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그 이면에는...   14-08-01
글쓴이 고태환   2,186 hit
 

작은 풀밭 한곳도 작은 벌거지들이 살아가는데
모자람이 없이 넓은 곳이며 또한 정글이나 다름이 없다.

정글이라 함은 울창한 밀림이 우거지고
포식자와 피식자가 우글거리는 무서운 곳이며
한생명체가 언제 포식자의 밥이 될지 모르는 살벌한 곳이기도 하다.

작은 풀밭이지만 지구촌의 축소판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지구라는 땅덩어리 위에는 힘쎈 나라가
약소국의 자원을 빼앗기 위해 벌이는 전쟁이 있듯이...

이곳 작은 풀밭은 벌거지들의 삶의 터전이자 곧 전쟁터다.

어느 한 생명도 천적이 없는 경우가 없으며
항상 긴장으로 연속된 삶을 살아가게끔 만들어진 게
생물에 대한 창조주의 생각이며 세상의 이치인 것 같다. 



























































쌍무늬혹가슴잎벌래가
닭의장풀 꽃에 앉아 더듬이를 휘저으며
주위에 포식자가 있는지 두리번거리고 있고
콩풍뎅이는 죽은 시늉을 하며 목숨을 구걸하고
있으며 참긴더듬이잎벌래가 싸리나무 붉은 꽃에 앉아
긴장하고 부채날개매미충의 약충은 꼬리를 곧추 세우고
나를 위협하며 성충이 된 녀석도 항시 톡 튀어 올라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녀석은 사마귀게거미라 한다.
등이 두꺼비보다 거칠어 흉측하고 징그럽다.

웅크리고 있는 체구가 약 1센티 가량이며
다리를 펼치면 3센티는 족히 될 것 같은 게 내 주먹만큼 크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고 영화에 괴물 케릭터로 사용해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인내심 하나는 아주 대단하다.

우찌하여 꽃도 없는 산딸기잎 위에 앉아서 
며칠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폼새가
마치 감나무밑에서 입을 벌리고 누워 홍시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이런 녀석이 딱하기도 하거니와 
행여 굶어 죽을까 염려가 되어 파리라도
한마리 잡아 주는 보시공덕을 베풀려고 벼르고 있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이 시키에게도 행운이 왔다.

재수없는 벌한마리가 걸려들어 죽음을 맞았고
거미가 열심히 식사를 하고 있는 게 너무 신기하고
나는 파리를 죽이는 살생을 하지 않아도 되니 적이 안심이 된다.

재수없는 벌에게는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사마귀게거미에게는 포획의 축하 멧세지를 보낸다.




























내가 포식자에게 이런 품새로 당하여
피가 낭자하고 뼈와 살이 찟어지고 뜯기고 있다고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치고 오싹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작은 풀밭에서 이런 잔인한
살생이 항상 벌이지니 무서운 정글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의 벌들은 꿀이나 화분을 모아 먹고
살아가는줄 알고 있으나 포식자로 살아가는 벌종류가 더 많다.


















































불쌍한 무당벌래가 진딧물을 포식하다가
그 죄업으로 제가 피식자가 되어 파리매에게 먹히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자연은 순환을 하고 종의 평형을 유지할 수 가 있나보다.


















나방이 거미에게 잡혀서 저 세상으로 가는 비운을 당했다.






































파리매 시키가 나방을 사냥하여 먹으며
내게 뺏길까 염려하여 이쪽 저쪽으로 도망을 다닌다.

어느 한종의 벌거지도 안전한 곳에서
마음놓고 편히 살아갈 수가 없는 곳이 이생이다.



















한참을 돌다가 사마귀게거미가

얼마나 뜯어 먹었는지 다시와 보니
보다 큰벌에게 먹이를 빼앗기고 말았고
뺏긴 먹이가 못내 아쉬운지 발을 뻗어 허우적거리며
먹이를 되찾을려고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래도 이 거미 녀석은 지피지기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저보다 힘이 센 녀석에게 잘못걸리면
피식자로 전락할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

연신 아까움이 넘치는 발짓을 하며
돌려 달라고 발을 뻗어 허우적거리고 있으나
말벌은 조금도 나누어줄 기색이 없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있다.







































힘센 벌이 여유롭게 먹이를 잘게 부수고 죽같이 만들어
집에서 커고 있는 제 애벌래에게 가져다 먹일려는 게 확실하다.

