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7일 일요일 사진.
가게를 지키고 앉아 있어도
오가는 사람도 없는 날이었고 답답하여
조금 일찍 퇴근하여 한강의 거북선 나루터에 왔다.
오후 다섯시에만 되면 해가 저무는
겨울이 엊그제 같은데 4월이 되니 해가 길어졌다.




하루의 일몰이 아쉬운지 63빙딩 주변에는
새들의 군무가 펼처져 원을 그리며 점점이 날아다닌다.
둔치에 묶어둔 큰배는 운행하는 걸 보지 못했고
내부는 매점과 학생들의 수련장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참으로 한심하고 가슴 아픈 일이고
하느님도 무심하신 것 같고 분통이 터진다.
그 큰 배가 어처구니 없게 뒤집어지다니
이건 도대체 뭔 변고인지 알다가도 모르겠고
돈과 결부된 총체적 부조리의 종합편같은 생각이든다.
천재지변이 아니고 인재라 하니
더욱 마음이 아프고 오열하며 몸부림치는 부모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저절로 눈물이 흐르고 한숨만 나온다.
뒤집어지는 배안에서 암흑의 물속을
숨도 쉬지 못하고 헤메며 감당할 수 없는 공포와
고통속에서 죽음을 맞은 어린 학생들이 상상되어 밥맛도 없다.
느닷없이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심정은
얼마나 더 원통하고 절통해 하며 절망에 빠져 있을까?
자격증 하나 달랑들고 취업한지 20여일 되는
초보자가 배를 몰았고 양심도 없는 선장이란 사람은
어린 승객들을 두고 먼저 도망까지 갔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대형 버스나 큰 뱅기나 큰 배를 운행하며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들에게는
일반 상식과 양심과 희생정신에 대한 교육도 시켜야할 것 같다.
세월호의 선장은 포세이돈 어드벤츠나
타이타닉같은 멋진 영화 한편도 보지 않았나 보다.
5년전에 공주의 금강 둔치에서
경비행기를 타 본적이 있는데 그때 교관이란 분이
한 시간 비행을 할려면 다섯 시간 정비를 해야 한다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누누히 강조하는 모습이 든든해 보였다.
온 국민이 발을 동동 구르고 슬픔에 잠겨 있으며
제발 제발 모두가 무사히 살아나오길 기대하고 빌어본다.




한간둔치 둑의 콘트리트 틈새에 하얀제비꽃이 곱게도 피었다.
때로 이런 풀을 보면 척박한 곳에서도
용기와 꿈을 잃지 않고 꿋굿이 버텨내고
생의 절정을 구가하며 꽃을 피운 게 장하게 여겨졌으나
비옥한 땅에 뿌리를 내려 여러가지 풀들과 경쟁을 하다가
키가 작으니 풀섶에 가려져 흔적도 없이 죽는 것보다 낳다는 생각이 든다.
좁은 틈새여서 영양분이 부족하겠지만
혼자서 독차지 하며 경쟁자가 없으니 편하지 않을까?



움직일 수가 없으니 주어진 환경을 탓할 수 없고
더럽고 깨끗한 곳을 가릴 수 없이 묵묵히 견뎌내야 한다.
다른 동물들의 발굽 아래 짓밟혀
잎사귀가 망가져도 도망칠 수도 없고 원망하며
저항할 수도 없고 속으로만 인내하며 참아내야 한다.
하지만 무사히 예쁜 꽃을 피워
벌과 나비를 불러들여 씨앗을 잘 여물게 했을때의 기쁨도 있으리라.
이런 상상들도 식물의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나만의 기우같이 생각되고....





연약해 보이고 작은 녀석들일수록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에 남보다
먼저 싹을 튀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앗을 퍼트리는 약삭 빠름이 있으니 어쩌면
키큰 식물들보다 더욱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으며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체격이 작은 사람이 어릴때부터
남의 핍박을 견뎌내는데 익숙해지니
세상에 더 잘 순응하며 큰 일을 이루어내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제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쑥 무더기
틈에서도 꽃을 피워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세월호의 뱃속에 갇힌 사람들이 모두 살아 나와서
이런 하늘을 다시 바라보며 웃음지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뉴스만 보면 눈물이 나와 뉴스 보기가 겁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