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정열적인 매니아 N님 방문기.   06-02-07
글쓴이 고 명섭   6,406 hit
 
"월요일 도반(?)들과 같이 음악을 듣기로 했으니
그 날 같이 와서 음악 좀 듣고 한 잔 합시다."

전화로 들려온 목소리가 새해 들어서 더욱 정답게 느껴졌습니다.

현관에 들어서니 먼저 도착한 오디오 도반들은 벌써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방에서 거실로 들려오는 소리엔 열기가 느껴집니다.

인사를 나누고 안으로 들어가니 벌써 스피커를 이동도 해보고
케이블도 바꿔가면서 소리의 삼매경에 빠져있었습니다.
오디오가 뭐길래 이들을 이렇게 모이게 하고
음악이 얼마나 좋으면 저렇게 열정들을 보일까 싶습니다.
열정을 바칠 곳이 있다는 것은 인생을 그 만큼 값어치있게
사는 것이기도 하고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겠지요.

"지금 사용하는 기기가 좋다고 말씀해 주세요." 라고
당부의 말씀을 남기고 사모님께서 자리를 비켜주셨답니다.
오디오 매니아를 남편으로 둔 사모님들의 솔직한 심정일 겁니다.
소리가 별로라면 고민이 생길 것이니 당연한 당부인지도 모릅니다.

전에 사용하던 Dynaudio Special 25에 비하여
몇 달 전에 들여놓은 Confidence C4가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며 25를 절대 처분하지 않겠다던 다짐을
한 순간에 버리게 한 C4를 대면하니 방을 꽉 채우고 있습니다.


미카도를 어느 집에서 시청할 때 너무 좋다면서
집으로 가져가 들어보고는 단박에 구입한 이 분은
모짜르트를 즐겨 듣습니다. 스피커도 C4로 교체하고
앰프 또한 골드문드로 업그레이드하고 전원장치인
파워컴퍼니의 RGPC Power Delivery와 RGPC Substation을
갖추어 어느 정도 소리가 무르익어가니 손님들을 초대하게 된 것입니다.
같은 취미의 같은 길을 가는 오디오 친구들은
오로지 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음악에 열중입니다.
이 음악을 켜보고 또 다른 음악을 들어보면서
소리를 나름대로 평하는데 매장에서 듣던 C4가 아니라면서
제대로 구성을 갖추고 들으니 훨씬 더 좋은 소리라고 합니다.
저는 청개구리 삼신이 들어서 좋은 소리가 나면 안됩니다.
별로 좋지 않은 소리가 나와야 또 다른 것을 판매할 수 있는데
자꾸만 좋은 소리가 난다고 하니 이거 환장할 노릇(?)입니다만
그래도 제가 판매한 것에서 좋은 소리가 난다고 하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습니다.





얼기설기 연결된 케이블은 청한 손님들에게
어느 케이블이 좋은지 비교청취하느라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듯 합니다. 기기 위에는 흑단을 얹어서
소리를 더 깔금하게 나도록 애쓴 흔적도 보입니다.
대단한 정성입니다. 대단한 매니아입니다.
작은 것에도 소리를 위해선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국산 오디오부터 시작하였습니다.
크리스 스피커, 태광 앰프를 두루 섭렵하고서
오디오리서치와 25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오디오를 통하여 많은 지인도 생기고
지인이 지인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인생을 같이 즐기는 친구가 되니 참으로 좋은 취미입니다.
음악을 켜놓고 독서를 하기도 하는 이 분은 진정
오디오야말로 지상 최고의 낙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안방을 독차지하고 음악을 듣는 것으로 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대단히 힘이 세거나 아니면
부인한테 아주 잘 해드려서 방을 얻은 게 아닌가 합니다만
아뭏튼 이해를 하고 방을 내준 사모님의 넓은 아량에
대한민국 남편들을 대표하여 큰 찬사를 보냅니다.
이렇게 넓은 아량을 베푸시고 이해를 해주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마도 부부금슬이 대단히 좋을 것 같습니다.

음악을 충분히 듣고 나오는데
자리를 비켜주신 사모님께서 막 들어오십니다.

"소리는 아주 잘 납니다.
이보다 더 좋은 소리는 없을 듯 하니
지름신이 강림할 일은 없을 것이므로 안심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같이 간 일행 중 한 사람이 얘기를 해주십니다.
진짜로 좋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사자한테 이 말이 언제까지 먹힐 약발일런지.........(ㅎㅎ)

덕분에 음식 잘 먹고 잘 듣고 잘 놀다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