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최규철 님 댁 방문기   0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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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철 부부를 찾아서

-WHAT HIFI 9월호 게재




클래식(classic) ' 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 일류의, 최고의 ' 뜻과 그 다음 ‘ 전통적인, 고전적인 ' 등등으로 의미가 있다. 오래되었다는 고전적 의미보다 최고 수준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 우선순위를 부여한 사전적 의미처럼, 클래식 음악을 통상 클래식으로 부르는 것도 같은 연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흑백 사진의 앨범과 같은 다 낡은 재킷, 그 속에 담긴 콜롬비아 시대의 SP판. 100년이 다 된 이 낡은 전축판을 소중한 클래식 음반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도 어지간히 클래식에 대한 애정이 깊은 클래식 마니아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에 젖어 온 최규철씨는 정통 고전음악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 오디오를 시작한 클래식 애호가로 아내 또한 클래식 음악에 애정 어린 관심으로 삶을 살아온 피아노 전공자이다. 낡은 SP판을 소중히 여기는 고전음악 애호가 부부에게 DVD와 DTV 방송 그리고 돌비디지털 같은 홈시네마는 과연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클래식 애호가의 홈시네마, 그 속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 홈시네마는 언제 시작했는가?

홈시네마 보다 본래 음악을 즐겼다. 그렇게 본다면 시작은 어린시절이 될 것이다. 의사였지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오케스트라 단원이었던 아버님이나 거문고를 연주했던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항상 음악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고전 음악을 들었으며, 오디오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홈시네마 보다는 하이파이가 항상 기본 시스템이 된다. 홈시네마는 91년부터 6년간 일본 주재원으로 파견되어 있는 동안 처음 시작하게 되었다. 다른 것보다 당시에는 LD가 매우 좋은 소스였기 때문에 이것으로 홈시네마를 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홈시네마와 함께 별도의 하이파이 시스템도 사용했었다.


■ 처음 구매했던 제품과 기억에 남는 기기들이 있다면?

직접 구매는 아니지만, 학창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던 독일의 텔레풍켄을 처음으로 사용하면서부터 이다. 주로 클래식 음악을 즐겨듣는 오디오였다. 고2때는 파이오니어의 일체형 뮤직센터 시스템을 사용했고, 이후에 그룬디히나 산스이 같은 제품들을 접했다. 주로 70년대였으며 당시에는 이런 제품들의 인기가 높았으며 음악듣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기기였다. 직접 구입하기 시작했던 것은 결혼을 하고 난 후부터였는데 주로 켄우드나 JBL 같은 제품들을 애용했었다.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던 시기는 아마도 일본 주재원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때 처음으로 탄노이와 매킨토시를 구입했었고, 홈시네마용으로 야마하 앰프와 보스 스피커를 쓰기 시작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부모님이 구입해주셨던 텔레풍켄과 일본에서 들었던 탄노이와 매킨토시다. 일본의 거주 공간은 매우 좁았으며, 당시 13평가량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오디오 시스템에 그랜드 피아노까지 갖추고 있었다. 거기서 음악을 대 음량으로 즐겼다면 상상이 가겠는가?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기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그때 들었던 음악들과 기기에 대한 기억이 가장 오래 남아있다.


■ 제품 선택 시 고려하는 부분은?

사실, 기기보다는 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관적인 생각이다. 제품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를 얼마나 잘 들려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 기준에 만족스러움을 느낄 때 디자인이나 마감 같은 것을 본다. 비율로 본다면 8:2 혹은 9:1 정도라고나 할까.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대화면의 디지털 디스플레이 쪽을 찾는다. 회사일이 LCD나 PDP 같은 관련 검수기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고려한다. LCD TV로 보는 HDTV는 눈이 아플 정도로 너무 선명해서 자극적이고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의한 디스플레이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 현재 시스템은 어떻게 선택 했는가 ?

지난 겨울 내내 시스템 장만을 위해 아내와 함께 고생했다. 고생이라기보다는 원하는 소리를 찾는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피아노를 전공했던 아내와 함께 음악을 즐기기 위해 우리 모두에게 만족한 소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수많은 제품들을 접했고, 오디오 쇼에 가기도 하고 지인들의 도움도 청했다. 젊었을 때는 힘이나 박력으로 밀어붙이던 소리에서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젠 음악성을 느낄 수 있는 차분하고 정제된 소리가 좋아졌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에 자극성이 없는 순하고 투명한 소리를 찾았다. 맛으로 친다면 양념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음식과 같은 것들 말이다. 소너스파베르 스피커와 나그라 같은 앰프들도 들어봤지만, 선택은 다인오디오와 호블랜드 앰프였다. 석달여 간 찾아다니다가 아내와 함께 처음 이 세팅을 매장에서 듣는 순간적으로 둘이 함께 이거다 싶은 감이 왔다. 매우 편하고 음악적인 소리를 들려주었기에 주저 없이 결정해버렸다. 그리고 새집으로 이주하면서, 오디오에 알맞은 비주얼 시스템을 추가했다. PDP와 LCD TV는 대화면을 위해 찾던 중 가장 맘에 드는 대화면이었고, 프로젝터는 스크린으로 보는 또 다른 감흥을 주기에 더할 수 없이 좋았다.


