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한잔 마시니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갈증이 확 가시고 하늘이 더 파랗게 보이고
공기가 더 상쾌해진 것 같고 온갖 초목에 물이 힘차게 오르는 것 같다.
발걸음도 더 가볍게 산을 내려 온다.




내가 기분이 좋아지니
몸도 가벼워지고 꽃들도 더 반가워 하는 것 같다.
세상사 내 기분이 좋으면 다른 사람들의
기분도 좋아 보이는 법이며 항상 내 배가 부르면
가난한 이들의 배고픔을 모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의 언잖은 기분을 이해해 볼려면
나도 동참을 하며 고통을 느껴 보아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자수성가한 욕쟁이 손님께서 가게에 앉아
신문을 보다가 갑자기 육두문자를 써가며 욕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아니 제까짓!! 성직자라고 하는 눔들이
뭘 알기나 해. 어딜가나 신도들이란 정신없는 눔들이
용상받들 듯이 뫼시니 제 잘 난줄만 알고 교만해 터지고
큰 자가용이나 몰고 다니고 사치나 일삼고 뻐기고 다니지.
지눔들이 배가 고파봤어?
어디가서 멸시 당해 보기를 했어?
누구에게 싫은 소리를 듣기나 해봤어?
어딜가나 신부님, 목사님, 스님하고 떠 받드니...
신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그 모양이 되도록 만든 거란 말이야.
안그래요, 고사장? 그런데 당신은 어느 종교를 가지고 있는거야.
아니... 왜? 당신은 꿀먹은 벙어리야? 내 말이 맞아요, 틀렸어요?"
괜히 나보고 화를 내듯하시면서 흥분해 계신다.
"예!! 저는 두루 다 좋아합니다.
성직자도 일반인들과 똑 같은 사람인데요.
부처님도 좋고, 예수님도 좋고, 공자님도 좋고요.
그래야 천당도 가고 극락도 갈 수 있을 것 아닙니까?
노자 아저씨도 좋아하고, 소크라테스 영감님도 좋아합니다만
그 사람들이 뭔 얘기를 했는지 전혀 몰라요. 워낙 무지해서요."
"나는 당신의 그 점이 좋단 말이야.
까짓거 이 세상 얼마나 오래산다고 그래.
그저 둥글둥글 모나지 않게 사는 게 젤로 좋아.
어디 좋은데 가서 간단하게 한잔하면 어떨까? 괜찬겠수?"
갑자기 날벼락 같은 야단을 맞은 댓가로
곡차 한잔 얻어 마시니 이도 그리 싫지는 않다.


죽은 참나무 둥치에 모양새가 좋은 버섯이 피어났다.




겨울을 성충으로 지내고 봄을 맞는다는
나비가 있다더니 정말로 이 녀석들이 그런 모양이다.
산을 내려 오는 길에 많은 나비를 보았다.


누군가 풀잎 위에 구슬을 올려 놓았다.



개암나무가 꽃을 길게 늘어 뜨리고
자신은 이뿌지 않느냐고 시샘을 하고...
이뿌지는 않지만 신기할 따름이다.
이러한 화야산 산행을 마치고 사릉의 복수초가 궁금하니...

서너달 전에 문화관광체육부라면서 전화가 와서
사릉에서 찍은 내 사진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좋다고 하며 원본을 보내줄까 했더니
이미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용하라고 했더니
출입구의 매표소에 이 사진을 걸어 놓은 모양이다.
이 얘기를 프로 진사분께 했더니
노발대발하며 자신들의 밥줄을 끊는다고 돈을 꼭 받으라 한다.
내가 좋은 일을 한다며 인심을 쓰면
피해자가 생기니 이도 선행이 아닌 것 같다.





소나무 많은 곳에 가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앞으로 40년후면 우리나라의 소나무가 사라진다니
그때 나는 이 세상에 없겠지만 후세는 딱하게 생겼다.



이곳에는 온실에서 가꾸는 동백이 있다.
이 동백꽃 몇송이를 보며 남녁에 다녀온 기분도 내보고...





이 산수유 꽃을 보고는 섬진강 가의
산수유 마을에 다녀온 기분도 내보고...


돌단풍과 게을러 터진 복수초는 이제야 봉오리를 맺었다.
이런 휴무일을 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