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잠버릇이 이상해졌다.
새벽 네시면 어김없이 눈이 떠지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한시반정도 신문을 보고
다시 잠을 자다가 간단하게 아침을 때우고 얼굴에
물칠을 하고 늦은 시간에 집을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요즘 아주 게으름의 극치를 즐기며
산길을 돌아보며 다닌지가 오래된 것 같다.
오랫만에 산길로 접어드니
늘 만나는 노인분들이 반갑다 인사를 한다.






어느 산에나 흔하게 보이는 게 생강나무다.
생강나무 꽃봉오리가 터질듯이 부풀어 있을때 왔었고
이제 만개를 했으니 열흘도 넘어서야 산길로 출근을 해본다.
잎을 비벼 냄새를 맡아 보면
생강 냄새가 나서 생강나무라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이 생강나무의 어린 잎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고
다 자라 뻣뻣한 큰 잎으로는 부각을 만들어 먹는 걸 보았다.
이 나무의 잎과 꽃도 만병통치약이라 하니
모도다 산에 가시면 조금씩 채취해다가 잡수셔서 만수무강하시길...
참조해 보시면 좋을 듯.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erblovenet&logNo=150184106376

복숭아나무도 벌써 새싹이 피어났다.
이곳의 복숭아나무에는 꽃을 피우고
열매가 맺혀도 파랄때 모두 따 가기 때문에 익을 여유가 없다.





개암나무의 수꽃이 길게 늘어져 달렸다.

쪽동백나무의 잎이 제일 커지는 한여름이면 벌레들이
잎사귀를 돌돌 말아 이런 집을 만들어 놓아 나무를 못살게 군다.
겨울을 지내고 났는데도 그대로 말라버려 가지에 붙어있다.


참나무가 햇볕따라 기울어지게 높이 자랐고
가지가 뒤엉켜 있는 것도 오늘 따라 이뻐 보인다.
[3월18일날 찍은 사진.]





빛은 모든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고 더웃 멋스럽게 만든다.
아침 햇살에 생강나무 꽃이 더욱 이뻐게 화장을 한 것 같다.



숲속의 무채색 가운데 노란 색이 있으니 이도 재미가 있고...



산의 입구에 있는 무허가 음식점의
벽에 붙어 자라는 생강나무에는 꽃이 엄청 흐드러지게 피었다.
가을이 되어 기후가 잘 맞으면
단풍도 엄청 곱게 드는데 올해도 고운 단풍이 들길 기대해 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어릴때 소풍날이 다가오면
엄마가 어떤 김밥과 어떤 과자를 사줄까 기대가 크다.
하지만 그 기대에 맞게 풍요로운 소풍을 다녀온 기억이 없다.
아이들이란 게 엄마는 배를 골아 가면서도
자식들 위해서만 고생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기대를 하고 있으니...
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적이 여러번 있다.
어릿굴젖이 유명한 어느 바닷가에서
펜션사업을 크게 하고 있다는 젊은 손님이 가끔씩 오신다.
한번도 거래가 이루어 지지는 않았지만
항상 오실때 마다 내 마음을 기분좋게 하고 또 설레게 한다.
"존경하옵는 고사장님...
그동안 옥체 별고 없으셨습니까?" 하며
부인과 함께 씩씩하고 큰소리를 인사를 하며 들어온다.
손님께서 오셨으니 우선 차대접부터 하고...
금강까페에서 제공하는 공짜 차라는 게
싸구려 메밀차 아니면 봉지가루 커피가 전부 이긴하지만...
이 기계 저 기계로 음악을 들어 보자 청하면
군말 없이 최선을 다해서 잘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서 들려드린다.
금방 살 것 같이 호들갑을 떨며
고맙다고 하며 좋아하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몇해전 초겨울에 오셔서 굴젖을 좋아하느냐고 물었고
향기좋은 굴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냐며 좋아한다고 하니...
"그렇습니까? 그럼 제가 올해는
겨울내내 굴젖이 떨어지지 않게 올려드리겠습니다."
너무 감격하고 고마워서...
"고맙습니다. 이거야 미안해서 어쩌나... 그럼 잘 먹겠습니다."
벌써 입안에 향기로운 굴젖 맛이 감돌고
하얀 쌀밥에 굴젖을 넣고 쓱쓱 비벼 먹을 생각에 부풀어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봄이 오도록 꿩구워 먹은 소식이고 굴은 올라오지 않았다.
손님께서 깜박 잊었나 보다
그냥 지나치고 말았고 내 머릿속에서도 잊혀지고 말았다.
작년 봄에 또 그 손님께서 부인과 함께 오셔서
차 대접과 음악 대접까지 소홀함이 없이 대접했다.
그 손님께서 장황하게 자신의 고향을 자랑을 하신다.
"요즘이 바지락 철이고
살이 제대로 올랐으며 바지락 알을 듬뿍 넣고
국을 끓이거나 무침을 하면 국물이 그렇게 시원하며
술드시고 해장국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게 없을 겁니다.
제가 이번에 바지락 깐 것을 십키로쯤 올려 보내겠습니다."
라고 하며 호언장담을 하고 가서 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 바지락 알이 가득 올라오면
적당량씩 나누어 냉동실에 넣어 놓고
일년내내 해장국을 끓이면 되겠다고 가슴이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봄이 가고 여름이 와도 바지락은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2월 중순쯤에 또 부인의 손을 잡고 가게를 방문하셨다.
"사장님... 요즘이 쭈꾸미와 새조개철이 왔습니다.
조개 중에서는 새조개가 으뜸 아닙니까. 저희집에 한번 놀러 오시지요."
"어휴... 가게에 붙잡힌 몸이라 어디 움직일 수가 있어야지요?"
"예... 그렇겠군요.
그럼 제가 한 십키로쯤 올려 보내겠습니다.
한번 잡숴 보시면 아마 매년 찾아 헤매게 될 겁니다."
"허이구... 이거야... 원...
미안해서 어쩌나...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젠 기대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참 재미있는 사람같다.
서로 말로만 주고받고 기대를 하고 고맙고 잘 먹었다.
또 다음에 오시면 뭘 주실지 기대가 크다.ㅋㅋㅋ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나니 이젠 실망을 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