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여 가게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앉아 있는데
외국인 아빠와 어린 딸이 다정하게 걸어 가고 있었다.
겨우 두돌은 지났을 것 같은 딸이
아빠를 빤히 처다보며 깔깔 거리며 대화를 나누는데
거리가 멀어 말은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애교가 아주 만점이었고
가게 앞에 비치된 의자에 앉아서도 연신 재잘거리는 게 너무 예뻣다.
아기에게 자일리톨 껌 미끼를 들고 다가가서
아빠에게 카메라를 보이며 사진을 찍겠다하니 좋단다.



내가 미리 껌 하나를 꺼내 먹으며
작은 봉지째 건내주니 요 구여운 꼬마 숙녀가
껌을 받아들고는 눈빛이 확 달라지며 좋아서 어쩔줄을 모른다.
이런 맑은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보는 이의 마음도 덩달아 맑아지며 행복해지는 게
아기들의 티없이 맑고 순수한 마음이 전이 되어 저절로 행복해 진다.


"오!!! 뷰리풀 베이비!!!"를 연발하며 셔트를 누르니
아빠도 몹시 기분이 좋은지 아기를 그윽히 내려다 보며 만족해 한다.



"스마일!!! 윙크!!!" 를 외치니
내 마음을 훤히 읽고 말을 알아들었는지
표정을 잘도 지어주니 탈렌트가 따로 없다.
아빠가 "깜샤합니다." 라고 시키니
혀짧은 소리로 "깜샤...." 라고만 하고는 수줍어 한다.
이런 걸 불가에서는 이심전심이라 했다던가?



"파파... 아... 아..." 라고 말하니
아빠 입에 넣어 드리라는 말도 척척 알아 듣는다.
아기들의 마음은 언제나 순수하고
내 마음도 평소와는 달리 이 순간만은 순수해졌을 게고
서로가 말은 통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표정만 보아도 바라는 바를
금방 알아 차릴 수가 있고 기분좋게 행동으로 옮겨진다.



껌 몇알 얻으니 고맙고...
아빠 얼굴 처다보니 안전하고 행복하고...
험악한 얼굴이지만 껌을 나누어준 내 얼굴을 처다보며
고마우니 이런 순진무구한 아기의 마음을 두고 무위천사라 하는가 보다.


껌 몇알을 받고 좋아서
연신 아빠 얼굴 처다보고 기쁘고
나를 보고 함박 웃음 지으니 함께 하는 세사람 모두가 행복한 아침이다.
진정한 나눔의 즐거움은 이런 게 아닐까 한다.



