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친절을 일깨워준 손님과 훔쳐간 손님   04-02-09
글쓴이 고 명섭   4,371 hit
 
     친절을 일깨워준 손님과 훔쳐간 손님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형님에게 오디오를 배우며 일을 할 때
군인 손님 두 사람이 세운상가의 매장을 찾았다.세운상가는 가운데
통로를 따라 샵들이 쭉 널어서 있는데 다른 샵들도 들러보고 온 듯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 샵에 들렀다는 것이다.그 때 형님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라 내가 손님을 맞이하였다.
소위와 병장으로 서로 친구같이 보이기도 하였으나 같은 부대 근무하면서
나이가 비슷하여 친하게 지내는 사이같기도 하였다.소위는 오디오에
큰 관심이 없는 듯 별로 묻지 않았으나 병장은 궁금한 게 많은지 묻고
또 소리를 들어보자고 한다.어떤 손님이든 다 중요한 손님이라 별다른
생각없이 물음에 답하고 듣고자하는 시스템을 다 들려 주었다.

몇 달 지나서 그 때 그 병장은 제대를 하고 다시 우리 샵을 찾았다.
그리고 물건을 사겠다고 한다.전에 찾았을 때 다른 샵들을 둘러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니 별로 살 것같지 않은 군인신분이라 대답도 시원찮고
핑계를 대면서 음악도 틀어주지 않는데 이 샵은 친절하게 들려주면서
대추차도 한 잔씩 주길래 감동했다는 얘기를 해 준다.  사람사는
동네에 사람들이 왔고 나도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저 군후배로만
생각해서 대추차 한 잔 준 게 뭘 그리 대단하다고 이렇게도 사람 마음을
움직였을까 생각해 볼 대목이다. '나 물건 살겁니다'라고 얼굴에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오디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만
하였는데 이렇게 높이 평가해 주니 오히려 내 쪽에서 더 고맙다.
그 손님은 나에게 친절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그 손님은 당시(95년도로 기억됨) 한창 인기있었던 B&W Matrix
801Series3와 매칭되는 조합으로 꽤나 비싼 시스템을 구입하였다.
뿐만 아니라 누님네 시스템도 꾸며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즈빠를
차리는데 필요한 상당량의 시스템도 구입하였다.이젠 서초동에서
근무하는지라 연락이 되지 않으나 근황이 궁금하고 그립다.

친절해서 나쁜 건 없다.사람도 사귈 수 있다.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언제든지 좋은 인상 남길 수 있다.너무 과한 친절인지 모르겠으나 에피소드
하나 들어 보겠다.세운상가 시절 이야기로 오후 6시경 배가 출출하여
가게식구들과 같이 짜장면을 주문하는데 처음 본 손님이 들어오면서 한 개
더 추가를 원한다.그래서 같이 주문하여 맛있게 먹었는데 문제는 그 손님이
아무 말도 않고 그냥 가버렸다는 데 있다.그 사람이 가고나서 서로 얘기해
보니 누구도 그 사람을 모른다.대단한 건 아니지만 짜장면 하나를 도둑
맞았다.그 사람은 오디오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다.그 사람이 가고난 뒤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씁쓸한 웃음만 지었다.그 후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없었다.친절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한다.물건을 사야만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상황은 꼭 뭐주고 빰맞은 기분이다.당시 30살 안밖의 그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지금도 손님오시면 매실음료 한 잔에 친절을 실어보나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매실음료 마실 손님이 별로 많지 않다.빨리 경기가 좋아져서
매실음료가 많이 팔려 나갔으면 좋겠다.위장에 좋다는 매실음료 사세요!  
 


추억이 04-02-10 18:07
뎃글 삭제  
  후후후 저도 한 3-4년 전인가 들런적이 잇었죠. 사진보니 그때 그분이 사장님이시었군요. 지방에서 왔다고 그때 시디도 한장 구워주셧고, 이야기도 오래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마크 업그레이드 땜에 전화드렸는데 그게 제가 용산으로 전화를 했던가 봅니다...ㅎㅎ  제가 서초로 전화 다시하면 네고 잘 해주실건요....^^*   
고 명섭 04-02-10 22:11
뎃글 삭제  
  시디 한 장 구워드린 게 기억에 많이 남았나 봅니다.
전화 한 번 주십시요.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겠습니까?감사합니다.
성실이 04-02-14 17:14
뎃글 삭제  
  아 그때 짜장면을 시켜먹고 도망 간 사람이 바로 접니다
너무나 배고 파서 또 실업자라 돈도없고 그래서 지나가는데 짱장면이 먹고시퍼서 그랬습니다
지금이라도 용서를 해주시면 금강에서 제일 비산 오디오로 한셋트를 에누리 한푼 없이
사겠습니다...

이러면서 언젠가는 그 손님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ㅎㅎㅎ
김정민 04-02-15 00:28
뎃글 삭제  
  저는 용산점에 자주 가지만 서초점 사장님도 손님을 맞으시는 따뜻한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
고 명섭 04-02-16 13:04
뎃글 삭제  
  성실이님.그 때는 무척 황당했으나 지금 나타나 \"그 사람이 나요\" 그러면 얼매나 즐거울까요?
\"짜장면 시키신 분\" 찾습니다.핸드폰으로 연락주세요. 000-0000-0000
김정민님 글 많이 써주시고 고맙습니다.뵐 기회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