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후퇴 때 밀려오는 중공군에 엄청난 유엔군이 포위되어
몰살당했는데 한 영국군 소대장이 소대원들을 후방으로 후퇴시킨 것이
아니라 전방으로 전진했습니다. 퇴로를 완전차단한 중공군에 의해서
대부분의 유엔군은 몰살당했지만 전진한 북쪽은 중공군이 없어서
소대원을 모두 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공로로 소대장은 영국의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만 생각할 수 있으나 사고를 전환하여
남들이 생각지 않는 방향으로 사고한다면..........
인천상륙작전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부터 대단한 오디오의 강호고수이나 자신을 여간해서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그런 것을, 그 분을 아시는 분들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송곳을 아무리 자루로 싼다한들 어디 가겠습니까?
서울 가까이에 계실 때 간간이 뵈었으나
멀리 제주도로 떠난 이후 만날 기회가 없었지만
유선 상으로는 소식을 전하고 살았습니다.
여러 달 전에 Tannoy Westminter HW를 구한다고 해서
한 조를 구하여 내려 보냈더니 또 한 조를 더 구하시더군요.
물건을 더 구하여 보냈는데 나중의 것은 음악을 사랑하시는
다른 분이 구하신 줄 알았으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두를 같이 사용하시더군요.
애초에 네 조를 구하여 60여 평의 시청실에서 사용하셨다가
시청실이 좁아지는 바람에 두 조만 운용하신다고 합니다.
그 시청실은 다름 아닌 병원의 환자 대기실이었습니다.
엘리베이트를 타고 3층에 올라 병원 문 앞에 서면
테이블 세 개가 보이고 테이블마다 네 개의 커피잔이 있고
차를 만드는 테이블까지 네 개에서 사람들이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떡도 먹으며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을 것입니다.
이 한가로운 풍경에 병원인지 모임을 갖는 찻집인지
알 수 없어 멈칫거리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내부를 둘러보면 좌측에는 약장이 있고 앞쪽으로는
그랜드피아노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그 뒤로 매킨토시 앰프와
인켈 시디피, 최근에 들여온 EL34 진공관 앰프, 그리고
1조씩 포개놓은 웨스트민스트 스피커가 있습니다.
우측 창쪽에는 편안한 소파가 있습니다.
오디오가 놓인 뒤로 한 개의 룸이 있는데
그 룸의 벽에는 악기를 든 인물화와
방 가운데 놓인 커다란 책상과 책상 위의 컴퓨터.
약장만 없어도 뭘 하는 곳인지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여기가 한의원입니다.
그 유명한 서 시형원장님이 운영하시는 곳입니다.
병원을 대체로 앞으로만 나아가는 운영을 할 수 있으나
원장님의 운영 방법은 전혀 새로운, 뒤를 돌아보게 하는
독특한 방법으로 운영하고 계십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마음 편하게 와서 차도 마시고
떡도 먹으며 좋아하시는 음악도 들려주시는,
병을 고치러 왔다가 진료를 받기도 전에 편안한 분위기에
병이 다 나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떡값이 얼마나 됩니까?” 반문하십니다.
“커피값도 얼마 들지 않습니다.”
떡값으로 물의를 일으켜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고
영어(囹圄)의 길도 마다하지 않는, 떡에 목마른 불나방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원장님의 떡은 환자들에게 보은하는 떡처럼 보였습니다.
필요하면 떡을 싸주기도 한답니다. 한 사람이 마시는 차와
먹는 떡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음입니다.
오디오 얘기 좀 하겠습니다.
두 개를 포개놓아서 탄노이가 거의 천장에 닿았습니다.
천장의 빈틈이 거의 없는데 그 무거운 스피커를 어떻게 포갤 수
있었는지 심히 의문이 가나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앰프에는 일체의 요령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시디피는 더더욱 요령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시디피는 고장이 나서 수리를 했으나 여전해서
그냥 손으로 트레이를 밀고 당깁니다. 이게 편하답니다.
이렇게 운영을 하시니 그런 의문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잠시 회사를 다녔는데 사훈이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은........’ 이었습니다.
스피커 앞에 서니 일체의 요령은 다 헛것이고
그저 담담한 마음으로 흘러나오는 음악만 들으면 될 것 같습니다.
동축스피커가 가상동축스피커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갑자기 케이블이 어떻고
전기가 어떻고 진동이 어떻다는 얘기를 한다는 것은
태산 앞에서 산 얘기를 하는 것 같아졌습니다.
그저 음악만 들으면 될 것 같습니다.
같이 음악을 듣고 마음의 교류를 하시는 분들도
더없이 소탈하고 편안합니다. 화가이신 채 선생님이나
조각가이신 고 선생님, 박 과장님, 서 원장님,
그리고 가장 연장자이신 김 원장님 모든 분들이
그저 담담하시고 앞으로보다는 뒤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마음의 속도를 늦춰라.’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제주에서 좋은 분들과의 짧은 만남 동안
마음의 속도를 늦추면, 뒤를 돌아보면
많은 것이 편안해지는 걸 보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