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길가에는 산딸기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하지만 날이 너무 가물어 맛도 없고
탐스럽지가 않은데도 이걸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비만 제 때에 흡족하게 내렸다면 아주 탐스럽게 익었을텐데...




가물어 길가의 까치수염꽃이 시들었고
산딸기가 탐스럽게 잘 익었다. 이런 건 드물고...


꽃도 싱싱하지 못한 것 같고
너삼의 꽃이 봉오리를 채 열지도 않았는데
호박벌은 꽃을 힘겹게 헤집고 꿀을 채취하는 것 같다.


가뭄은 모든 생명을 힘들게 하는 가 보다.
어린 사마귀도 먹잇감 곤충이 적은지 발육이 늦은 것 같고.

땅바닥 가까이 늘어진 연한 참나무 잎위에
아주 깨알같이 작은 개미와 조금 큰 개미가 있는데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으며 관찰을 해보니
큰 개미 녀석이 작은 개미를 겁내고 자꾸만 도망을 다녔다.
그것 참 이상한 일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
개미의 발은 여섯개인데 이 녀석은 발이 여덟개나 달렸다.




그런데 접사 렌즈를 가까이 대고
세심하게 살펴보니 이건 분명히 개미가 아니고
거미가 분명한 게 개미는 겹눈인데 이녀석은 거미의 눈이다.
아주 작은 녀석도 접사로 찍어 보니
너무 신기하고 무섭게 생긴 녀석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생긴 녀석들일수록 힘이 없으니
허장성세가 심하며 온순하고 겁많은 녀석들이 많다.
아주 작은 깨알 같은 개미에게 겁이나서 도망을 다니니...









생물도감을 뒤져 보았더니
이 녀석은 개미거미라고 나와 있다.
이렇게 많은 많은 사진을 올린 걸 세심하게 보고 생각해 보시라.
이 녀셕은 재빨랐고 앞뒤로 자유자재로
돌아 다니고 있었으며 팔짝 뛰어 오르기도 했었다.
그런데 깨알개미를 보고
물러났다가 다가갔다가 뛰어 오르기를 반복하며
눈이 있는 머리부분을 깨알개미에게서 떨어지지 않았고
깨알개미를 놀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추측하건데...
이 녀석은 깨알개미와 놀이를 하며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거미들은 포식자이며 육식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미는 개미산이라는 고약한 신냄새를 내품으니
깨알개미를 먹이로 삼지 않을 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먹이감을 주어 보기로 하고 금파리를 잡아서 앞에 놓아 주었다.
금파리는 손을 휘둘러 잡았는지라
배가 터져서 창자가 밖으로 삐져 나왔고
죽지 않았지만 날지는 못했고 기어 다니고 있었다.
깨알개미만 주시하며 장난을 즐기던 녀석이
갑자기 나타난 금파리를 덥석 물고갈 줄 알았더니
먹잇감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는 것 같고 가까이 다가가
관심을 보이며 냄새를 맡아 보다가 깨알개미를 처다보고는
이내 시무룩해져서 아무에게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뒤돌아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깨알개미에게서 눈을 떼고
다친 금파리를 처다보며 고통을 헤아려 보며
애석해 하고 명복을 빌어주는 것 같은 행동을 했다.
이런 미물인 개미거미도 우리 인간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욱 사려 깊으며
역지사지를 할줄 아는 동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이 반짝이는 예쁜 금파리를 손으로
무지막지하게 잡아 배를 터지게 만든 내가 원망스러웠다.
인간이라는 나는...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며 교만해 터진 행동을 일삼으며
이런 악행을 하고도 오늘도 아무렇지도 않게 희희낙낙 살아간다.


금파리의 고통스런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지 슬퍼하며 축늘어져 힘이 없어 보인다.
이 녀석은 낭만과 슬픔을 아는 벌거지임이 틀림이 없다.


일전에 이 녀석과 비슷한 눔을 찍은 적이 있었다.
거미가 확실한데 큰개미를 겁내고 있었다.
개미가 진딧물이 있는 곳을 다니며 더더미로
진딧물을 간지르며 꽁무니로 내뿜어주는 단물을 먹고 난후에
이와 비슷한 녀석이 진딧물에 다가가 개미와 같은 행동을 했었다.
아마 이 녀석도 진딧물에 빌붙어 공생하며 살아가는 녀석같다.
눈밑에 보이는 솜방망이 같은 것은
개미의 꽁무니를 간지르는 도구인 것 같고
큰 앞발같은 것은 상대를 위협하는 도구로 허장성세를 부리나
몹시 겁이 많은 걸로 보아 나와 비슷하며 멍청한 눔인 게 확실한 것 같다.
그저 곡차나 거나해지면 행복하고 밥이나 축내며 살아가는...ㅋㅋㅋ




또 길을 가다가 팥알 두개를 합친 것 같이 작은 깡충거미를 만났다.
이 녀석은 무서운 포식자가 맞고
아침부터 제 몸만한 벌을 잡아 입에 물고
내가 뺏지나 않는지 의심을 하며 나를 죽일 듯이 처다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게 어느 나뿐 정치인의 눈매를 보는 느낌이다.
개미거미의 눈은 온화하게 보이나
이 깡충거미의 눈은 완전히 틀리며 살기가 있는 눈이다.
세상에는 언제나 신기함이 넘처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