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버르장머리 없는 장로님...   13-12-28
글쓴이 고태환   2,243 hit
 
요즘은 게으름이 극에 달해서
뒷산의 오솔길을 걸어 본지도 오래되었다.

12월 19일날 찍은 사진이다.

새벽에 하늘이 잔뜩 흐리고 눈발이 날리길래
불암산 숲속에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길 기대하며
서둘러 빠른 걸음으로 산길로 돌아 출근하기로 했다.















































약한 눈이 날리기는 하나
넓은 면적을 찍으니 표현이 되지 않는다.

며칠전에 내린 눈이 응달쪽에는
아직도 녹지 않고 얼어 붙어 길이 몹시 미끄러워 사람이 적게 다닌다.
















































불암산 중턱에 작은 화단을 꾸며 놓았으니
평평한 곳이고 그곳에 도라지와 억새풀이 돋아났지만
응달이니 발육이 시원치 않고 눈위로 드러난 마른 풀잎이
마치 화선지에 난초를 그려 놓은 듯하고 올해 씨앗이 새싹을 튀운
키작은 팥배나무가 잎 한조각을 떨처 버리지 못하고 추위를 견디고 있다.
















































오솔길의 눈위에 닿는 발자국에서
눈이 짓눌리며 나는 뽀드득하는 소리가 경쾌하고
왠 새들이 이리도 많은지 그 소리가 시끄럽기까지 하다.















































땅이 모두 하얀색이라면 어떻게 될까?

오늘은 하늘이 흐리니
선글라스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햇볕이 좋다면 빛이 반사되어 눈이 망가질까 겁나고
사시사철 새하얀 색으로 덥혀 있다면 금방 싫증이 날 것 같다.

항상 황토흙색이었다가 새하얗게 바뀌니 새롭고 좋아보인다.

벌레의 몸이나 새의 깃털이나 보호색이 없어지니
몸의 색도 포식자를 속이기 위해 모두 바꾸어야 살 수 있을 것 같고...

이 모두가 창조주께서 모든 생명을 보우하사 이렇게 만든 것 같다.













































밀림같은 숲이다.
밀림속에 바람이 불면 바닷가의 파도가 쏴하고 몰려오는 듯하다.

참나무에 도토리를 달고 있는 죄가 커서
사람들에 의해 둥치에 평생 잊혀지지 않을 큰 상처를 입었다.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상처를 기억하며 원망하고 있을까?

전후좌우의 설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산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전철이 가까워졌고
눈발이 그치고 날이 맑아질 모양인지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사람의 이름은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어제 친구인 박장로님께서 무릎이 아파서
걸음 걷기가 곤란해 병원에서 진찰을 받으니
연골이 모두 망가져 급히 입원해 수술을 받는다고 했다.

이 친구 2년전에만 하더라도 건장하고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더니 다리가 불편해
운동을 못하니 나와 같이 아랫배가 볼록 나오고 말았다.


이 친구의 이름이 이상해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다.

같이 다니며 사진을 찍을때..
주위에 여러 사람이 있을때는 특히 이름을 강조해서 큰소리로 부른다.

"장로님... 장로님...
여기있는 주홍부전나비가 너무 이뿝니다.
이 녀석을 이슬과 함께 예쁘게 찍어 보시지요?"

그러면 주위의 여러사람 시선이 집중되며...

"아.... 저분은 교회의 장로님이시군요.?"
하며 존경이 가득찬 눈초리로 처다보곤 한다.
특히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의 눈에는 경외심까지 깃든 것 같다.

그러다가 멀리 있어서
내 말을 제대로 못알아 듣고 빨리 오지 않으면
"야이... 장로시키야... 빨리 오란말이야. 도망갈지도 몰라..."
하고 고함을 치면 모두들 눈을 둥그렇게 뜨고 처다보며
나를 어느 조폭의 불량배가 아닌가 하는 눈초리로 처다본다.

어제는 무릎 수술을 한 병원으로 문병을 갔다가...
병원 로비의 안내원이 있는 곳에 가서...

"박장로님께서 몇호실에 입원해 있습니까?"

"아니... 그렇게 물으시면
제가 어떻게 알 수가 있습니까? 이름을 불러 주셔야지요?'

이 분도 교회의 장로님인줄 알았었나 보다.
"입원해 있는 환자의 이름이 박장로라고 합니다."
라고 하니 아이쿠 미안합니다를 연발하며 가르처 주었다.

뒤늦게 대학에 등록하여 경영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으며 과 대표도 맡곤 했었다.

밤늦은 시간에 오십대 초반의 지도 교수님께서 문병을 오셨다.

무릎 수술을 한 제자는 버르장머리 없이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지도 교수님의 문안 인사를 받고 있었는데 정말로 나뿐 사람같았다.

세상이 아무리 거꾸로 되어
물구나무를 섯다지만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제자를 둔 교수님이 딱하고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내가 너무나 기가 막히고 화가 나서 한마디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어이... 이보게... 박장로군...
아무리 아파도 그렇지 교수님께서 친히 병문안을 오셨는데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뻔히 누워서 문안을 받을 수가 있는거야.

지금 당장 일어서서 예를 갖추라고...
땅바닥에 내려와 엎드려 큰 절을 삼배 올리라고...
차렷!!! 열중 쉬엇!!! 빨딱 일어서서... 교수님께 경롓!!!"

그래도 얼굴만 야간 붉어질뿐 여전히 누워있다.

"아니... 아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교수님께서 제자를 크게 잘못 가르치셨구만요.
우찌하여 제자가 가만히 누워서 문안을 받도록
버르장머리 없이 가르치셨습니까? 지금 당장 회초리를 가져와
종아리를 걷으라 호통을 치시고 정신이 번쩍 들게 때려 주어야 합니다.
아니면 다리 몽댕이가 부러지도록 페버려야 합니다.
저런... 저런... 버르장머리라고는...  쯧쯧..."

이렇게 한바탕 웃어보기도 하고...


무릎이 다 낳을때까지는
아무리 까불어도 장로님께서 나에게 덤비지 못할테니...

사람의 몸 어느 한구석이라도 아파
제대로 운신을 하지 못하면 다른 부분도 덩달아 고장이 난다.

운동을 하지 못하니 배가 볼록해지고
성인의 최대적인 비만으로 이어지고 있었으며
몸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나빠지니 무릎만 낳으면 다시 건강이 좋아질게다.

장로님 장로님...
어서 어서 무릎이 낳아 산야를 날아 댕겨 보자고...





 


박장로 13-12-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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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라
복수가  뭔지를 맛보게  해줄태니~~~~
^^*
고태환 13-12-28 15:33
 
어디 함 겨루어 보자는 말씀인감.

장로님... 장로님... 고정하시지요?

무릎이 아킬레스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절대로 절대로 저에게 덤비면 아니 되옵니다.

뽀족 구두를 신고와서 무릎을 걷어차면 어쩌실려고 그러시옵니까?
박태백 14-01-21 21:20
뎃글 삭제  
하얀 눈밭에 갈색 난을 치셨군요.
훌륭한 작품 즐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