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최고의 아날로그를 꿈꾸며..........   06-05-28
글쓴이 고 명섭   5,778 hit
 
지방 멀리에서 아날로그에 대하여 최고로 하시고픈 분께서 오셨습니다.
지방에 계시다보니 오디오샵을 가까이에 두지 못하였어도
많은 정보를 잡지나 인터넷으로, 또 지인으로부터 구하여
오디오에 대해서 아시는 것이 참으로 많으신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토렌스 프레스티지를 구했는데 세팅이 잘 되지 않아서......."

제가 조건을 걸었습니다.

"저한테 그리폰 레가토(Legato)를 사시면 턴테이블도 세팅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주문에 들어갔습니다.
김해에 계시는 분으로 부산에서 구하실 수도 있으나
저에게 굳이 구입하신 이유는 아마도 저를 믿으시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주문 후 레가토가 오도록 기다리는 동안
턴테이블의 암 속에 내장된 가녀린 신호선을
보다 좋은 케이블로 교체하기 위하여 암과 암베이스를 턴테이블에서
분리하여 손수 가지고 오셨습니다. 먼 곳이라 택배를 이용하면
편할 수 있으나 자칫 운반 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암 중 3012의 셸이 기울어져 있어서 이리저리 만져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아 분해를 해보니 암의 축이 깨져 있더군요.
전에 사용하시던 분은 어떻게 사용을 하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 문제를 알고 있었을 것이나.........

암(SME V, SME 3012)의 내부 배선을 교체하고 고장난 중심축을 교체하였습니다.
내부 배선은 손님께서 손수 대단히 좋은 것으로 구해오셨습니다.
그리고 레가토의 입력이 하나의 LEMO 발란스만 입력되므로
V 암과 연결하기 위하여 케이블을 이것저것 고려하다가
실텍의 딘(DIN)-레모(LEMO) 발란스 케이블을 주문하였습니다.

손님께서 사용하시는 프리가 같은 그리폰의 소나타인지라
레가토와 같이 전원부를 공유할 수 있는지 고려하다가
처음에는 수입원에서 할 수 있다고 했으나 나중에
그게 어려웁다는 얘기에 다시 레가토의 전원부를 주문하는 바람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부분은 수입원이나 제조원 측에서
늦은 이유에 대해서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줄 믿습니다.
주문하고서 기다린 시간만큼 결재가 늦어지길 원치 않는다면 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물건이 도착하여 날을 잡고서 김해를 향하여 집사람과 같이 내려갔습니다.
집사람의 친구가 부산에 있는데 꼭 만나고 싶다고 해서.

집사람은 부산으로 가고 손님과 같이 턴테이블과 레가토를 세팅하고 있는데
손님이 무척 바쁘더군요. 왜냐하면 다른 두 오디오 매니아도 오시고 또 제가 멀리서 왔다고
손수 초밥을 만들어주시느라........ 마음도 고맙지만 솜씨가 어찌나 대단하신지
왠만한 일식집의 초밥보다 훨씬 맛이 좋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의 숙성 시간까지
계산하시어 만드셨으니.........잘 먹었습니다. 정종도 아주 좋았으나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딱 한 잔에 그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다른 두 손님 중 한 분은 10여년 전에
저희한테 물건을 구입하신 분이더군요. 세상이 좁습니다.

먼저 턴테이블의 암부터 대략 고정하고선 턴테이블 전체의 수평을 맞추기 시작하였습니다.
턴테이블은 수평이 제일 중요하고 수평만 잘 맞추면 반은 접고 들어가도 됩니다.
수평을 맞추는데 제일 안성마춤은 화투장이라고 봅니다. 플라스틱이라
눌리지도 않고 얇아서 맞추기가 수월하지요. 그렇게 해서 전체의 수평을 맞춘 후
암 베이스의 수평을 맞추니 거의 한 시간 이상이 걸립니다.
암에 카트리지를 달고 암의 높이와 오버행과 침압과 안티스케이팅을 조절하니
허리가 부러지는 것 같습니다(엄살을 조그만 보태면).
이런 모든 부분을 손님께 일일이 설명하면서 설치하였습니다.
아날로그는 손님들께서 손수 만지실 수 있어야 합니다.
변화를 주고싶을 때 세팅을 할 줄 모르면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서 저는 손님들께 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가르쳐 드리려고 합니다.




