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나이에 비례하여
빠르게 지나간다는 말을 실감한다.
3학년은 30키로미터, 5학년은 50키로미터,
6학년은 60키로미터로 빠르게 달려간다 하니
정말로 빠르게 흘러가며 그 속도는 제어가 되지 않는다.
책상 위의 캘린더를 바꾸어 놓았지만
서류에 날자를 쓸때는 나도 모르게 2013년이라 쓰는 경우가 많고
혹시 치매증상의 전단계가 아닐까 하고 의심이 들때도 있어 겁이 나기도 한다.
벌써 새해가 시작된지 며칠이 지났건만
아직도 해가 바뀌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으니...
일요일을 맞아 양수리를 찾았다.



가로등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고
해가 떠오를 시간이지만 동녁이 흐린 걸보니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긴 틀려고 마음까지 스산해진다.




어찌된 연유인지 내가 시간 여유를 가지는
일요일에는 항상 하늘이 흐리고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해가 떠오를 무렵이 제일춥다.
천지가 녹색이었을때는 생명력이 넘처났었지만
녹색잎을 모두 떨군 버드나무와 아카시나무가
나목을 변하니 괜히 쓸쓸한 느낌이고 외롭다는 생각이든다.
강가에는 매서운 바람이 불고 강이 얼어 있으니
오리는 없고 까치 녀석들만 짝찾기 탐색을 하는지 무리를 이루어 날아다닌다.



수십번 이곳에 오지만
언제나 꼭 같은 날은 한번도 없고 항상새롭게 느껴진다.




동녁의 해는 잠시 구름에 약간의 홍조를 띄우다가
나무위로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가 이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 추운 날씨에 사이가 좋아 보이는
초등학생과 아버지가 산책을 뛰고 달리며 운동을 하고
버드나무의 아무렇게나 휘어진 가지가 추상화같고 오늘따라 이뻐 보인다.
가는 가지가 빽빽하게 아무렇게나 뻗은 것 같이 보이지만
이 가지들도 보다 많은 햇볕을 많이 받기 위하여 뭄부림을 치며 자랐을 게다.




버드나무는 물속에 잠겨서도 잘 자란다.



지금 시간대에는 새들이 갈대에 붙어
먹이를 찾아야 하나 하늘이 흐리니 새들이 쉬고 있나 보다.


땅바닥에 붙어 자라는 크로버에 하얀 무서리가 내려 앉았다.
아마 이런 풀들도 통각기관이 있는지 모르지만
날이 풀리면 다시 살아나는 걸로 보아 통증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양수리를 벗어나 출근하며
능내리 강가에 오니 안개가 걷히고 해가 나타났다.
캐롤송도 듣지 못하고 크리스마스가 지났고
또 한해가 지난지 별써 며칠이 지났고 시간은 삽시간에 흘러간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화의 화제도 바뀌는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나이가 어리지만
사회에서 은퇴를 하고 그저 음악이나 등산이나
다른 취미를 즐기며 유유자적 살아가는 육학년이 한참
지난분들은 걱정거리가 없이 초연하게 살아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생명을 가진 이들은
걱정거리 하나씩은 꼭 부여안고 살아가야 하는 게 숙명인 것 같다.
요즘 내 또래나 연배인분들의 걱정거리는
장성한 자녀들의 혼사 문제가 대화의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아니!! 글쎄... 이것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방구석에만 죽치고 앉아서 하릴없이 티비 채널만 돌리고 있는거야."
"아니... 이눔의 지지배들이 남자하고
데이트를 해야지 지 자매 둘이서만 밤낮 어울려 댕기니 클랐어요."
"아니... 허구헌날 밖으로 돌면서
도대체 여자를 데리고 오지 않으니 어쩌면 좋아
낼 모래면 사십이 넘어간다고 어디 좋은 처자 중매하나 할 곳 없수...
당신은 마당발 아니냐... 내 양복 열벌을 해줄테니 중매좀 서보라고.. 제발 부탁하네.."
"다른 친구들은 손주 돌이라고 자랑이 늘어졌는데
우리집 아이들은 사십이 가까워 오는데도 아직도 장가갈 꿈도 못꾸고 있으니..."
"어이구!!! 저 꼴도 보기 싫은 것들을...
내쫒지도 못하고 저 년 얼굴의 주름이 지 엄마하고 똑 같다니까?"
대부분 이런 류의 하소연이 어이진다.
오래전에 출근하며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얘기다.
아싸 아싸!! 하며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달라는 프로였다.
우리 남편이 산년 실직끝에 취직이 되었다.
이제 남편 봉급으로 살게 되었다. 아싸아싸!!! 신난다는 정도의 얘기다.
어느 주부가 보내온 편지였다.
"아싸 아싸!!! 이걸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아들이 사고를 처서 내 나이 마흔셋에 할머니가 된다. 아싸 아싸!!!"
행복한 할머니 될 꿈에 젖어 유쾌한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젊잖은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다.
이젠 순결이니 정조라는 말도 없어졌고
우리 애들이 어디가서 사고라도 처서 손자를 안고 들어 왔으면 좋겠어."
목민심서에서는....
나이가 스물한살이나 되도록
과년한 처녀가 시집을 못갔다면
그건 고을 수령이 선정을 배풀지 못한 탓이니
수령이 문책을 받음이 마땅하다는 요지의 글이 적혀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젊은 이들이
결혼을 하지 못한 책임이 정치인들에게 있는데
요즘 정치인이란 사람들은 이런 문제는 안중에 없는 것 같다.
당시 백성들의 평균수명이 사십이 넘지 못했으니
빨리 혼사를 치르고 생산을 해야 했으니 그랬을 것이다.
정치인이란 사람들에게 부탁하나 하고 싶은 게 생각났다.
나이 삼십이 넘은 멀쩡한 처녀 총각들이
큰 결격 사유가 없이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독신세"라는 걸 신설해서 월급의 절반을 세금으로 뺏으면 어떨까 한다.ㅋㅋㅋ
이런 노총각 노처녀들의 대답도 다 이유가 있단다.
부모네들이 살아온 모습을 지켜본 아이들이...
"저는 부모님같이 살지 않을래요.
뭣하러 시집가서 꼴도 보기 싫은 남자 빨래나 하고 살아요?"
점점 살아가기가 팍팍해지는 사회가 되고
자식들 교육이나 집장만 하기가 힘들어지는 시대가 되었다.
혼기가 닥친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할 용기조차 잃은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여자들이 너무나 많이 배우고 실력이 출중해지니
자신보다 멋진 남자를 찾지 못해 결혼을 포기한 처녀들도 많다고 한다.
꼴도 보기 싫은 많은 처녀 총각들아...
농사도 때를 맞추어야 하고
아기 낳는 것도 때를 맞추어야 하며
모든 세상 일은 때를 맞추어야 하는 법이니 빨랑 결혼이나 하거라.
제 먹을 것은 제가 가지고 태어나며
산입에 거미줄 치는 법이 없으니 염려말고 아기나 쑥쑥 낳거라.
"내 너희에게 진실로 진실로 이르노니...
때에 맞게 살아야 행복도 존재하는 것이며
때를 놓치게 되면 만사가 흩트러 지나니 깊이 맹심할지어다."
금강복음 1장6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