힘이 곧 정의며 약자는 강자에게 먹힐
수밖에 없는 게 세상의 이치인 것이 맞다.





























거꾸로 매달린채 작은 벌을 발로 돌려가며
강력한 이빨로 껍질을 부수는 소리가 내귀에까지
들리는 걸 보니 사자가 큰 얼룩말이나 누를 잡아 뼈를 부수어 가며
아귀아귀 먹는 모습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며 섬뜩한 느낌이 든다.

참으로 냉혹한 세상이고
삶과 죽음이란 게 찰나에 갈라지며
정의와 불의가 진정 무엇인지 자꾸만 헷갈린다.

자원이 많지만 가난한 나라의 자원을 빼앗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량 살상을 일삼는 부자나라의 
잔혹한 행위가 작은 풀밭 정글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한치의 차이도 없다.


















여행을 좋아하니 가끔씩 남의 여행기를 읽을 때가 있다.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미드나 남미의 피라미드나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로마의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을
보고 와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그 나라를 크게 부러워하고
우리의 왜소한 문화재를 폄하하며 스스로 위축된 사람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나는 항상 그 이면에
어떤 숨은 이야기가 감추어져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다.

이런 거대한 건축물들이
모두 통치자의 권력과 명예와 부와 영세를
누리겠다는 허욕으로 인하여  힘없는 백성이나 노예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진 것이라 여기며 결코 신께 영광을 바치는
거룩한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신을 모독하며 최고의 파렴치한 
비도덕적인 역사의 더러운 딱지가 웅장한 건축물로 남았다고 여긴다.

이런 걸 두고 감탄할 게 아니라 여기며
일만년도 채 되지 않아 자연으로 사라지고 말 허무로 여긴다.

로마의 웅장한 건축물을
내가 직접 접해 본다면 신께 경배를 하기보다는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감탄을 하기보다는 이런 건축물을 짓느라
희생당한 불쌍한 영령들을 위해 먼저 묵념을 올리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이번에 방문하신다는 교황님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면 좋을 것 같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라 칭하지 말고
"야만적인 파괴와 약탈 증거의 박물관"이라 해야 맞을 것 같다.

허긴 빼앗을 당시의 통상적인 정의와
요즘의 정의관이 판이하게 변하고 말았으니...

에구 에구 무심코 말을 이어 가다 보니
나만 똑똑한척 염병할 짓거리만 하고 말았네...
세상에서 젤로 못난 이중삼중으로 파렴피한 사람이...



일상 이바구....

그제 군에간 둘째 놀부 시키가 2박3일 휴가를 나왔다.

내게 전화하는 법이 없는데 이상하게 전화를 해서는...

"아부지!! 저예요...
별고 없으시지요. 아부지 대따 쌰량합니다.
저녁 일곱시 정도에 퇴근하시지요? 제가요...
그때쯤 찾아 뵐께요. 빨리 보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아부지..."

이누묵 시키의 그 이면 생각이 휀히 보이고도 남는다.

"옘마... 아부지는 너 좋아하지 않는데
왜 여기까지 올라고 그래... 오지마... 아부지는 너 좋아하지 않는다."

"에이.. 아부지?  
정말로 보고싶어서 전화했어요.
쫌 있다가 찾아 뵐께요. 있다가 뵈요."

그리곤 전화가 끊어지고 말았다.

전생의 빚쟁이가 자식으로 태어난다더니...

어쩔 수가 없이 거한 저녁 식사와
전생에서 빚진 금쪽같은 돈을 갈취당하고 말았다.

빼앗긴 돈이 인생에 보탬이 되는
유익한 곳에라도 쓰여졌으면 좋겠다만
엉뚱한 짓거리나 하고 댕기는 게 아닌지도 걱정스럽다.

웬수가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