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마음 따뜻한 분들이 넘처 나는 곳.   14-08-03
글쓴이 고태환   2,067 hit
 
서천에는 지인분들이 많다.

이 업을 하게 되면 전국 어디에나
지인이 많아지게 마련이기도 하다.

큰 돈을 벌 수가 있는 직종은 아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참 좋은 직업이기도 하다.

올초에 서천으로 이사를 가신 분께서
독한 감기에 걸리셨다길래 병원을 소개했더니
두분이 아주 친하게 되었으며 함께 곡차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단다.

함께 곡차를 나누시다
내 생각이 났다며 전화를 해왔고
통화가 된 김에 아주 날자를 정해 두고
저녁에 만나 함께 곡차를 나누자 못을 박아버렸다.

"8월2일 토요일날 저녁에 만나기로 정했으며
그때는 모두 부부동반이니 약속을 꼭 지켜서 참석하라고..."

"넵"
이리하여 약속이 이루어지고...
무궁화호 기차를 예매하여 서천으로 향한다.




























하늘에 먹구름 낮게 깔려 흘러가건만
시원한 비를 뿌려줄 생각이 없는 듯하고
폭염이 심하여 가만히 있어도 땀이 저절로 흘러내린다. 






























내게는 거리귀신이 씌여서
어디든지 낮선 곳으로 떠난다면 기분이 좋아지며
오랜만에 서울을 벗어난다는 설레임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기차안은 냉방이 잘 되어 션하고
달리는 기차안에서 차창 밖을 내다보며
무심히 흘러가는 시골 풍경을 바라는 맛도 그만이다.

천안을 지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폭우가 쏟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무시되고
감질나는 가랑비만 기차의 유리창을 겨우 적시고 있다.



















이젠 기차안에서 수레에 간식거리를
싣고 다니며 파는 아저씨는 없어지고
카페칸이 새로 생겨 그곳에서 간식을 사먹어야 되는 모양이었다.

심심하여 카페 열차칸 구경을 다녀오니
옆지기 아줌마도 엄청 심심하던지 나를 보고 가로되...

"그기에 커피도 안파나 보지?"

커피가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렇더라고... 칼치와 고등어만 팔고 있던데..."

"엥... 커피가 없다고??."

카페 열차칸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무질서하게
다리를 뻗고 앉아 있어서 발디딜 틈이 없고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서천역에 도착하니 병원원장님께서 직접
마중을 나와 계셨고 곧바로 만나기로 한 장소인 식당으로 왔다.

내 고향은 창밖만 내다보면
앞뒤가 모두 산으로 가려 있으나
이곳은 낮은 야산이며 평야가 넓고 땅이 비옥한지
모든 농작물이 잘도 자라고 바다가 가까워 해산물도 좋고
다른 모든 먹거리가 넘처나니 복받은 곳인 것 같아 부럽기도 하다.














































단촐하게 세팀만 만나는줄 알았더니
서천의 유지분들이 모두 모였는지 우리 부부와
식당의 주인 부부까지 합처 여섯팀이나 모였다.

처음 뵙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진작에 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어찌나 반갑게 맞아주시는지 부끄럽기까지 했다.

요즘이 제철이고 그렇게 바싸다는
민어 8키로 짜리를 잡아 회를 떠 왔다하고
큼직하게 썰어온 회와 부레와 껍질 데친 것에다
곡차까지 겯드리니 비싼 회가 입속에서 살살 녹고
오랫만에 입이 호강을 하니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아마 이런 고급회는 이곳분들도 마음대로
실컨 먹을 수 있는 게 아닐텐데 너무 송구스럽다.

내 주제에 이런 복을 누리며
호사가 겹치고 있으니 우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이곳에 모인 분들이 모두 나를 두고
"서울 양반"이라 하고 좋은 것은 모두 내게 먹으라 하시며
양보를 하니 몸둘바를 모르겠고 너무 고맙고도 미안스럽다.

화기가 애애한 가운데
밤이 이슥해지니 뱃속이 포화상태가 되었고
머릿속도 황홀해졌고 기분이 최고로 만족한 상태가 되었다.

2차를 가야 한다며
션한 맥주집에라도 가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모두 헤어지기로 하고서 원장님댁으로 돌아와
션한 맥차 한잔을 더하고 오랫만에 숙면을 취하고...

















시골의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과하게 취한 곡차 기운이 말끔히 사라지고 개운한 아침을 만났다.

병원원장님 댁은 기차역에서 백미터도 되지 않아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방송을 듣고 빠른 걸음으로 가서
훌쩍 차에 오르면 된다며 기차가 서울 오르내리는 자가용이라 하신다.
















































새벽에 일어나 이슬비 맞으며
동네 주위 돌아보니 머리도 맑아지고 엄청 상쾌하고 좋다.

이 무더위가 곡식을 더욱 알차게 여물게 하며 
복이 넘치는 드 넓은 들판 어디에나 가을의 풍요를 약속해 놓고 있다.
 
원장님께서 새벽에 일어나 이 못난 사람을 위해
뜨거운 밥도 짓고 해장국까지 사오셔서 대접을 해주시니
사람의 정도 밥만큼이나 뜨겁고 배도 든든해지고
이 원수를 갚을 길이 없을 것 같고 항상 큰 신세만 지고 다닌다.
















































아침 여섯시 기차에 올라 차창 밖을 내다 보니
어제 일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며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마음 따뜻한 분들께 큰 환대와 좋은 식사 대접을 받고
기차에 오르니 금방 서울이고 지각을 하지 않고 가게에 도착했다.

서천에는 마음 따뜻한 분들이 넘처 나는 곳이었네.


낼부터 나흘간의 휴가가 시작된다.

이번 휴가는 때가 때인만큼 집에서
다소곳이 방콕으로 일관하며 지내볼 요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