이제 레가토를 설치하고 선을 연결하니 모양새가 갖추어졌습니다.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소리가 찌그러집니다.
왜 그럴까? 카트리지의 임피던스에 맞게 레가토의 내부 임피던스도
맞추어야 하나 그걸 하지 않았습니다. 前 모델인 XT-MC는 임피던스를
외부에서 조절하였으나 레가토는 내부에서 조절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해서 선을 연결한 채 내부를 열어보았습니다. 개중에 손님들은 내부를
열면 중고가 되다고, 또는 고장난 것으로 생각해서 극구 사양하시는 분들도
계시나 마크 26과 마찬가지로 덮개를 열고 소리를 들어보면서
임피던스를 맞추어야 합니다. 레가토의 덮개를 여니 참으로 정교하고
질서정연한 게 바람의 길까지 고려한 독일의 잘 정비된 도시 같았습니다.





10오옴에서 47킬로오옴, MM과 MC 셀렉터, 듀얼 모노의 풀발란스 회로 구성,
Zero Negative Feedback, 밀리터리 스펙의 PC bdard, 내부 배선이 없는
최소 경로 회로 등 그리폰이 자랑하는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임피던스를 맞추기 쉽게 점퍼가 있으며 옆에는 임피던스가 메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점퍼를 빼서 연결하려니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 눈이여.........(작년에 맞춘 돋보기가 생각나나 그냥........)
힘 들었습니다. 그래도 천하장사가 졸리운 눈꺼풀 들어올리는 식으로 무난히
해 냈습니다.
임피던스에 대해선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트리지와 임피던스를 맞추니 소리가 찌그러지지 않고 제대로 터져 나옵니다.

장장 5시간의 세팅이 끝났습니다.
그리고도 좀 더 자세히 해 드리고 싶으나
부산에 친구 만나러 간 집사람이 친구의 가족과 기다린다고 연락이
자꾸 오니 그만.......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또 더 잘 해드리겠습니다.

손님의 사용 시스템은 사제 진공관 파워앰프와 QUAD 989 스피커입니다.
정전형 스피커를 무척 좋아하십니다. 은은하면서 섬세한 소리를 즐기십니다.





물건 주문하고 기다리시느라 마음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주 미안하기도 하고 대단히 고맙기도 합니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 장만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댁내 평안을 기원하며
즐거운 음악생활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김정민 06-05-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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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소리가 들리는 군요!!!
고사장님의 섬세하고 진철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멋진 시스템으로 멋진 아날로그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고명섭 06-05-3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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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스템에 좋은 소리입니다.

정민씨, 놀러오세요.
김근홍 06-10-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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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저희 집이 방송(?)을 탔네ㅋㅋㅋ 이렇게 늦게 댓글을 올려 죄송합니다
레가토가 너무 물건이라 이리저리 임피던스셋팅중입니다 아날은 어려운만큼 보답을 하니까요 제가 이놈때문에 프리까지 알레그로로 업했잖아요 요즘 임피던스조정으로 자꾸 열어보는데 정말 만듦새가 예술입니다 케이스까지 이중입니다(알루미늄+스틸) Tr로서는 끝장형이지요 요즘은 좋은걸 본 후 지름신이 자꾸자꾸 절 괴롭히네요 먼길 수고해주신 사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고명섭 06-10-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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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안녕하세요?
원장님의 사진과 글이 실리고 근 5개월 후에
원장님께서 찾으시니 오신 줄도 몰랐습니다.
찾아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지름신께 고사 한 번 지내세요.ㅎㅎ
지름신이 곱게 다녀가시라고요.
아주 안다녀가시면 삶의 재미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