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최고의 솔숲.   14-01-12
글쓴이 고태환   2,053 hit
 
이제까지 다닌 산중에서 제일 걷기에 편한 산이다.

서너곳 얕은 언덕같은 같은 곳이 있긴 하지만
약간 숨이 찬듯하다가 내리막 길이 이어지니 완전히 식은죽 먹기 등산이다.

숨이 목끝까지 차서 헐떡 거리고
다리가 금방 부서질 것 같이 힘이 들고
내가 왜? 이런 산에 와서 생고생을 하는가 되물어며
온몸이 땀에 흠벅 젖으며 올라야 하는 게 등산일진데 너무 싱겁다.
























































거목 소나무가 벼락을 맞았는지 
큰 상처를 안고도 꿋꿋이 살아온 흔적이
뚜렷이 남은 모습을 보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옅은 구름 사이로 히미하게 떠오른 햇볕이 참나무
숲에 스며 들었고 키작은 떨기나무와 키큰 나무 아래에
눈이 녹은 부분과 녹지 않은 부분의 경계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람들도 자신의 속내를 감추며
남을 기만하지 말고 모두 선명하게 열어놓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거목 소나무의 철갑과 윗둥치의 붉은 모습도 아름답고...












































뒤처져 가다보니 일행들은 점심 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자동차 덥게를 가져와서 덥으니
금방 야외용 비닐하우스가 되었고
차가운 칼바람이 들어 오지 않으니 엄청 따뜻하고 좋다.

따뜻한 곳에서 곡차를 곁드린 점심 맛은 아주 그만이었다.
















































































가끔씩 나타나는 소나무 군락지에서는
솔향이 그윽하게 풍기고 스치는 바람에
솔잎 부딪히는 쏴하는 소리가 음악이 되어 들린다.



















































































































경사지에 아름드리 금강송이 대나무같이
곧게곧게 쭉쭉 뻗어 있으니 감탄사가 절로나고 가심이 다 시원하다.

한껏 멋을 부리며 구부러진 소나무도 좋지만
이렇게 시원스럽게 뻗어 있는 것도 너무 멋지다.

이런 솔숲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오늘 산행의 의미가 있는 듯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 두 놀부들 데리고 다시한번 오고 싶다.























































솔숲에 한참을 머물다 허겁지겁 뛰어 내려오니 일행이 쉬고 있다.


감동적인 솔숲을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
그저 밋밋하고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은 것 같다.

무엇이든 현장에 와서 보고 감동하는 게 제일인 것 같다.



한여름 무더위에 이런 곳에 찾아와
옥수같은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어도 신선놀음일 것 같다.

어머니 실아실제 왜 이런 좋은 곳에
모시고 오지 않았는지 후회가 막급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는 걸 즐겨했었다.

그 후에도 그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어느날 큰 누님께서
나를 흘겨 보며 볼록배 아줌마에게 요즘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친구들 데려오느냐며 자주 데려오면 내쫒으라 했었다.

왜 그런 버릇이 생겼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버릇은 어머니께서 은연중에 가르친 게 아닌가 한다.

어렸을때 부터 여러 친구들을 데려오면...

"아이구... 친구들이 많이도 왔구나...
너는 참 잘 생겼구나... 공부도 잘 하지?
너는 어느 동네 사느냐? 아버지는 뭘 하시냐?
그래 잘 놀러 왔다. 부모 팔아서 좋은 친구를 사는 법이다.
사람사는 집에는 많은 사람이 들끓어야 좋은 것이다.
모두들 사이좋게 잘 먹고 놀다 가거라...다음에 또 놀러 오고..."

등등을 물어 보시며 잠깐만 기다려라 하시고는
부엌에서 감자나 고구마를 삶아 내오시기도 하고
찬밥이 있으면 나물에 고추장을 넣고 볶아 오시기도 하고 국수를 삶아 주시기도 했었다.

많은 친구들이 찾아와도 따뜻한 말씀
한마디 하시며 편안하게 대해 주시니 스스럼없이 데리고 왔었다.

어떤 친구의 집에 가면 부모님께서
아무런 말씀도 없이 먹을 걸 불쑥 내놓으시며
이거 먹고 잘 놀다 가거라 하시며 다른 방으로
들어가 계시거나 다른 볼 일을 보곤하셨는데 왠지
빨리 먹고 가라는 듯이 느껴졌고 분위기가 서먹하게 되곤했었다.

어느 부모나 자식 잘 되길 바라거나
그 자식의 친구들 대하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따듯한 말씀 한마디의 차이는 참으로 큰 것 같다.

따뜻한 말씀 한마디가
찾아가고 싶은 집과 찾아가기 싫은 집을 가르는 것 같다.

많은 친구들이 우리집을 찾는데는 스스럼이 없는데
부모님께서 말씀이 없으신 친구의 집에는 가길 꺼려 했었다.

따뜻한 말씀 한마디를 곁드린 친구 대접은
어떤 고급 음식보다 값진 것 같고 맛도 좋았고
친구를 내편으로 만드는데 제일 좋은 특효약인 것 같았다.


그리고....

요즘에는 모두가 바쁘니
친구들을 집에까지 데려와 대접하는게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그럴 마음의 여유까지 없어진 사회가 되었다.

집에 큰 행사가 있어도 모두들 식당에서 대접하고 헤어지는 게 고작이다.

식당에서 아주 비싼 최고급 음식을 대접을 받아도
왠지 정성을 빼버린 것 같고 돈만 낭비하고 허전한 느낌마져 든다. 

꼭 무슨 행사가 없더라도 아무때나
닭두어마리에 마늘과 생강만 넣고 푹 고아내면
여러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근사한 식탁이 차려지고
오손도손 담소나누며 먹으니 맛도 더하고 정도 더욱 깊어지고
친구 살아가는 모습도 보며 친구의 가족들 알아가는 게 얼마나 좋은가.

옛날에는 친구의 아들을 밖에서 만나도
알아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친구의 아들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고 점점 더 삭막한 사회가 되어간다.

조금만 귀찬음을 참고 집에서 대접하면
돈도 절약되고 정도 깊어지고 일거가 십득은 될 듯하다.

이런 말했다고... 집에 가서 얻어 터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가심이 떨리고 클랐지만 우리집엔 언론의 자유는 있는 있으니...

일기를 쓰 놓고 나니 무언가 어색하기 짝이 없다.
맞는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