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노린재를 처음 만났던 건 40대 중반이었을 게다.
한 여름 휴가때 치악산 기슭에서 보았고
햇볕을 받으니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게
세상에는 참으로 신기한 녀석도 많다고 생각하며
뙈약볕 아래서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동안 보다가 지나첫다.
그 후로도 풀밭이나 숲속을 걸을때면
가끔씩 그때의 광대노린대의 모습이 떠오르곤 했으며
그런 멋진 칼라를 가진 녀석들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내가 본 벌래 중에 제일 아름다운 색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었다.







비개인 아침에 태릉을 찾아다가
그 때 본 적이 있는 이 녀석들을 만났고 정말로 반가웠다.
지금은 회양목의 잎에 붙어 있는데
당시에는 까마중의 잎에 4~50여마리가 붙어 있었는 것 같다.
이 녀석 외에도 길앞잡이란 녀석들도
등껍질이 아주 황홀한 색을 띄고 있는데
어찌나 빨리 날고 달리며 도망을 다니는지
잡을 수도 없고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었다.
다행히 이 녀석은 냄새는 다소 고약하지만
행동이 굼뜨니 자세히 볼 수가 있어서 좋았었다.



여기저기서 탈피를 하고 있는 녀석들도 보인다.
이럴 때가 포식자에게 잡아 먹힐 제일 위험한 순간이기도 하다.
주위를 샅샅이 살펴보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게 족히 수백마리는 넘을 것 같다.

포식 벌래인 파리매란 눔이
향나무 잎에 앉아서 주위를 살피고 있다.
7월3일날 찍은 사진이다.




언젠가 사진에서 완벽하게 성충이된
녀석들을 보았는데 참으로 화려하고 귀티가 나는
멋진 녀석들이었고 그런 녀석들일수록 어느 한구석은
고약한 면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고약한 명이 냄새였다.
7월8일 날 다시 찾았더니
배롱나무 꽃과 무궁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완벽한 성충으로 자란 녀석들은 없고 별로 성장한 기색이 없어 아쉽다.



도처에 포식자인 거미들이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으니
세상의 모든 생물들은 안전한 곳이 어디에도 없는 게 확실하다.



7월25일이다.
먹구름 몰려오고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날이 지났고
잠시 비가 그치니 배고픈 참새들이 어지러이 날아다닌다.







많은 개체수가 회양목에 붙어 있으나
단풍나무나 갈참나무잎에도 붙어 있으며
낮에는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걸로 보아
포식자를 피해 밤에만 먹이 활동하는 녀석들인 것 같다.
이 녀석들이 붙어있는 가지를 흔들어
위협을 가하니 빨리 움직이지 못하고 슬슬 자리를 피한다.
아마 지독한 냄새를 가졌으니
포식자에게 어디 먹어보라고 으시대며
제 녀석의 고약한 냄새의 참맛을 보라는 것 같다.
풀잎을 따서 몸을 들쑤셨다가 냄새를 맡아보고는
뒤로 넘어질 뻔했으며 다시는 가까이 하기 싫지만 그래도 너무 신기하다.
조물주 아저씨는 참으로 현명하다.
비암과 벌에게는 무서운 맹독을 주었고
사자와 독수리에게는 힘과 날카로운 발톱을 주었고
참매와 돌고래와 치타에게는 재빠른 속력을 주었으며
인간에게는 명석한 두뇌와 질투와 망각을 심어 주었고
이 녀석들에게 행동이 굼뜨지만 역한 냄새를 물려준 게 확실하다.
어느 생물에게도 천척을 만들어 주었고
어느 생물에게도 모든 재능을 다 부여하지 않았으며
다만 그 환경에 적응하며 적절한 포식과 피식자가 되게 만들었다.
7월 26일인데도 아직도 성충으로 변한 게 없어 아쉽다.










8월1일날 행여 광대 노린재가 성충이
되어 있을까하고 찾았더니 아직도 그대로여서 실망이 크다.
나뭇잎 위와 장미 꽃잎에 고운 물방울이 맺혔고
등애와 왕파리매가 나를 비웃으며 노려보고 있다.
아주 작은 애벌래지만 많이 모여 있으니 정말로 징그럽다.
이런 녀석들을 잔뜩 잡아다가
일본의 아베 시키 등짝속에 넣어주고 싶다.ㅋㅋㅋ
광대노린재를 방심하고 내버려두었다가
행여 완전한 성충이 된 모습을 보지 못할까
아침에 잠이 깨면 이 녀석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7월초부터 한달이나 지난 8월 1일인데도 아직도 그대로다.
언제나 이런 이뿐 녀석들의 성충을 볼 수가 있을라나...
내일은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