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의무는 네 배가 늘어나고 자유는 네 배로 줄어든다.   14-02-21
글쓴이 고태환   1,775 hit
 
이젠 곡차도 줄여야할 것 같다.
아니 완전히 끊어야할 것 같다.

전날 친구가 찾아와서 간단히 한잔 하자 하여
따라간 게 그만 발동이 걸려 과음한 게 탈이나서
대둔산 정상이 가까워 오는데도 머릿속이 부서지고
속이 부글거리고 토할 것 같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 오는데 진땀이 난다.

땀을 험뻑 흘리고 나면 좋아지겠거니 하지만 점점 힘들어진다.






































정상이 가까워지는 깔딱 고개인 모양이다.

간단한 음료수와 라면을 파시는 분이
곤줄박이와 박새에게 먹이를 주며 놀고 계신다.




























드뎌 대둔산의 정상인 개척비 앞에 섰다.

처음 입구에서는 산행을 포기할까 하고 생각했다가 한발한발 오르다 보니 정상이다.

















































정상에서 아래를 보니 지나온 곳이 환하게 내려다 보인다.

산의 남쪽 방향은 깍아지른 절벽이고
북쪽은 경사가 느슨하고 아직 눈이 완전히 녹지는 않았다.

행여 변산바람꽃이라도 보일까 하여
개울가를 열심히 살펴 보았지만 이곳에는 자생지가 아닌 모양이다.



























모두들 모여서 점심을 먹지만
나는 엄두도 낼 수가 없고 먹는 즉시 토할 것 같다.







































혼자 동떨어져 이쪽저쪽을 살피며 설중죽을 찍어보고...


















이윽고 점심시간이 끝나고 하산이다.

오솔길에 쌓인 눈이 녹기 시작하니
몹시 미끄럽고 엉덩방아 찧는 사람이 속출한다.

아이젠을 착용하자니 맨땅이 많고
아니 착용하자니 미끄러운 곳이 많기도 하다.



























이 고드름마져 모두 녹아내리면
금방 따뜻해지고 봄이 달려와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뒷산인 불암산을 한창 돌아다닐 때는
바위틈새까지 샅샅히 살피며 다녔고 어느 바위 틈새에
어떤 꽃이 피고 어떤 새가 둥지를 틀었는지 까지 외웠는데...

이런 골짜기를 헤매고 다녀도 볼거리가 많을 것 같다.

















































수백미터는 족히 될 것 같은 바위가
우뚝 우뚝 솟아 있으며 그런 틈새에 자라는 나무를 보는 것도 신기하다.



















































































































기암괴석이 우뚝 솟아 있으니
처다보는 이 모두가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직은 다리가 튼튼하니
이런 산엘 거뜬히 오르내릴 수 있는 근력이 있음에 감사하며...





큰 놀부 부부가 신혼여행을 다녀 왔다.

메누리가 "아버님...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하고
인사를 하니 내가 벌써 시아버지가 되었는가 하며 아주 어색하게 들린다.

내가 아직도 철이 들지 않아 천방지축을 모르고 있으며
지금도 집 밖에만 나서면 내 세상같고 어디든지 쏘 다니고 싶다.

내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게 엊그제 같고 
아버지께 인사를 했을때 "그래... 잘 갔다 왔냐?"는 말씀 한마디가 끝이었다.

그 어떤 사람도 충고의 잔소리는 싫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큰 놀부의 전력을 잘 아는지라 한마디 아니할 수가 없다.

"얘들아... 결혼이라는 게 뭔지 아느냐?
결혼은 이제 진짜로 성인이 되었다는 뜻이고
너희들의 생을 서로가 잘 협력해서 화목하게 가꾸는 거다.
그리고 의무를 네배로 늘어나고 자유는 네배로 줄어드는 것이다.
네 처가와 본가의 대소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는 뜻이다.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할때도
시제를 지낼때도 꼭 참석을 해서 함께 일을 해야 한다.

그 외의 다른 집안 행사때도 빠지게 된다면
네 처가 욕을 먹고 네 처가의 일에도 스스로 알아서 꼭 참석을 해야한다."

식구 한사람이 늘어 났으니 신기하기도 하지만
따로 밖에서 살아가니 짐을 모두 빼가고 빈방이 한칸
늘어나 집이 텅 빈 것 같고 작은 놀부마져 군생활을 하고
있으니 가끔씩은 지지고 볶고 싸울때가 그립기도 할 것 같다.

시시콜콜 잔소리나 일삼는 시아비보다
꿰다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게 점잖다는 얘기를
들을 나이가 되었으니 이 보다 더 한심한 일이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지갑은 열고 말은 적게 하라했는데...
열 지갑은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고 나이만 헛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