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초사장님으로부터 환뮤직 취재를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장사도 안된다면서 넘의 가게 소개를 하라는 배짱은 무슨 똥배짱인가싶기도 하고^^
지난 여름 양평으로 옮겨간 환뮤직에 대해 입소문도 듣고 있던 차라 한적한 평일 한낮을 빌어 냅다 나섰다.
마포에서 출발하기 전 0으로 미터기를 조정, 도착하니 67키로 먼 산구경한다고 시속 80키로 미만,
한 시간 소요. 이 정도면 먼 길이 아니다.
커다란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환뮤직! 한글로는 환뮤직인데 왜 영어는 FAN-MUSIC 일까?
전체 건물이 두 동이다. 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왼쪽에 살림집이 있고 보이는 건물이 시청실과 카페로 두 공간이 살뜰하게 꾸며져 있다.
들어서니 주인장이신 김동환 님은 동네 농사일 품앗이하러 갔고, 안주인(이은하 님)이 반갑게 맞이한다.
왜? 서울을 떠났나요?
"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어요. 저희부부 꿈이 좋은 음악듣고 가끔 여행다니고 좋은 분들과 좋은 얘기 나누고.... 언제부터인가 음악이 들리지가 않았어요. 모든 게 소음이고 거기다가 작년 6월 이후부터 경기가 침체되면서 오디오상가가 덩달아 힘들어지고, 모두들 예민해지고, 손님은 손님대로 인터넷에는 이게 얼마인데...하면서 가격흥정에만 매달리게 되고... 하여간 그대로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만 같은...."
언제 여기로 왔나요?
"올해 초 주말마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 다녔어요. 그 땐 차가 없어서 버스로 지하철로 경기도 일대를 누볐지요. 양수리같은 곳엔 명함도 못 내밀겠더군요. 여기를 첨 딱보는 순간 필이 딱 꼽히더군요. 근데 이 땅이 유명한 땅이예요. 단고기부페도 했었고, 식당들이 들어와 3개월을 못 넘기고 다 나갔대요. 하지만 우리는 4개월 째 접어들고 있어요.^^"
카페에 흐르고 있는 음악의 진원지는 바쿤과 웨스트레이크 CS 8.1, 메르디안 시디피
자연스럽고 아주 편안한 음악....
여기 작업은 어떻게?
"4월에 들어와서 폐허가 된 이 곳을 동네분들 도움을 받아가면서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아직도 할 일이 넘쳐나요. 아침에 눈을 뜨면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생물과 사물들이 밥달라 물달아 입을 벌리고 있어요. 행~~복하지요."
구경 좀 할게요.
유리벽을 사이로 시청실과 카페가 분리되어 있다.
시청실에 있는 앰프군
카페 한 쪽 벽면엔 B&0 제품과 그간 모은 앨범들이 있다.
왼쪽에 있는 근사한 가구같은 넘은 앰프가 내장된 CDP인데 모델명을 안 적어왔다.^^
향이 진한 커피와 환뮤직 히스토리를 듣고 있는 동안, 흙냄새 가득 풍기면서 주인장이 들어선다.
시골생활이란 게 만만찮다는 거, 톡톡히 느끼고 사는 폼새다.
자고나면 일 일 일!!!! 해도해도 표시도 안나고~~~^^
얘기 중에 손님들이 왔다. 알음알음으로 찾아온 고마운 손님들이다.
바쿤 인티앰프가 군데군데 눈에 띈다.
올해 초부터 바쿤인티앰프를 주 품목으로 광고를 하시는 데 어떻나요?
"음... 우리가 좋다고 하면 폼푸인데^^
우선 내가 좋아서 선택을 한 겁니다. 분석적으로 오디오를 하시는 분들은 뭐라고 할 진 몰라도 오디오 편력을 많이 거치고 난 뒤 선택을 하는 그런 소리지요.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어느 대역대 하나 쳐지는 거 없고, 가격 좋고 들으면 들을수록, 첨엔 디자인이 별로라는 소릴 듣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그런 앰프지요."