요런 이뿐 꼬마 숙녀의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아마도 모난 구석이 전혀 없고 공같이 둥글 것 같다.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미소를 가진
요 꼬마 숙녀의 이름은 Autumn 이라고 하니 가을이다.
최인호선생의 "길 없는 길"이란 소설에 나오는 불경의 내용이다.
"애욕에 물들고 분노에 떨고
어리석음으로 아득하게 되는 것은 어떤 마음인가.
과거인가, 미래인가, 현재인가, 과거의 마음이라면
그것은 이미 사라진 것이다. 미래의 마음이라면
아직 오지도 않은 것이고, 현재의 마음이라면 머무르는 일이 없다.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다른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형체가 없어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나타나지도 않고 인식할 수도 없고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것이다.
마음은 어떠한 여래도 일찌기 본 일이 없고
지금도 보지 못하고 장차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은 마음이라면 그 작용은 어떤 것일까.
마음은 환상과 같아 허망한 분별에 의해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마음은 바람과 같아 멀리 가고 붙잡히지 않으며 모양이 보이지 않는다.
마음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 멈추는 일 없이 나자마자 사라진다.
마음은 등불의 꽃과 같아 인[因]이 있어 연이 닿으면 불이 붙어 비춘다.
마음은 번개와 같아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순식간에 소멸한다.
마음은 허공과 같아 뜻밖의 연기로 더럽혀진다.
마음은 원숭이와 같아 잠시도 그대로 있지 못하고 여러 가지로 움직인다.
마음은 화가와 같아 여러 가지 모양을 나타낸다.
마음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마음은 혼자서 간다.
두번째 마음이 결합되어 함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왕과 같아서 모든 것을 통솔한다.
마음은 원수와 같아 온갖 고뇌를 불러일으킨다.
마음은 모래로 쌓아 올린 집과 같다.
무상한 것을 영원한 것으로 생각한다.
마음은 쉬파리와 같아 더러운 것을 깨끗한 것으로 생각한다.
마음은 낚시 바늘과 같아 괴로움인 것을 즐거움으로 생각한다.
마음은 적과 같아 항상 약점을 기뻐하며 노리고 있다.
마음은 존경에 의해 혹은 분노에 의해 흔들리면서
교만해지기도 하고 비굴해지기도 한다.
마음은 도둑과 같아 모든 선근[善根]을 훔처간다.
마음은 불에 뛰어든 부나비처럼 아름다운 빛깔을 좋아한다.
마음은 싸움터의 북처럼 소리를 좋아한다.
마음은 썩은 시체의 냄새를 탐하는 멧돼지처럼 타락의 냄새를 좋아한다.
마음은 음식을 보고 침을 흘리는 종처럼 맛을 좋아한다.
마음은 기름 접시에 달라붙는 파리처럼 감촉을 좋아한다.
이와같이 남김없이 관찰해도 마음의 정체는 알 수가 없다.
즉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마음을 얻을 수 없는 것은 과거에도 없고 미래에도 없고 현재에도 없다.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없는 것은 삼세[三世]를 초월해 있다.
삼세를 초월해 있는 것은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다.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닌 것은 생기는 일이 없다.
생기는 일이 없는 것에는 자성[自性]이 없다.
자성이 없는 것에는 일어나는 일이 없다.
일어나는 일이 없이는 사라지는 일이 없다.
사라지는 것이 없는 것에는 지나가버리는 일이 없다.
지나가버리지 않는다면 거기에는 가는 일도 없고 오는 일도 없다.
죽는 일도 없고 태어나는 일도 없다.
가고 오고 죽고 나는 일이 없는 것에는 어떠한 인과의 생성도 없다.
인과의 생성이 없는 것은 변화와 작위가 없는 무위[無爲]다.
그것은 성인들이 지니고 있는 본성인 것이다.
마음의 타고난 본성은
허공이 어디에 있건 평등하듯이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타고난 본성은 모든 존재가 마침내는 하나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차별이 없는 것이다.
그 본성은 몸이라든가 마음이라는 차별에서
아주 떠나 있으므로 한적하여 열반의 길로 향해 있다.
그 본성은 어떠한 번뇌로도 더럽힐 수 없으므로 무구하다.
그 본성은 자기가 무엇을 한다는 집착.
자기 것이라는 집착이 없어졌기 때문에 내 것이 아니다.
마음의 본성은 진실한 것도 아니고 진실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결국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점에서 평등하다.
그 본성은 가장 뛰어난 진리이므로 이 세상을 초월한 것이고 참된 것이다.
그 본성은 본질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므로 없어지는 일도 없다.
그 본성은 존재의 여실성으로 항상 있으므로 영원한 것이다.
그 본성은 가장 수승한 열반이므로 줄거움이다.
그 본성은 온갖 더러움이 제거 되었으므로 맑은 것이다.
그 본성은 찾아 보아도 자아가 있지 않기 때문에 무아[無我]다.
그 본성은 절대 청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안으로는 진리를 구할 것이고 밖으로 흩어져서는 안된다.
누가 내게 성을 내더라도 마주 성내지 말고,
두들겨 맞더라도 마주 두들기지 말고,
비난을 받드라도 마주 비난하지 말고
비웃음을 당할지라도 비웃음으로 대하지 않는다.
자기의 마음속으로 도대체 누가 성냄을 받고,
누가 두들겨 맞으며, 누가 비난받고 누가 비웃음을 당하는 것인가 되살핀다.
수행인은 이와 같이 마음을 거두어
어떤 환경에서라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이상 부처님께서 설하신 마음이란 말씀이란다.
길다란 글을 힘들게 옯겨다 놓았다.
후와... 마음이란 게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그 눔의 마음이란 걸 깨닫는 약을 어디에서 판다면
시원하게 먹고 해탈을 해버리고 항상 참 마음을 가지고
기뻐하고 행복해졌으면 좋으련만 그런 약은 어디에도 없다네.
우매하기 짝이 없는 나는 왜
이런 글을 읽어 보고도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항상 우울하고 불평불만으로 가득차 있는지 모르겠다.
께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싸게 파는 곳이 어디 없을까?
청정한 마음은 한접시에 얼마나 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