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백정과 김씨.   14-04-13
글쓴이 고태환   2,125 hit
 

요즘 같은 계절이 참 좋다.

기온이 적당하여 춥지도 덥지도 않고
어딜가나 꽃과 나무의 새싹이 넘처나고
모든 생물들이 활기가 넘처나며 걷기도 좋다.

산길을 걷노라면 참새나 오목눈이들도
짝을 찾는지 엄청 시끄럽게 지저귀고 가끔씩 꿩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꿩들은 몹시 겁이 많은지
눈에 보이기만 하면 금새 도망을 가니 찍을 수가 없다.
















































오솔길 가의 복사꽃에 고운 빛이 드니 불을 밝힌 것 같다.

이 복숭아나무에 파란 복숭아가 열리면 익기도 전에 모두 따간다.















































신갈나무의 연한 새잎은 빛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생강나무의 새순도 빛을 꼭 움켜쥐고 있다.




























성장이 왕성한 식물일수록 땅속의 수분을
많이 흡수하는지 잎새에 이슬도 많이 맺히는 것 같다.
















































빛이 좋으니 어느쪽을 둘러 보아도

나무의 새싹에는 초록 등불을 밝혀 놓은 것 같다.







































어디에나 흔한 제비꽃이고 흔하면 귀하지 않다.

골목의 돌틈에도 피어나고 묘에도 피어나도
귀하지 않으니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자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도 참 예쁘다.

숲속에 참나무잎이 두껍게 쌓인 곳을 헤치고
피어났으니 꼭꼭 숨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나같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특별한 눈에는 잘도 보인다.

작아서 연약해 보이고 누군가 고함 한번 치면 겁이 나서
금방 눈물을 주루루 흘리며 숨어 버릴 것 같이 애처로워 보인다.
















































하지만 대단한 개구쟁이 같이 보이기도 한다.

가랑잎 속에 숨어 있다가 무심히 지나는
나를 보고서 갑자기 얼굴을 확 내밀어 나를 놀래키고
까르르 웃는 꼬마 악동의 해맑은 얼굴같이 보여 귀엽다.
















































하지만 이런 녀석들도 사람보다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게 아닌가 한다.

지금 이런 꽃을 활짝 피웠다면
눈이 쌓인 동지섯달의 맹추위 속에서 부터 새싹을
튀우기 시작했을테고 배고픈 곤충이 처음 나오는 시기에
맞추어 누구보다 먼저 예쁜 꽃을 피워 올리는 강인한 녀석이다.

















어디에나 흔해서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지만
시간을 어기지 않고 제 역활을 충실해 해내는 제비꽃이다.

요 작은 제비꽃 네송이가 수줍게 고개를 들고
얼굴을 뻐꼼히 내밀고 친절한 미소를 보내며 잘 가라 인사를 한다. 

모두가 일본 사람들만큼만 친절하면 
손해 볼 일이 없고 사회가 밝아질 것 같다.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급우들과도
존댓말 사용하기를 했더니 반의 분위기가 좋아졌고
왕따도 없어지고 전국적으로 존댓말 사용캠페인을 벌일 것이라 한다.


예전에 어디에서 읽은 유머 한토막...

어느 지체 높은 양반 둘이서 푸줏간으로 고기를 사러갔단다.

한 양반이 "이봐!!! 백정 여기 쇠고기 한근 가져와."

"예... 여기 있습니다."하고 한근을 잘라 주었다.

다음 양반은...

"이보시게...  김씨... 나도 한근 주시게."

그런데 두사람의 쇠고기 질이 현저하게 달랐다.

먼저 주문한 양반이...

"아니... 이봐!! 백정... 쇠고기의 질이 왜 이렇게 다른거야?"

"아예.. 먼저 것은 백정이 자른 것이고
나중의 것은 김씨가 잘라서 그렇습니다요."

친절과 불친절의 차이가 이러하며
백정과 김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며 누구의 마음이나 이러할 게다.



 

제비꽃에 대한 시도 함 감상해 보시고...



 제비꽃

작은 꽃이라고 얕보지 마라
제 꿈을 위해 당당하게 선
저 거짓없는 얼굴을 보라
묵은 대지를 들어

새로운 하늘을 연
보랏빛 뚝심을 보라
바람이 흩어지는 향기 없이도 발길 붙잡는
요염한 눈짓을 보라
억센 줄기도 없이 기어코

꽃자루 올리는
지독한 몸부림을 보라
작은 꽃이어서 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제비꽃, 얕보지

마라...

글/최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