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어느 노총각의 오디오라이프   0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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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총각의 오디오라이프

 


가끔 퇴근 무렵 금강에 와서 주인장 꼬셔서 소주 한 잔 걸치는 남자가 있다. 걸쭉한 남도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오디오에 대해선 자기 꺼 말고는 다른 모델은 아예 모르고 관심도 없는 양반이 오디오샵은 왜 오는 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을 볼 때마다 했었다.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시스템 구경 좀 합시다'하니 선뜻 오라고 한다. 고객탐방 오라는 데는 없고 때는 이때다싶어 연락을 했다. 노총각 혼자 사는 집 방문이라, 남의 이목도 두렵고 내외할 것(?) 같은 불안감에 친하게 지내는 지인을 동행시켰다. 며칠 전부터 집이 엉망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 괜히 청소하니 어쩌니 수선 떨지 말고 있는 대로 보여주세요'서울대 앞 서점 앞에서 세 사람이 만났다. 이 노총각 왈, 집에 있는 건 물(水)밖에 없다고 한다. 바로 삼겹살집으로 직행, 김치와 버무려 나오는 삼겹살이 그리 맛있을 수가 없다. 배 두드리면서 노총각의 옥탑방으로 들어서니 현관 입구에 친근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소주 빈 병이 얌전히 줄 서 있는 … ^^















 
보유기기


  • CDP : CARY 303/200

  • Pre-Amp : MARK LEVISON ML-71

  • Power-Amp : JEFF Rowland Model 2 (+ 전원부)

  • Speaker : Cassiopeia Delta 신형

  • T-T : Linn Axis

  • 톤암 Linn plus

  • Cable : 파워커케이블 (지인 윤형철 자작)

  • 스피커케이블 (TARALAB)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살림살이에 오디오만 눈에 띄게 으리으리하다. 허기사 다른 게 뭐가 필요하랴!

자리를 잡고 음악을 올린다. 며칠 전에 들어온 CARY CDP 는 3 시간 에지징을 시킨 탓인지 아님 노총각집에 웬 여자가 와서 질투를 하는 건지 마구 쏘고 있었다. 듣기 민망한 지 곧 LP 로 바꾼다. ISAAC STERN 이 연주하는 모짜르트 곡이다. 의례적인 질문, “소리 어때요 ” “음악이 참 좋습니다”, “인터뷰 합시다”, “그런 거 안 하면 안돼요?”, “안돼요”








 
인터뷰 시작
 

영자) 음악은 왜 들으시는데요?


노총각) 할 일이 없어서 (시니컬하게 던진다)


영자) 성의있게 답하세요 (거의 협박조다!^^)


노총각) 어떤 날은 하루 12 시간 듣는 날도 있다. 진짜 별일 없으면 음악을 끼고 산다.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 것은 4 년 전이고, 2001 년 말쯤 그간 해오던 사시공부를 때려치우곤 마란츠 미니데크에서 시작하여, 태광 Honor 인티 900, 스피커는 다인 오디언스 52, 시디피도 태광, 그 뒤에 럭스맨 앰프도 썼는데, 나는 오디오에 대해선 진짜 모른다. 원래 뭐 만지고 어쩌구 하는 것도 싫어하고 전구도 못 갈아 끼운다. 오디오샵 직원이 와서 세팅해주고 가면 다시 올 때까지 일절 오디오 뒷면은 물론 자리하나 이동 안한다. 자리 바꾸고 나면 소리가 달라지는 데 그걸 다시 맞출 줄도 모르고 귀찮다. 기기에 대한 지식도 오디오를 먼저 사고 난 뒤에 잡지에서 내가 산 오디오 정보를 얻는다. 남들은 그 반대로 하는 가 보더라.


영자) 아끼는 음반 한번 꺼내주세요.


배호, 조용필 1 집이 나오기 전의 비공식 음반, 김현식 6 집,. ISAAC STERN 의 모짜르트 바이얼린 협주곡 등이 나온다.











노총각 주인장이 아끼는 음반
'음악듣기'도 아는 만큼 들린다고

영자) 어떤 음악하고 주로 지내는지?

노총각) 처음 팝송 듣다가 지겨워서 클래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돌아다닌 걸 워낙 싫어하는데 친한 헌책방 아저씨가 LP 들어오면 전화를 준다. 한 달에 평균 30 장 정도 사 모은다. 근데 중고 LP 다 보니 보이는 대로 사다 놓고 들을 수밖에 없다. 주로 대편성과 오페라 위주로 듣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베토벤 3 번 ‘ 영웅'을 듣는다. 시작도 베토벤, 끝도 베토벤이더라.


그 사이에 판은 Dire Straits 의 ‘LOVE OVER GOLD' 가 흐르고 있다. 저 좋은 음반을 내버리다니. 모아둔 음반들을 둘러보니 바흐의 무반주첼로조곡이 눈에 띈다. 해석을 부탁했다.

노총각) 카잘스 연주는 인간적이고 따뜻하다. 미샤 마이스키는 메롤디가 유려하고 야노스 스타커는 객관적이고, 쟝 막스 끌레망은 힘있고 빠르다. 다닐 샤프란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초보가 듣기는 좀 그렇고 기괴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젤 맘에 드는 피에르 푸르니에는 멜로디가 유려할 뿐만 아니라 선율이 매끄럽게 연결되며 기교를 안부리고 듣기에 편하다.


