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세운상가 시절 오디오를 배울 때
옆 점방에서 초하이엔드를 취급했습니다.
그 샵에 성처럼 쌓아놓은 앰프가 있었는데
바로 제프 롤랜드 모델 9이었습니다.
디자인도 멋있었고 소리도 아주 좋았던
그 앰프가 중고로 나와서 소개합니다.







제프 롤랜드 모델 9은 당시 이보다 더 나은
앰프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잘 생겼고 음질도 끝내줬으며
금액도 엄청났었습니다.

모노 블록에 전원부을 각각 분리함으로써
좌우 각 2개씩 네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호화로운 구성으로 지금 제작한다면
3~4억은 족히 되리라 생각합니다.




(메인 파워앰프의 배꼽 스위치)



제프 롤랜드 앰프의 앞면을 보면 가공할 때
물결처럼 반사되는 무늬결에 착안하여 샷시
제작사 버텍(Vertec)과 함께 4년 연구 끝에
완성한 제프만의 독특한 줄무늬 디자인으로
제프 롤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이루었습니다.

얼마나 손이 많이 갔을까요? 이렇게 독특한
문양은 바로 제프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소재는 항공기를 만드는 두랄루민입니다.


 

두랄루민 소재의 상판과 옆면의 방열판도
절삭가공한 것입니다. 상판과 방열판은
모두 열을 발산하는 역할까지 겸합니다.
상판이나 옆면의 방열판 굵기가 다 다르게
가공되어 있는데, 굵음의 배치 순서는 상판,
옆면이 서로 같습니다. 나름의 황금 비율을
가지고 제작하였고 배치하였다고 합니다.







전원부는 20A의 전원 잭을 사용합니다.
안정된 전원공급을 고려한 것입니다.
전원 스위치는 전원부 뒤에 있습니다.
메인 스위치입니다. 스위치를 뒤에 배치한
것은 음악을 들을 때마다 ON-OFF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메인 앰프의 앞면에
배꼽 스위치로 전원을 켜고 끄면 됩니다.
이 스위치가 보조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한 것은 메인 전원 ON-OFF 시
순간 소비 전력이 높아 앰프나 다른 곳에
쇼크를 줄 수 있습니다. 메인 스위치를
켜두면 미지근하게 예열되어 짧은 시간에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앰프의 출력은 350W입니다. 자료에 의하면
35W까지 A class로 작동하고 출력이 늘면
AB class로 전환되어 작동한다고 합니다.
집에서 음악을 들으면 대부분 A class로
들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대체로 좋은
음질로 감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원부를 튼튼하게 제작하여 작은 출력에도
힘이 실린 음질입니다. 그렇다고 힘만 센 건
아니고 뛰어난 질감까지 갖췄습니다. 따라서
힘이 센 앰프와 뛰어난 질감의 특성을 모두
갖춰서 구동이 어렵고 자칫 잘못 매칭하면
자극적인 소리가 될 까다로운 스피커와도
아주 잘 맞습니다. 前 사용자는 프로악의
가장 큰 스피커 리스폰스 4에 연결하여
같이 사용하셨습니다. 좋은 스피커이지만
까다로운 스피커이지요.

간혹 프리를 잘못 물리면 험이 발생합니다.
적당한 프리를 연결했더니 험이 발생하여
커다란 문제가 있는 줄 알았으나 제대로 된
프리앰프를 연결하니 싹 사라집니다. 아마도
아무 것이나 물리는 걸 싫어하는가 봅니다.
‘나는 고귀하니 좋은 프리를 물려달라’고
떼를 쓰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앰프에 좋은 프리를 사용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이 앰프가 외국에선 얼마에 거래되는지
찾아보니 엄청납니다. 이런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들으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국내는 이보다 저렴합니다.
이런 음질의 앰프를 새로 제작하면 비용이
훨씬 더 듭니다. 중고니까 이 정도입니다.

모델 9는 두 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AC와
DC 입니다. 신품일 때는 DC가 더 비싼
모델이었으나 중고가 되니 역전되었습니다.
이유는 AC가 관리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멋진 디자인, 뛰어난 질감과 구동력을 갖춘
제프 롤랜드 모델 9 AC. 이런 금액에 더
나은 앰프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주인이 되어 보세요. 이 세상 가장
즐겁고 행복한 오디오파일이 됩니다