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물을 탐구해야 하는데 진부한 고태환 사장이 등장하여 팬들의 기대에 실망을 드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된다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옛말을 다시 새겨보게 되었다.
고태환, 그에 대한 평은 두 가지로 나뉜다. “사람이 진국이다”는 것과, “보통 매구가
아니다”는 것이다. (‘매구’란 경상도 표현으로 계산이 빠르고 머리가 잘 돈다는 약간 부정적인 느낌일 때 쓴다)
내가 보긴 용산주인장은 이 두 가지 다 있어 보인다. 사람이 진국이다는 것은 인간 고태환에 대한 느낌일 게고, 매구는
전축장사 고태환에 대한 느낌이라는 것. 그렇다고 그가 이중인격자처럼 장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판단력과 머리회전이
아주 비상하다는 걸 가끔 느낀다. 그러면서 촌사람처럼 우직한 고집도 있고 앞뒤 계산 안하고 덤비는 무지 성질 급한 사람이다.
영자) 전축장사하면서 회의감 들 때가 언젠지?
용산주인장) 손님에게 속을 때가
가끔 있다. 매입할 때 아주 좋은 상태라고 했다가 막상 테스트 해보면 고장나거나 상태가 안 좋을 때 다시 물려달라고도
못하고 바꿔 달라고도 못할 때가 그렇다. 예전에 어떤 분이 PASS X350을 원해서 당연 노 오픈으로 배달을 시켜드렸는데
다른 업자가 옆에서 금강은 정식대리점이 아니래서 그건 중고일 것이다고 농간을 하여, 반품을 받았다. 세금계산서도 보여드리고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믿질 않았다.
영자) 샵에서 스트레스를 만땅으로 받으면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요?
용산주인장)
말을 안한다.
영자) (속으로…) 이런 사람이 젤 무섭다.
영자) 싫어하는 오됴쟁이 타입은?
용산주인장) 장사꾼이라고 사람을
너무나 불신하고 얕보고 무시하는 사람, 남에 대한 배려는 눈꼽만치도 없는 사람
영자) 자신의 성격의 장단점을 말한다면?
용산주인장) 단점은 참을 성이 없고
경솔하고 즉흥적일 때가 많다. 침착하지도 못하고.
장점은? 음…..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과 내가 싫어하는 것이면 남도 싫어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남을 너무 배려하다 거절을 못해 부탁받은 걸 해결을 못해 끙끙 앓을 때가 많아
신경성 위장병이 있다. 갈수록 건망증도 심해지고……
영자) 그간 장사하면서 젤 재미있을 때와 욕을 젤 많이 얻어 먹었을 때는?
용산주인장) 90년대 초에 광우전자
앰프와 태광 CDP 팔 때 였다. 광우전자 앰프는 무려 1500대를 팔았으니, 근데 욕도 마찬가지로 광우전자 앰프
팔 때였는데 KT88로 만든 모델명은 기억 안 나는데 하여간 그 제품 100% 고장 났다.
영자) 젤 기억에 남는 오됴쟁이는?
용산주인장) 많은 분들이 있다.
그 중 정형기 씨라고 지금은 오디오를 접었는데, 그 당시 취급제품이 죄다 중고품이었다. 근데 그 댁에만 들어갔다 나오면
광이 반짝반짝 날 정도로 깨끗하게 기기들이 목욕을 하고 나왔다. 참 대단한 분이었다.
영자) 자산공개를 해달라
용산주인장) 첨에 시작할 때 마이너스
2천만 원으로 시작해서 지금 빚 청산하면 4~5억 정도 남을까? 희망이지만 10억 정도 벌게 된다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업 하나 하면서 시골에 나만의 목공소 하나 차려 목각하고 농사 지으면서 살고 싶다.
영자) 그 때 오디오시스템은요?
용산주인장) 다인 C3 + 마크레빈슨
23.5 + 그리폰 소나타 알레그로 + 미카도, 아날로그는 아비드 텐 테이블에다 SME 5, 음악은 은방울자매도 좋고
장사익도 좋고 바로크 음악도 좋아한다. 별로 쟝르를 가리지 않는다.
영자) 자신을 남자라고 인정한 이후부터 연애를 몇 번 했는가?
용산주인장) 아직도 여자를 보면
신발부터 볼 정도로 얼굴을 바로 못 쳐다본다. 믿거나 말거나 제대로 된 연애는 한번도 못해봤다.
영자) 애도를 표합니다.^^
영자) 홈페이지 만들고 달라졌다면?
용산주인장) 홍보효과가 나는지 샵이
활발해지고 있다.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 드러나서 많이 조심스럽다.
영자) 영자에게 할 말씀이 있다면?
용산주인장) 매상이 팍팍 오르게
운영을 잘 해 달라. 하도 정직 정직! 고집하니 홈페이지에서 농담도 잘 못하겠다. 그리고 성질 좀 죽여달라! 한번씩
숙제 안한다고 다그칠 때는 정말 도망가고 싶다.
영자) (모기만한 목소리로) 예…….
영자) 언제까지 금강전자를 운영할 것인가?
용산주인장) 마르고 닿도록!!!!!
이렇게 손님 없는 틈을 타, 나눈 짧은 대화는 끝이 났다.
용산주인장은 참 알 수 없는 사람이다. 편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주 가끔 무서운 사람이라는
느낌도 들고, 장사도 어떨 땐 자선사업 수준으로 하는 가 싶다가 어떤 손님과 가격흥정을 할 땐 가차없이 한 푼도 깎아
주질 않는 모습을 볼 때도 있다. 그런 그는 자신을 던질 줄도 알고 져줄 줄도 아는 사람이다. 그는 내게 오디오사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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