모두 죽어버렸다.아니... 벌써 니체 아저씨가 신이 죽고 없다는 걸 알고서 밝혀낸지가 너무 오래되었고 전설로 남아 있는데...또 뭘 아는 척을 하고 있네...오늘 따라 참새 무리들의 하늘을 시원스럽게 날아오르는 게 자유스럽고 행복하게 보이고 부럽다.이들은 갑과 을이 없을테니 갑질도 없을 것 같다.까치시키들도 하늘을 제 것인양 독차지하고 휘저으며 날아댕기는 모습이 부럽다.말라비틀어진 가느다란 풀줄기에 새하얀 서리가 맺혀있으니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아직도 파랗고 붉은 풀잎에 서릿발이 맺혔고얼음 아래의 물속에 있는 이끼류는 죽었을까 살아있을까?빛이 드니 서릿발도 더욱 선명해지고 이뿌게 보인다.내가 찍었으니 내눈에만 이뻐 보일 것이다.이런 문양은 사람이 만들 수가 없고 오직 신이 만들었으니 이뿌게 보이나 보다.흐르는 물은 좀처럼 얼어버릴 사이가 없다.두곳 돌아보고 나니 출근이 늦을 뻔했다.에고 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