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우니 많이 돌아 다니지 않아도 될 곳을 찾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왔다. 사람이 앉아서 쉴 벤치를 만들어 놓았고 그 지붕 위에 수세미. 박을 심어 놓아 그늘이 좋다. 하지만 그늘이라고 별로 시원하지 않고 바람한점 없으니 어디나 덥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덩굴 식물들은 어딘가에 기대어 남을 괴롭히며 손을 잡고 기어 올라가야만 살아가게끔 만든 조물주가 야속하고 원망스러울 것 같다. 아느 지점까지는 올라갔다만 더 이상 올라가고 싶어도 손잡을 곳이 없으니 줄기를 늘어뜨릴 수밖에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덩굴손은 무엇이나 닥치는대로 잡아야만 한다. 하지만 잡을 수 없으니 곡선을 그리며 말려 버리니 나에게는 이게 곡선미가 멋진 아름다움으로 보인다.
수세미나 박은 덩굴손으로 잡아야 생존하나 나에게는 잡지 못하는 불행이 아름다움으로 여겨진다.
제발 제 손좀 잡아주오. 그리해야만 살아 남을 수가 있을진데 아무리 애타게 손을 내밀어도 잡아주는 이가 없어 안으로 안으로만 말려들었고 이제 줄기는 땅으로 처지게 되었다. 우리 주위에도 작은 손하나 내밀어 약간의 힘만 보텐다면 충분히 자립할 수 있가 많을 것 같다. 아니 작은 위로의 말한마디만 있어도 큰 힘으로 작용해 용기백배할 수가 많을 것이다. 덩굴손의 애처로움이 내게는 기쁨으로 다가 왔다. 덥다 더워... 물을 먹지 않으면 땀이 나지 않을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