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7일 날 오랫만에 갈매양묘원을 다녀 왔다.
명칭을 갈매수목원으로 해을 때는
여러 종류의 화초와 나무가 많았으나
이젠 서울시에 납품할 화초와 묘목만 가꾸니 썰렁해져 버렸다.
이날도 엄청 춥고 손과 발이 시리고 목덜미 속으로 찬바람 스며든다.



언제 어디를 가나 반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다.
세상에서 제일 부지런하신 양묘원 원장님의 찝차가 보이지 않는다.
집이 응암동이라 하셨는데
새벽 다섯시만 되면 츨근해서 주차해 있고
만나기만 하면 모자를 벗어들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시던
모습이 선한데 차가 없는 걸로 보아 정년퇴직을 하신 게 분명하다.
정년퇴직이라는 게 어떤 사람에게는
멋진 새로운 시작일 수가 있을테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난의 길로 접어들 수도 있을 게다.
요즘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이 정년이 되었다며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남의 일 같지가 않고 걱정이 앞선다.




보드라운 솜털을 고깔 속에 감추어
겨울을 지낸 버들강아지가 몸체를 키우더니
계절을 어기지 않고 고깔을 벗어며 기지게를 켜고 있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러지 않고
때를 어기지 않고 피어나는 게 신기하기만 하고....



묘목을 심을려고 갈아놓은 밭에 꽃다지가
서릿발 속에 뿌리를 내리고 이르게 꽃을 피웠다.




황량하기만 한 곳에 갯버들을 가꾸어 놓은 곳이 있다.
버들의 종류도 참으로 많은 모양이고
개울가나 강가에 제일 흔하게 보이는 게 이 갯버들이다.
오늘은 이 갯버들을 곱게 찍어 보기로 하고...







시골에 있을 때는 이 갯버들이 이뿐줄 몰랐는데
사진을 찍기 시작한 후부터는 모든 게 이뿌게만 보인다.


옅은 안갯속에서 해가 떠으로니
모든 생명에 활기가 돋는 것 같고 손도 덜 시린 것 같다.








이 보드라운 솜털에 입술과 볼을 비비니
그 감촉이 어린 병아리의 솜털이 닫는 것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도
이 버들강아지의 솜털 같이 부드럽고 포근했으면 좋겠다.

눈속에서 피어난다는 복수초가
원래는 세포기가 자랐으나 두포기는 없어지고 한포기만 살아남아 꽃을 피웠다.
조금 후에 햇볕이 들면 봉오리가 벌어질텐데 기다릴 시간이 없다.
오늘 아침에 아주 황당한 일이 있었다.
나보다 몇살은 어릴 것 같은 손님이
작년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오래된
영국제 스피커와 진공관을 팔아 달라고 맡겨 왔었다.
가게까지 힘들게 들고 온 것을
다시 돌려 보낼 수도 없고 받아 두고 판매해 보기로 했다.
받은 물건의 가격을 얼마로 정해서 팔아야 하는가 물어보니...
자기가 살때는 180만원주었는데 150만원만 입금을 시키라며 생색을 냈다.
음을 들어 보니 고음에서 갈라지며
이건 숫제 20만원짜리도 되지 않을 것 같고
턱도 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었으며
나를 시켜 자신이 이익을 남기고자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엉성한 제품을 판매하고 나면
다시 인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참으로 곤란할 때가 많다.
하여 이 물건을 사신곳에다 가져다 주면
더 많은 돈을 받을 것이라며 그곳으로 가져가라 하니 시간이 없다며 돌아갔다.
그리고 일년정도 흘렀고 아침에
물건을 가지러 왔고 가게 안에 있던 물건을 밖으로 내주었다.
얼굴에는 자신의 물건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불만이 잔뜩 서려 있었으며 말투도 거칠어져 있었다.
이 때에 나는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
잠시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자신들이 물건을
옮겨 가다가 바닥에 떨어 뜨려서 겉부분에 큰 상처가 나고 말았다.
그리곤 스피커 두짝을 다시 들고 와서
다짜고짜 나를 향해 욕을 하며 가게 앞에다
패대기를 쳐서 박살을 내고는 욕을 하며 가벼렸다.
"금강전자는 손님 대접을 이 따위로 합니까?"
라고 고함을 치며 공손하게 자신의 차에 배달을 해주지 않았다는 말도 했었다.
"아니!!! 내가 무얼 잘못했는지 알려주고 화를 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리곤 아무 말도 없이 한참을 서 있다가 가버렸다.
나도 그저 멍하니 처다 보고만 있었고
상가의 모든 사람들의 좋지 않은 일에 이목이 집중되니
너무 창피하고 마음이 아프고 아침부터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잠시후에 키가 자그마한 육학년인 손님께서
비싸고 무거운 물건을 힘들게 낑낑거리며 들고 오셨다.
"어이!!! 고사장 이 시디피 좀 팔아줄 수 있지요?"
이분에게는 여러번 신세를 졌고
내가 잘못한 부분이 많고 은혜를 웬수로 갚은 적이 많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예민하고 그 예민함이 변덕으로 작용해
조금만 음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꿈질을 자주한다.
우리는 음악 애호가들의 그런 변덕 덕분에 먹고 살 수가 있고...
이분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것저것 들어 보고 싶은
오디오가 많은 분이고 여러 가게에서 많이도 사다 나른다.
몇년만 지나면 집안에 오디오가 잔뜩 쌓이고
부인의 성화에 못이겨 많은 오디오를 다시 나에게 가져 오신다.
요즘은 누구나 바보가 아니니
철저하게 인터넷을 뒤져서 시세를 점검하고
또 점검해서 장삿꾼이 우리보다 시세를 더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이 마음은 남보다 몇푼이라도
더 비싸게 구매를 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법이다.
이분도 예외는 아니지만
언제나 시세보다 20%는 싸게 받아 달라고 하며
조금이라도 비싼 것 같으면 다시 돌려 달라고 하신다.
"다섯달 내에는 팔리겠지요?
돈은 팔고 나서 천천히 주시면 됩니다."
항상 미안하고 고맙고 반가운 손님이시다.
이분은 명일동에 사시는 박용조 님이다.
세상에 절대로 선하고 절대로 악한 사람은 없는 것 같고
다만 나와의 관계가 얼마나 원만한가가 있을 따름이다.
많은 세월을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삼분의 일은 나와 맷칭이 되며 마음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사람.
삼분의 일은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 그 나머지는 나와 상극인 사람들인 것 같다.
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
의사나 교직이나 성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욱 피곤할 것 같다.
세상의 그 어떤 사람도 끝까지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고 손해를 보는 것은 싫어하지만
아주 쬐끔만 배풀고 손해를 감수하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더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격어보니
이젠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이 이러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