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밥은 먹어야 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책은 해야 하니 카메라를 들고 나선다.
태풍이 온다 하고 비가 내리니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출근길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들렀다.
이 곳도 별로 눈에 띄는 피사체가 없다.

너무 흔해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닭의장풀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은 이 녀석과 씨름을 해 볼까?
나라도 이뻐해 주어야지.


흔한 것은 귀하지 않다.
하찮고 볼품이 없어도 귀하면 구한 대접을 받는다.
이 닭의장풀은 예쁘지만 흔하니까 푸대접을 받는 것 같다.
이 풀도 아무 곳에서나 너무 왕성하게
번성을 하니 농부들에게는 성가신 잡풀로 취급 받는…
빨리 뽑아 없애야 할 귀찮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 풀이다.


이런 풀들이 잘 번성하지 못한다면
아마도엄청 귀한 대접을 받을 터인데 흔해니
천대를 받지만 아주 귀한 대접을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전통 염색을 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오늘 새삼 이 꽃을 찍어보니
엄청 예쁘고 색도 곱고 귀티까지 나는 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