환뮤직은 어떤 모습을 지향하나요?
"먼저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그런 오디오 샵을 만들고 싶어요. 정희씨도 많이 겪었겠지만 샵에서 눈치 안보고 기기 편하게 매칭시켜가면서 들을 수 있는 곳이 몇 안되잖아요. 게다가 샵 문턱이 좀 높나요? 운영하는 저희들이 먼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아직 초기단계라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하루하루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어가고 저희들도 즐겁고 작은 이벤트를 지금 기획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온기가 흐르는 공간이지요. 무엇보다 저희들이 이 곳의 삶이 행복하고 즐거워요."
뒷마당 구경
뒷마당 들어서면 저렇게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마당은 장작과 가을밤을 함께 태울 수 있는 분위기...
주인장의 손은 한시도 가만 있을 틈이 없어보인다.
진돗개 새끼^^
부엌에서 재우다 가기 전 날부터 개집을 장만하여 침소를 바꿔줬더니 밤새 깨깽깽~~~
주인장 새벽 3시까지 개집에서 이 넘을 껴안고 "잘자라~~ 잘자라~~" 노랠 불렀줬다고^^
밥 때가 되었는 데...
배고파 죽겠는 데...
손님들 때문에 먹지는 못하고....
드디어 밥상 앞에 앉았다. 내가 입을 못 다문다.^^
숯불에 목살이 지글~지글~ 익어가고, 소주잔이 교차로를 그리고 있지만 그 놈의 차 때문에....
첨 본 사람들이라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시종일관 깔깔깔~~♬
시골이라 바람이 제법 차다. 벌써 겨우살이 준비를 해야한다.
환뮤직(FAN-MUSIC)
주인장 이름 김동환의 끝자를 딴 의미기도 하고, 영문에서의 FAN은 음악은 환타스틱하다는 의미도 들어가고, 내가 붙인 의미는 선풍기처럼 천천히 너무 시원하지도 덥지도 않는 그런 아날로그적인 느낌으로 우리 곁에 있었으면 하는 그럼 맘....
이들이 사는 모습이 평화롭고 그리 예뻐보일 수가 없다. 물론 좋은 것만 있을 수 있겠냐만 애써 선택한 고단하고 어려운 길을 가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런 분들에게 환뮤직을 권한다.
오디오샵 주인 눈치 안보고 있는 기기 없는 기기 다 물리고 싶은 분, 나만의 시스템처럼 볼륨 신경 안쓰고 꽝꽝 때리고 싶은 분, 어디 한적한 곳에서 음악과 차,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고픈 분 하루종일 커피 한 잔 시켜놓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던지고 싶은 분들은 양평 환뮤직에 가세요. 머리 속이 맑아지는 느낌으로 돌아오실 겝니다.
추신) 거창하게 말하자면,
오늘 날 오디오 샵이 우후죽순 과잉으로 넘쳐나고 있다. 여기저기 특화된 기기는 몇 안되고 오디오관을 피력하는 주인장들도 좀체 보기 드물다. 거기다가 유저들은 기기의 특성보다는 가격에 집착하고... 오디오문화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다.
오디오 샵이 전원에 위치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모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오디오 업계 현실에서 하나의 대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꼭 오디오 샵이 시내 한 복판에 있으라는 법은 없다는 것. 오디오 하나 장만하는 것이 텔레비 사는 것과 다른 것인 만큼 유저입장에서는 환뮤직 형태의 오디오 샵이 점차 더 늘어났으면 하는 맘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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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뮤직(www.fanmusic.co.kr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 불곡리 110번지 031-772-8300)
가시는 길은,
양평에서 여주 방향 6km, 양평읍에서 여주 방향(37번 국도변에 위치) 차로 6분 소요됩니다.
중간에 대명콘도,산수유마을 이정표가 보이는데 길을 벗어나지 말고 계속 여주 방향으로 직진하시면 좌측에 현대 오일 뱅크(구;불곡 주유소,불곡 가든)이 보이면 600m 전방 우측에 환뮤직 오디오클럽이 위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