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전쟁을 알아... 뭘 알아?   14-03-15
글쓴이 고태환   1,677 hit
 
몸에 좋은 피톤치드를 마셔가며
걸으니 운동이 되고 설경을 감상하며 즐기고
멋진 풍경도 찍을 수가 있으니 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일요일이라고 이불속에서 뒹글고 있으면
길지 않은 인생에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다.














































































































소나무가 우거진 건원릉 앞을 지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경사진 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나무들도 보다 많은 빛을 차지 하고자
길위로 휘어져 자라니 지나는 나를 향해
예를 다해서 국궁재배를 하며 인사를 하는 듯하다.

나무들에게 요즘 뜸하게 찾았다면 인사를 받으며
한껏 거만을 떨며 지나도 나무는 나의 오만을 탓하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겸손하지 않으면 욕을 먹으니 나무에게나 으시대보고...


























































진시황이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짜서 저승에 가서도
만세에 영화를 누릴려고 릉을 만들고 만리장성을 쌓으니
그 당시에는 원성이 하늘을 찔러겠지만 몇천년 후의 백성들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영화를 누리니 이런 게 모두 세상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포크레인도 없던 시절에 순전히 백성들의
손발의 부역으로 이런 큰 릉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노고가 있었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변신해 있으며
내가 선대의 노고에 제일 큰 혜택을 누리고 있지 않는가.














































함흥에서 가져다 심은 억새가
올 겨울도 무사히 견디고 잘 자라는지 모르겠다.














































산책 나온 모든 어른들이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다.















































이른 새벽에는 엄청 춥더니 해가 나니
기온이 올라갔는지 추위가 가셨고 눈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다.

아깝고도 아깝다.
늦은 오후나 되어 떨어져야지
나중에 방문하시는 분들도 설경을 제대로 구경할 수가 있을텐데...















































울창한 푸른 소나무 숲이 하룻밤새에 
새하얀 눈이 붙어 있으니 매일 오시는 분들도 몹시 신기하고 황홀하다.






















































































올해 서울 지방에는 큰 눈도 내리지 않았고
큰 추위도 없는 따뜻하고 무난한 겨울이 지나갔지만
그런데로 알맞게 눈이 내려 멋진 설경을 볼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올 겨울의 날씨같이 사람 살아가는 모습도
매사에 무탈하게 기복이 없이 지나가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인류의 역사를 두고 일생이 전쟁을 한번도
치르지 않고 무탈한 생을 보냈다면 큰 행운이라고 한단다.

나도 그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가 하지만
나는 생애에 전쟁도 치루어 보고 절망의 끝도 보았다면
더 많은 걸 깨닫고 요즘같이 무탈함에 대한 행복감도 더욱 컷으리라 여긴다.

고생끝에 낙이 오고 큰 고생을 해보아야
육신과 마음이 편안할때의 행복감이 더욱 큰 것이라 여기니... 

연로하신 손님이 오셨을때
이런 얘기를 하니 철없는 소리를 한다며 웃고 만다.

6.25때 전쟁에 참가하여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동료의 90%가 전사를 했었고 자신도 총에 맞아
아직도 한쪽페도 온전하지 못하여 숨쉬기가 곤란하며 
그런 지옥을 경험하는 것은 지금도 공포로 남아 있다고 한다.

6.25가 지나고 지독한 가난으로 인하여
밤낮없이 먹을 거리를 찾아 헤매고 봄이오면
쌀이 똑 떨어지고 들로 산으로 다니며 쑥도 뿌리까지
죄캐가서 그것조차 없어서 못먹고 허기가 져봐야 안다니까.

의정부가 고향이고 80대 중반인
노인분의 말씀을 대충 적어보자면...


"박정희대통령이 독재를 잘 했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서 이만큼이라도 국민들이 굶지 않고 살아가는거야.

조선눔들은 모두가 양반이어서 
죄다 혼자만 잘 나서 남을 헐뜯기나 하고 남에게 눈꼽만큼도
양보를 하지 않으니 일본눔들한테 당하는 건 아주 당연하거야.

제 아무리 양반눔이어도 사흘만 굶겨 놓으면
상눔들 다리밑으로도 기어 들어와서 제발 밥좀 달라고 빌붙을거야.

배는 고파 죽겠고 먹을 건 아무 것도 없고
아무도 보지 않을때 수도꼭지에 매달려 물로 배워 채워 봐야 한다고...

이렇게나마 밥이나 먹고 잘 살게 되니까
또 자유가 어떻고 독재가 어떻고 염병들을 하고
제 허물은 모르고 남을 깍아 내리지 못해 쌈박질을 하고 있는거야.

비겁한 눔들이 잘못한 건 따져야 하겠지만 
잘한 건 잘했다 칭찬도 해야지 죄다 잘못했다고만 떠들고 있으니...

지금 여야의 정치하는 눔들을 모조리 잡아다
사나흘씩 굶겨놓고 곤장을 백대씩은 때려야 한다고...

요즘 국회의원이란 친구들이 전쟁을 알아... 뭘 알아?
대부분이 고사장 또래가 많지?  전쟁이 뭔지도 모르고...

고사장도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알았어요?

그런데...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흥분했지.
괜히 고사장께 화를 내고 있는지 모르겠네. 미안해요."

말씀 한번 잘못 드렸다가 된통 혼이 났다.

그렇게 혼난 댓가로 점심을 얻어 먹긴 했지만...







 


bach 14-03-15 19:17
 
저의 당숙께서는 6.26때 인민군 두번, 국군 두번을 겪은 분입니다. 지금도 가끔 '살려달라'고 잠꼬대를 하십니다. 그분께는 지옥과 같은 전쟁이었습니다. 독일 드레스덴의 성모교회는 2차대전 때 완파되었다가 2005년에야 복원되었습니다. 교회 안에는 폭격때 찌끄러진 십자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교회를 둘러보고 나오며 '나는 운 좋게 두 비극 사이에 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고태환 14-03-16 15:21
 
사람은 두뇌가 명석하여
충격을 받고 나면 좀처럼 잊지 못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처참한 전쟁을 격어보지 않았으니 뭘 모르는 건 당연하겠지요.

물고기는 낚시에 걸려 입이 찢어진
녀석이 다시 낚시의 미끼이 물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