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예쁜 깡충거미만 만났다 하면 마음 바빠지고 허둥댄다.
요 이뿐 녀석들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톡 튀어서 도망을 가니 도무지 친해질 수가 없는 녀석들이다.


칡 잎사귀 위에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작은 녹두알 두개를 이어붙여 놓은 것 같이 작고 앙증맞다.
원래 작은 녀석이긴 하지만 요 녀석은 유난히 더 작은 녀석같다.
톡 튀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앞선다.
두컷을 찍고 생포하기로 작정하고
콱 움켜 잡았더니 어느새 도망을 가고 말아 실망이 크다.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주위를 살피고 있는데
왼쪽 약지에 뭔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있어 보았더니
요 녀석이 그 찰나의 순간에 점프를 해서 왼손에 붙어 있을줄이야.
도망을 가도 금방 찾을 수 있는 넓은 곳이 필요했다.
차의 본닛 위가 좋을 것 같아 가슴을 졸이며 차로 뛰었다.
그리고 차의 본닛 위에 올려 놓는데 성공.
네 녀석이 아무리 튀어봐야 이젠 독안에 든 쥐다.
자신의 약지 손가락을 위의 사진에 대고
비교해 보시면 이 녀석의 크기가 짐작이 갈 것이다.



요 쬐끄맣고 이뿐 녀석이
내 얼굴을 빤히 처다보면 얼마나 좋으랴만....
카메라를 받처든 왼손 약지를 살살 흔들면
빤히 보던 녀석이 협조를 하지 않고 시무룩해 있다.




갑자기 낮선 장소에 왔으니 어리둥절한지 주위를 살피기에 바쁘다.
빛의 각도에 따라 눈의 색이 붉게 나오고 검게 나온다.



이구야!!! 이뿐 녀석의 사진을 찍긴했다만
자연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어야 하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지만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찍어 볼 날이 있으리라.
이 녀석과 반시간여 동안 씨름을 했더니 옷이 흠뻑 젖어 버렸다.
오늘 흰눈썹깡충거미야 수고가 많았노라. 욕봤다.
다음에 만날때는 서로 잘 협조해서 더욱 멋지게 나오게 찍어 보자.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깡충거미도
종류가 워낙 많아서 이 녀석의 이름이 정확하게 맞는지 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