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B&W 시그너쳐 800 자리 잡기   04-08-06
글쓴이 운영자   4,718 hit
 

두 어달 전에 시그너쳐 800을 가진 지인으로부터 튜닝 신청이 들어왔다. 금강에서 산 제품이 하나도 없어서 공개적으로 튜닝신청하기가 미안하다고.

시스템(파워는 첼로 퍼포먼스 Ⅱ, 프리겸 DAC은 메르디안 861, 소스는 CEC TL0 MKⅡ, 실텍 케이블 등)도 만만치가 않은 데다 지역이 부산이라 골머리를 싸맸다. 간단하게 움직일 수 있는 스피커도 아니고, 저역 울리기 어렵다고 소문이 자자한 이 스피커를 데이터 산출 종이 한 장으로 과연 소리를 제대로 울리게 할 수 있을 까?


데이터가 산출된 자료(기존의 자리에서 앞으로 더 나오게 된다)



튜닝 전 시스템 모습


첼로 퍼포먼스 Ⅱ(총 4 덩어리다)


새 아파트 입주하면서 아예 오디오 전기공사는 특별히 했다고.

한 달 전에 산출한 데이터를 800 주인장께 보내줬는데 혼자 작업하기엔 무리였는 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기본 세 사람이 필요하다고 오디오동호회 회원분들과 같이 작업하기로 했다.

전날 밤까지 많이 긴장되었다. 사장님도, 김박사님도 없는데 나 혼자서 어떻게 하란 말인가?
125㎏ 무게에다 5센티 차이로 소리가 달라지는 걸 그간 봐 왔는데 이 넘이 움직여줄 지…
다인 25 같으면 이렇게 고민 안 했을 것인데…
혼자 나가 만난 스피커가 너무 세다.^^

거실의 좌우 폭이 세로 7.1m 가로 5.7m 정도. 꽤 넓은 공간이다. 어쨌든 산출된 데이터 종이외는 믿을 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지만 이미 큰 소리 쳤으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덤벼볼 수 밖에.

거실에 들어서니 시그너쳐 800 이 시커먼 송아지처럼 보였다. 기가 팍 죽는다.
몇 곡을 들어봤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니, 몇 군데 엉키는 데가 나오고, 음상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고 음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데 중론이 모아졌다.




랙을 치우고 기기들을 바닥에 내렸다.

작업순서를 설명을 했다.
파워를 내리고 인터케이블을 다 뽑아달라. 그리고 랙을 치워보자고 한 분이 의견을 냈다.
해체작업 시작.
테스터 기로 앰프부터 전원극성 체크, 남자 4명이 쳐다보고 있는 데 손이 떨렸다.^^

극성을 다 맞추고 다시 소리를 들어보니 다들 배경이 정숙해지고 정돈된 느낌이 난다고.
랙을 치운 것과 전원극성 맞춘 것을 단계적으로 해야 했는데, 한꺼번에 들으니 어떤 게 더
영향을 줬는 지 가늠이 안되었지만, 대체로 극성 맞춘 것이 영향을 많이 준 걸로 짐작된다.

정해진 포인트 지점을 찾아 줄자 들고 가로 세로 절연테이프 붙이기 작업 시작, 다행히 바퀴가 달려 움직이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스피커 우퍼와 받침대 와의 튀어나온 간격 때문에 줄자를 몇 번이고 다시 재고 난리를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겨우 움직일 수 있는 면적이라곤 좌우 5~7㎝ 움직일 수 있는 게 다다.

에어컨 소음 때문에 에어컨도 못 켜는 데다 그간 튜닝 나가면 나는 앉아서 소리변화와 사진만 찍으면 되는 데 이건 스피커 움직이랴 사진 찍으랴 카메라도 손에 익숙치 않아 헤매랴 진퇴양난이다.

앞에서 튜닝 작업에 들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소리의 변화는 못 느낀다. 주인장과 친구 분이 소리를 줄곧 잡고 있었고 다른 두 분과 나는 스피커 움직여주기에 바빴다.





시스템 뒷벽 아래가 타일로 되어 소리반사가 많이 난다고 흡음재가 설치되어 있는 데, 일단 生소리를 들어야 되니 다 치우고 하나씩 잡아 들어갔다. 한 장씩 되어 있는 흡음재가 생각보다 소리를 많이 잡아먹는다. 부밍이 몇 군데 일어난다. 부밍지역에 스테이징 센터를 두 개 세우니 소리가 잡힌다.





서너 군데 움직여보니 처음 자리 잡은 곳이 가장 좋다고 한다.
휴~~ 다행이다.

이제 음상을 가운데로 모으면 된다. 토인을 조금씩 줬다.
한 가운데로 모아진다. 다들 만족해 한다. 이 모든 작업시간이 무려 5시간에 걸쳐졌다.

몇 곡을 들어보니 좌우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음폭의 깊이도 훌쩍 깊어졌다.
대편성곡을 들으니 악기들이 제자리에서 또렷하게 살아나고 보컬은 가사까지 귀에 선명하게 들어온다고.

마무리 작업으로 가지고 간 은선케이블을 프리앰프에 물리니 음의 여운과 물기가 촉촉하게 느껴졌다. 주인장 이하 참석한 분들 다들 좋아한다.

튜닝을 끝내고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몇 곡을 들어봤다. 말로만 들었던 시그너쳐 800!
이름값 톡톡히 한다. 다인스피커와 비교대상이 곧잘 되는 지라 관심을 갖고 들어봤다.
내가 다인스피커에 익숙해져서인지 조금 무색무취 느낌이 나지만 장점으로 비춰졌다.

그리고 첼로 퍼포먼스와 매칭이 별로라고 얘기들 하지만 내가 듣기엔 아주 기품있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메르디안이 한 몫하는 것으로도 보였고 '하이엔드 시스템이라는 게 이런 거다' 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그 시스템에서 나오는 사운드가 귀에 아른거린다. 튜닝하러 가서 귀 버리고 온 셈였지만 집에 돌아와 내 것이라 그런지 소박한 내 시스템에서 나오는 따뜻한 이 느낌이 좋아 다행히 구박 하지는 않았다.

이상 좌충우돌 튜닝 보고 마칩니다.

다음은 안드라와 그리폰 시스템이 기다리고 있는 데 안드라는 스파이크가 있는데다 90키로를 넘는다고 하군요.
밥 많이 먹고 힘 길러야겠습니다.^^







 


상현이 아… 04-08-08 00:21
뎃글 삭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수고해 준 운영자님, 멀리서 작업해주신 김박사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힘에 버거운 스피커를 갖고 내내 씨름을 해왔었는데 금강 튜닝작업 이후 제 시스템이 비로소
자리를 잡아 제 소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금강에서 케이블 하나 구입하지 않았는 데, 많이 미안하고 송구스럽니다.
언제 기회가 닿는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