영자) 오디오를 모른다면서 바꿈질은 왜 합니까? 오디오 얘기 좀 해봅시다.


노총각) 내가 금강에 가게 된 이유는 일주일만에 접었지만 A/V 한다고 멋모르고 덤볐을 때 오디오잡지에 데논 리시버앰프가 다른 집은 죄다 46 만원으로 나왔는데 금강만 41 만원에 나왔더라. 그래서 찾아갔더니 직원이 잘 못 적어 보내 오자가 난 건데, 사장님이 할 수 없다며 41 만원에 해주시더라고. 거기서부터 이놈의 귀가 꼬인 것 같아. 돈만 많다면 시디피에 젤 많이 투자를 하고 싶어. LP 느낌이 나는 시디피 …


영자) 그리폰 미카도가 그런 느낌이라는 데 1200만원이라나 뭐라나 ~~~^^ 어떤 시스템을 갖고 싶어요?


노총각) 스피커는 윤형 집에 있는 다인오디오 C1, 파워앰프는 제프 롤랜드 모노모노 4 덩어리짜리, 프리도 제프 시그네쳐인가? 미카도가 좋다면야 … 120 만원하면 참 좋겠다.^^ 지금 가진 시스템도 좋다. 스피커는 지금 젤 오래 있는 거고, 파워는 전원부가 들어와서 소리가 더 정갈해졌다. 제프는 미는 맛은 없지만 소리를 흘려 보내준다. 프리 마크레빈슨 ML-7A 는 포노단이 좋다. 음악과 오디오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취미다. 그래서 남들에게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영자) 원하는 오디오라이프는?


노총각) 능력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해서 나는 전업주부하고 한 달에 음반 좀 사고, 6개월에 한번씩 오디오 바꾸고 그러고 살면 안될까?^^


영자) 꿈 깨슈!!!^^


골목길을 같이 걸어나오면서 계속 미카도가 120 만원하면 좋겠다고 중얼거린다. 그의 집에서 나오는 음악도 충분히 좋았는데 사람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뭐가 좋다고 하면 듣고 싶고 갖고 싶고 …


그는 오랫동안 공부만 해 온 사람답게 혼자 노는 데 익숙한 사람처럼 보였다. 혼자서 음악듣는 것도 지겨워질 때가 있다. 오디오도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게 훨씬 재밋다. 사고만 안친다면.^^ 그가 이 재미를 알았는지 이제 사 서서히 사람들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오디오도 음악도 더불어 하는 재미를 늦게 안 셈이다.


형수 빼고는 여자가 처음 방문한다고 며칠 전부터 청소한 티가 역력한 노총각 방을 나오면서 음악이 아무리 좋은 들 좋은 사람만큼 좋을려나? 그에게 올해는 참한 색시가 생겨 영웅도, 라 트라비아타도 함께 듣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으면 …


참, 이 노총각 이름은 이성봉 님이다. (글/사진 영자)








신림동 고인돌 삼겹살집, 신김치와 어우러진 맛이 일품이다

 


 


홍종권 04-03-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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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화씨 남편이 인터뷰 한것이 맞나요?
신림동에서 중계동까지 언제 가시나요?
그날 외박하셨다는 말씀이 맞군요
노총각과 와이프가 지겨운 연세에있는 분과 두분이 그날밤?즐거우셨겠읍니다
그날 같이 계셨던 아름다운 여인은? 누구셨읍니까?
추나 남편 올림
윤형철 04-03-0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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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 삼겹살이다 ^^
고태환 04-03-1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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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성봉아.
언제 철이 들것냐. 이제 나이도 나이니만큼 해남 부모님께도
자주 찾아 뵙거라 .부모님께서 네 앞날을 잘 인도 할것이다.고맙다.


아...
홍종권씨 때문에 쑥스럽잖아.탈랜트같이 예쁜 마누라를
만천하에 다 알리면 어떻게하노. 진짜로 예쁜줄 착각한다.
조심 하시와요.
김종헌 04-03-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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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을 보면서 용산에서 뵙고 말씀만 들었던 어느분 시스템과 무척 비슷하다 생각을 했는데,
이선생님 시스템이었군요..^^..음악 좋아하시는 분의 방 모습입니다.
라이터 기름과 알콜같이 생긴 화공약품의 용도가 궁금합니다만.^^..
이주형 04-03-1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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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이 단촐하면서도 매니악한 느낌이네요... 안녕하세요... 다인 어쿠스틱 사용자입니다...
서로 추구하는 사운드가 매우 다르지만 저도 음악을 업으로 삼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님의 공간과 비슷한 분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네요... ^ ^
밤새 이 판 저 판 뒤적이며... 라이너노트 훑으며... 혼자만의 향연에... 심취해서...... 어느덧 환해지는 창문를 새삼스럽게 바라보며... 왠지 모를 추운 기운을 느끼던 그 기분을 저도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럴때면 라면에 소주 한잔이 꼭 먹고싶어지죠... 남들 다 깰 시간에... - -;;
술기운 한 잔에 빙글빙글 도는 기분을 느끼며... 좀전까지 들었던 그 짜릿한 순간을 꿈의 세계로까지 가져가려고 했었습니다...
소박한 사운드... 지글지글하는 느낌이 좋은 이유는 음악에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담에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ctkzdy 12-08-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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