■ 보유한 소프트웨어 개수는?

오랫동안 모아온 LP 판이 대략 700 여장에 이른다. 주로 클래식 음악들이 대부분이며, 학창시절 듣던 다양한 대중적인 음악들도 있다. 그 당시에 충무로나 명동을 다니며 모았던 중고 LP 들도 많이 있다. CD는 300여장 정도이며 주로 클래식들이 많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LD다. 일본 주재원 시절부터 모았지만, DVD 이후 그다지 구입하지 않게 되어 대략 50 여장이 남아있다.


■ 자주 시청하는 타이틀들은?

대부분 클래식 음악들을 주로 듣는다. 최근에는 파가니니의 바이얼린 곡들을 즐겨 듣고 있으며, 주로 현악이나 성악곡을 위주로 듣는다. 아내의 경우, 예전에는 피아노곡들을 자주 들었지만, 현재는 바흐나 헨델 같은 바로크 음악을 듣거나, 낭만파 음악을 즐긴다. 음반은 굳이 녹음에 구애받지 않고, 카루소 녹음 같은 복각 CD나 모노 음반들도 즐기는 편이다. DVD는 다이내믹한 액션영화들을 좋아하고 파리넬리 같은 영화나 음악 공연물 위주로 감상하는데 카라얀의 영상물이나 오페라나 클래식 공연도 즐겨 본다. 그렇다고 클래식 음악만을 고집하진 않는다. 바네사 메이의 현란하고 화려한 연주나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같은 크로스오버나 뉴 에이지도 즐겨보는 소프트들 중 하나이다.


■ 홈시네마에 대한 주위 반응은?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다. 본래 이런 기기나 음악에 큰 관심 없는 사람들은 비싸겠군 내지는 이 많은 것을 꾸미느라 힘들었겠네 하는 인사정도다. 반면에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함께 감상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감탄하기도 한다. 관심의 정도에 따라 반응은 제각각이다. 성격자체가 남들을 애써 불러다 즐기기 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 본인의 홈시네마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편안함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음악성이 좋은 것 같다. 항상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어떤 시대의 연주든지 어떤 녹음이든지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부담감 없이 소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제일 맘에 드는 장점이다. 굳이 부족한 점을 찾는다면 소스기기들의 활약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항상 음악을 같이 듣는 아내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가장 큰 아쉬움은 CD플레이어로, 턴테이블도 업그레이드 할까 고민중이다.


■ 앞으로의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다면?

아쉬운 부분부터 보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단 CD플레이어부터 바꿔 볼 생각이다. 앰프와 스피커를 고르는 동안 워낙 오랜 시간을 보냈기에 CD플레이어도 금방 고르지는 못할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와 아내와 함께 직접 돌아다니면서 선택할 예정이다. 메리디언, 와디아 같은 것도 괜찮을 듯 싶고, 마크레빈슨 CD 플레이어도 들어볼까 한다. SACD나 DVD-Audio에 대한 생각도 있지만, 아직은 결정을 쉽게 내리고 싶지 않다. 베타맥스와 VHS 같은 포맷싸움이란 느낌도 있고, 소프트도 생각만큼 많지 않기 때문이다. AV 시스템도 지금의 세트에서 벗어나 좋은 분리형 시스템으로 꾸밀 생각이 있다. 하지만, 5.1에서 7.1로 변화하는 것을 보니 이 부분도 계속 진화하는 것 같아 언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지켜보면서 생각해 볼일이다.


■ 본인의 홈시네마에 점수를 준다면?

음악에는 85점, 영화는 65점. 모자라는 점수는 기계가 아닌 음악과 영화들로 채울 생각이다. 어디까지나 하드웨어는 재생해주는 시스템일 뿐이지, 음반에 담긴 가치와 영화의 내용들만큼의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점수를 비워 놓은 이유는 소프트에 대한 완성도가 갖춰졌을 때, 만점의 시스템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진행 : WHAT HIFI 성연진 기자 / 사진 : 안은실 기자


최규철 부부의 시스템 전경. 하이파이는 물론 AV 에 대한 관심도큰 만큼 새로 이사하면서 오디오에 걸맞는 비주얼 시스템을 추가했다 . 프로젝터터 뒤로 대형 PDP 가 설치돼 있으며, 다양한 하이파이, AV 기기들이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학창시절 충무로나 명동을 돌아다니며 모아온 LP 는 700 여장이 넘는다. 대부분 클래식 음악이다.


메인 프로젝터는 Marantz VP12s1. PDP 와 LCD TV 도 있지만 굳이 프로젝터까지 추가한 데는 스크린을 통해 보는 영화의 독특한 감흥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300 여장의 CD 와 일본 주재원 시절 부터 모았다는 LD 소스들. 일찌감치 AV 에 관심을 가진만큼 기간은 오래됐지만 DVD 를 보면서 부터 구입하지 않아 대략 50 여장만 남아있다.


서브로 사용하는 LCD TV. HD 소스를 볼 때는 눈이 아플 정도로 선명하고 자극적 일만큼 해상도가 좋다. 최신 디지탈 기술에 대한 관심은 디스플레이 기기를 검수하는 그의 직업적인 영향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