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을 찾을 수 없는 파울리 효과



대부분은 소재를 가지고 단결정 선재를 만들어 왔던 솔리톤에서
이제 전 종목을 구리로도 제조하고 있다.
가격을 다소 낮춰 보급을 늘리려는 시도인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방법이라 여겨진다.
본 시청기도 구리로 만들었다.
은과 구리는 사실 우열을 논하기가 복잡해진다.
은 선재가 단연코 좋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며,
구리 선재의 장점을 은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또 오디오 기기에 투자하랴, 각 케이블에 투자하랴 애호가들의 등골이 휘고 있는데,
케이블까지 덩달아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가고 있으니 (물론 성능 향상이 있긴 하지만)
이럴 때 좀 성능도 좋고 저렴한 제품이 나와 준다면
그야말로 쌍수를 들어 환영해 마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오디오 애호가라면 솔리톤의 이름을 모를 리 없을 터이고,
그 단결정 방식의 제조 과정도 다 알려져 있는 터이지만,
이곳은 근래 들어 다시 파울리 단자라는 것을 선보여
성능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달성하고 있다.
필자는 한 단계 정도가 아니고 두 단계라고 부르고 싶다.



파울리 단자라는 것은 고도의 연구 결과로 나온 것이 아니다.
종래에는 제작 과정의 효율을 위해 신호선만 단결정으로 한 것인데,
이번에는 접지 단자와 접지 선재까지도 단결정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이 작업으로 인해 이제 파울리 케이블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단결정으로 연결되었다.
명실상부 단결정의 효과를 100% 달성한 셈이다.
그 결과로 어떠한 초심자가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의 향상이 이루어졌다.
더 자연스럽고 맑으며 매끄러워진 것이다.
물론 본 시청기는 구리 선재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은 선재로 만든 것도 있다.
가격은 당연히 더 비싸다.
은 선재가 구리 선재에 비해 중·고역이 더 화사하게 피어오르는 반면
구리 선재는 중·저역의 묵직한 밀도에서는 한 수 앞선다.
음악의 각 장르나 취향에 따라 호감도는 서로 다르기 마련이다.
결코 우열이 없는 만큼 사용자는 잘 가려서 선택하면 좋겠다.
필자의 경우도 정답이 아닐 수가 있지만, 현 독주나 성악곡을 좋아한다면 구리 선재,
대편성이나 금관·목관악기, 피아노 등을 좋아한다면 은 선재가 어떨까 싶다.
또 앰프나 스피커의 경향도 잘 살펴서 판단해야 한다.



솔리톤은 아시다시피 경남 밀양의 부산대학교 나노과학기술대학에 자리잡고 있다.
국가 지원 사업으로 이익보다는 연구 개발이 우선인데,
단결정 오디오 케이블의 개발은 세계적으로 솔리톤이 처음이다.
새삼 자부를 느껴도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모든 문화의 태반은 수도권 집중이나 다름없다.
오디오 제품도 전기 제품이라기보다는 그 이전에 문화 기기라고 본다면
지방에 자리잡고 대 성공을 거둔 최초의 오디오 제작사가 될 것이다.
국내의 각종 대표적인 오디오 쇼에 참가하고,
서울에 제품 전시장을 개설할 계획도 가지고 있으면서,
이렇게 지평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새삼 몇 년 전 단결정이란
무엇인가를 가지고 홍보하던 때가 생각난다.
소리가 너무 자연스러워 오밤중에 들어도 곁방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자랑을 할 만큼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함께
더 한층 격상된 솔리톤의 진보에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다소 소극적인 소리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본 시청기로는 그런 약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파울리 단자의 효과 때문인지도 모른다.
힘과 밀도, 침투력도 전혀 유명 하이엔드들에 뒤지지 않는다.
완성도에 감탄할 뿐.


                                                                                    [글.김 남/2012.9 월간오디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